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부모
집사람이 모처럼 친구들 모임에 가고 없어
제가 저녁을 차려 애들이랑 먹구 있는데
큰아이가 조심 스럽게 저의 눈치를 살피며 묻습니다...
저......아빠......
입시 종합반 등록하면 안되요?
뭐?입시 학원?그거 등록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하는데?
참고서랑 책값 수강료 합하면 160만원 정도 들어가요...
다음달 부터는 매달 65만원 정도 수강료로 내야하구요.
잠깐 생각하던 저는 그래 등록해라!라며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큰 아이는 제게 묻습니다.
정말요?
그래........
아빠가 돈이 어디가 있어서요? 엄마 아시면 혼날텐데..........
야!임마!너더러 누가 돈걱정 하랬어?
공부나 열심히 해서 내년엔 꼬~옥 대학 가야지...괜히 목소리의
톤이 올라갑니다.
돈같은건 아빠가 마련 할테니 넌 어서 공부나해~~
설겆이를 마치고 담배를 한대 피워 무는데
겁이 덜컥 나는 겁니다...
내가 괜한 대답을 했나...
퇴직금정산해 봤자 몇천만원 되는 것도 아닐테고 한다해도
그건 전세자금에 보태기도 빠듯 할텐데...
월급은 쥐꼬리 만큼인데.물가는 소꼬리니 이거 원....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살림살이 주름 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업무종료후 직원들과 술자리를 하고
피곤에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깊은밤을 허우적 대는
다음날 아침이면 지갑에서 구겨진 로또 복권 한장을 봅니다.
초라하게 구겨져 있는 이한장의 종이를
어디서 샀는지 기억이 없는데...
술집 근처 편의점에서 외투깃을 여미는 을씨년 스런 네온불빛 아래서
나는 짤랑 거리는 동전을 털어 이것을 샀으리라.
무슨 대단한 모험이라도 하는 기분에
일주일을 설레고 두근거린 기대감으로 보내고
월요일 아침 구겨진 복권을 꺼내어 숫자를 맞춰 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갈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숫자를
맞춰 보지만...역시 본전도 건지지 못하였습니다.
젠장.........다시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 천정을 올려다 봅니다.
겨우 내가 걸어보는 모험의 실체를
보는것 같은 담배연기를 바라보며 나는 또 생각하는 겁니다.
열심히 살아왔고 누구한테 해끼치는 일 없이 살아왔다 자부하는데...
행운은 역시 나의 것은 아니구나...
이사는 또 가야 하는데 전세금은 2년전에 비해 거의 배가 올랐고
무리해서라도 대출 받아 집한칸 마련 하려니 이자 감당이 겁나고....
그나저나...
큰아이 학원 등록금은 또 어떻게 해야하나....
나이 마흔일곱의 초라한 가장은 오늘도
출근 하는 발길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합니다....
이상은...제가 보내
오늘 아침 10시5분에 방송된 사연의 전문입니다.
혹시 방송들으신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방송중 에서
펀드 적금해약과 전세자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PD와 인터뷰 과정에서 질문에 답변 했던건데
각색이 되어 보태졌구요
실지로는
아들인데 큰 딸로 방송된것은 작가의 실수로 보여집니다.
오늘도 가족을 위해 열심히 뛰는 장흥화이팅 울님들
모두모두 파이팅!!!입니다........
Carino (까리노)는 스페인어로
사랑이란 뜻이며 KBS2라디오 해피FM
"행복한아침 정한용,왕영은"입니다 에서
10시5분 "삶이 나에게" 코너의
시그널 음악이기도 합니다.
-후기-
이글을 올리면서 사실은 많이 망설였습니다.
뭐가 자랑이라고........
그러나 가지지못한 부끄럼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빠들의 애환을 함께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 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의 애환을 공유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자는 생각으로 올렸습니다.
노찾사 사랑방 울님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바랍니다.
사연의 전문과 함께 실제 방송된 내용으로
다시 편집했습니다........
