전성훈, 가족 25-4, 명절 앞두고 아플까 봐
며칠 감기 기운이 있는 듯하더니 몸이 좋지 않아 조퇴했다.
내과에 들렀다 집에 막 도착한 참에 동료가 건 전화를 받았다.
일찍 나오지 않았다면 퇴근이 머지않은 시간이었다.
수화기 너머 동료가 말을 잇는다.
전성훈 씨 체온이 높다고 했다.
근래 여러 동료와 입주자가 독감으로 고생하는 데다 나조차 병원에 다녀오느라 조퇴했으니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대상이 전성훈 씨라는 게 놀란다면 놀랄 만한 일이었다.
지난 1년, 전성훈 씨와 병원에 동행한 건 딱 두 번이었다.
그나마도 한 번은 건강 검진, 한 번은 구강 검진이었으니 아파서 간 게 아니었다.
그래서 마음이 쓰였다.
집 앞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기에 그쪽으로 가겠다고 했다.
걸으면서 메시지를 썼다.
고모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상황을 빼먹지 않고 모두 담으려 애썼다.
‘고모님,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잘 보내셨지요?
다름이 아니라 성훈 씨 병원 진료 다녀와야 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오늘 점심 식사 때까지 평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매일 간호사 선생님이 입주자분들 살피는데, 방금 성훈 씨 체온이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최근 입주자 몇 분이 독감과 감기로 병원 진료를 받으셨는데, 혹시 몰라 바로 다녀오려고 합니다.
다녀오고 나서 연락드리면 결제 메시지 보고 놀라실 것 같아 먼저 말씀드립니다.’,
‘지금 병원 도착했습니다. 진료받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네, 얼른 다녀오세요.’ 1월 13일 월요일, 고모와 주고받은 메시지
활력 있던 평소에 비해 약간 기운이 없어 보이는 듯했다.
다행히 코로나와 독감 검사 모두 음성이었다.
주사를 맞고 며칠 분 약을 처방받았다.
고모에게 바로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고모는 상황을 헤아리며 빨리 다녀오기 잘했다며 위로와 격려를 담아 이야기했다.
회복할 때까지 꾸준히 소식하겠다고 말했다.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성훈이 열 내렸나 궁금해서요. 밤새 아프지 않았는지요?’
‘네, 고모님.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홉 시에 출근해서 당직 근무자에게 밤사이 내용 듣고, 성훈 씨 집 청소와 샤워, 세탁 도왔습니다.
방금 간호사 선생님 만나 살피고 이제 막 자리에 앉았습니다.’,
‘성훈 씨 괜찮습니다. 방금 체온 쟀는데 괜찮습니다.
병원에 다녀오고 36.2도였는데, 0시 30분 36.7도, 1시 30분 36.9도, 3시에 37.8도였다고 합니다.
당직 근무자가 3시에 간호사 선생님에게 말씀드리고 타이레놀 먹도록 도왔습니다.
6시 36.8도, 7시 36.5도였습니다.’,
‘혹시 낮 중에 체온이 오를 수 있고, 대개 저녁에는 더 그러니 잘 살피겠습니다.
어제 병원 다녀올 때는 평소와 다르게 좀 처져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오늘 18시 퇴근하기 전에 고모님께 다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네, 너무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네, 고모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월 14일 화요일, 고모와 주고받은 메시지
‘고모님,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성훈 씨 어제 낮과 지난밤에도 별다른 일 없이 잘 보냈습니다.
식사 잘하고 약 잘 챙겨 먹고 있습니다. 컨디션도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주는 쉬면 좋을 것 같아 직장 대표님과 의논하려고 합니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쉬면서 회복하도록 돕겠습니다. 혹시 공유할 일이 있으면 어떤 소식이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주부터 여러 입주자분이 감기로 병원에 다녀오시네요. 고모님도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다행이네요. 명절 앞두고 아플까 봐 걱정했어요. 선생님께서 자상하게 연락해 주시니 안심이 됩니다.
오늘 날씨가 많이 춥네요. 몸조심하시고 수고 좀 부탁드립니다.’ 1월 15일 수요일, 고모와 주고받은 메시지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전성훈 씨와 만났다.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기댄다.
기력이 돌아온 것을 느낀다.
비로소 마음을 놓는다.
2025년 1월 15일 수요일, 정진호
성훈 씨가 가족과 떨어져 사는 형편을 생각하면 아플 때 신속하게 연락드려야죠. 소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성훈 씨도 정진호 선생님도 잘 회복하기 빕니다. 월평
전성훈, 가족 25-1, 고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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