*이 방송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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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가 크면서 점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40대라는 나이가 주는 무거움도 더해지구요, 힘내세요. 아자자!!! 그란디....상품으로 뭐 받으셨쎄요???? ^^;;
ㅎㅎㅎ 비~밀! 상품은 솔직히 뭔지도 모르겠네요.후에 받게되면 거하게 한상 차려올리겠씁니다^^
무조껀~~~힘내세요~~!!조심스러웠을 딸아이의 마음이...아빠의 마음이 ....그맘만으로도 ...미래는 밝을 듯...사십대에서 오십대로 넘어간 남편의 어깨를 바라보는 마누라맘도 쓰라려요...세월은 이리 빠른데.....그쵸~~!!...상품으로 학원 수강증 그런거 주엇으면 좋을텐데....인강 듣는것도 한방법이고요...우리 딸아인 세상도 무섭고해서 야자끝나고 집에서 편하게 인강으로 한답니다...제눈앞에서 하니 맘도 놓이고...기특하기도하고...몇년 돈 억수로 들인 아들보다 더 잘해요...단 남편이 안방에 갇혀 티비봐야하지만...ㅎㅎ
우와..미래 언니..잘지내시줘? 어찌..이렇게 간만에 뵙는것 같아요..^^
단 전자사전은 하나 사주면 좋아요...원어민발음이 듣기에도 도움주고...여러사전 값합치면 그만이야....단 여러기능된거말고요 간단한 사전기능만...점프기능은되고..요새 지난모델들 싸게 팔거든요...여러군데 뒤지면 십삼사만원이면 몇개월할부로도 사요...발음은 아이리버가 젤 낫구요...인강 샘도 알고싶다면 알려드릴께요...딸아이라면 집에서 인강듣는게 더 좋을 수도 잇어요...밤늦게 학원다니는것보다...어차피 야자땜에 늦게 집에오는데...학원갈시간도 부족할건데...*^^*
ㅜ.ㅜ 저에날을 보는것같네요^^ 앞으로 살아나갈길이 막막하네요 힘내십시요...에 아빠들이요 화팅요^^
못난글에 댓글주신 날.꽃.지님 미래님 ♣예감이♣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여러가지 도움 말씀과 격려도 너무너무 감사하구요.변변히 아빠노릇 한번 제대로 못해봤는데...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이 한몸 부서져라 더 열심히 일해야겠지요?
그래도 어찌되았든 힘내십시요 이시대 가장들의 흔한모습입니다 어려운 시대상황에서도 기운잃지않는 가장이 노찾사카페에서만큼은 많지않기를 기도합니다
차(車)사랑 님 용기주셔서 너무 감사해요.언제나 화목함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부모마음이란게 그저 자식 잘되기 바라고.......더 많이 가르치고 싶고......저도 큰 아들 작은 아들 한꺼번에 대학 다니다 둘째는 군대를 먼저가고 큰 아들은 내년에 대학졸업...막막한 한해가 더 남았네요 ^^
시간여행님은 힘든고비 이제 거의다 넘기셨네요.그간 많이 힘드셨죠.이제부터 자제분들한테 효도 받으실만 남았잔아요 힘내세요^^
가끔은 앞날이 답답함에 없는 사람이 느끼는 그런 불안함이 느겨지기도 합니다...그래서 인지 글이 와닿네요..저도 아들둘이나 있어서 앞으로의 일이 걱정인데... 천천히 하겟습니다...아이들도 나도 천천히...힘내세요. 아빠마음을 알고 잘 할겁니다..
ⓑⓐⓓⓐ 님 크~흐 목메달이네요 ㅎㅎ 저두 목메달이랍니다.누가 그러데요 무자녀는금메달 딸둘인사람은 은메달 딸하나아들하나인 사람은 동메달 그리고......아들둘은 아무짝에도 희망이 없어 목메달이라구요 허허~우리 아들넘들 이아비 심정알기나 할까요.....
가끔은 불쌍한 남편 ..... 피곤에 지쳐 잠이든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처자식때문에 힘들다 말도 못하고 ...몆칠전 신랑이 병원에 갔다오더니 허리디스크인데 수술을하라고 했다며 말을한다. 하늘이 노랗다..어찌해야하나 우리집가장이 힘들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겠나보다 모든 가장들이시여 부디 힘내세요
천리향 님 어서 남편 회복되시기 빕니다.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니까요^^
어쩜 우리들이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느껴야되는 비애라고나 할까요..부모에게 특별히 받은 재산이없는한 월급쟁이로서는 사교육비가 넘 바싸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남의일같지않고 슬프집니다. ^^
그래도 굿굿하게 앞만보고 달리시자구요. 소리바다님 참고 견디노라면 좋은날 오리라는 굳은 희망으로...........고맙습니다
에효..남 일 같지가 않네요. 저희 남편은 올해 46살..아이는 이제 초등5학년..대학다닐때쯤엔..어쩌면 돈벌이를 손에서 놓고 있을때가 아닐까 생각하니...눈앞이 캄캄합니다..지금당장..집한칸도 없으면서..그래도..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를보면서 위안을 받아봅니다..힘내시고..아이가 아프지 않고 모나지 않았음에 감사하자구요..아자 아자 화이팅!!!
그래요 건강이최고!까부리님 좋은일만 있을거라는 희망으로 열심히 사시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