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은 뉴질랜드 남섬 Canterbury 대학 슈퍼콤퓨터 연구소에서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해왔다. 며칠전 큰 아들한테 "캔터베리 대학 부설 지진연구소 소장"으로 발령받았다고 전화가 왔다.
카톡으로 축하전보를 쳤다.
"넌 자랑스런 내 아들이다"
나는 그 자리가 어떤자린 줄 잘 모른다.
권력을 부리고 돈 잘버는 자리는 분명 아닌것 같다. 먹고 살 만큼 봉급은 받을 것이다. 지금 세상 사람들 누구나 돈에 눈이 어두워 앞 가림 할 줄 모른다.
돈 잘 벌면 권력도 명예도 함께 누린다고 알고있다.
돈이 하느님보다 더 대우받는 세상이 된지 오래다. 나도 아들이 돈 벌어 권력과 명예를 얻어 이 세상을 풍미하며 살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아들은 그런 걸 원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못할바엔 차라리 인류 행복을 위해 기여하는 삶이 보람되지 않을까 한다. 그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알고있는 것 같다.
지금 인류는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자연재해 앞에선 속수무책한 환경속에 살아간다. 산업혁명 후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부터 대기중에 탄산가스 농도가 100년전보다 4~5배이상 증가하였다.그 결과 기후변화가 가속되어간다.
이 탄산가스 영향으로 남북극 빙하가 녹아나 해수면이 상승하고 엘리뇨 현상으로 하늘은 요동치고 세계도처에 기상이변이 일어나 해마다 수많은 인명이 물난리로 희생당하고 있다.
인명 희생뿐 아니라 하느님 피조물인 동식물들 까지도 하나 둘 멸종되어가고 있다.북극곰과 황제팽귄은 빙하가 녹으면 살아갈수가 없다.
7~80년전부터 선진국들사이에 경쟁적으로 개발한 환경호르몬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한 지구 환경, 지금와서 책임질 단체도 국가도 없다. 책임져봐야 복원이 불가능하다. 남극지역 창공에 몇 십년동안 배출된 냉매(냉장고,에어콘에 주입하는 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이 파괴되어 자외선이 거침없이 쏟아져 내려
인간과 동물생태계에 많은 피해를 주고있다.
갈수록 지구 파괴와 기후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 풍족하게, 더 편하게, 더 빨리"욕망을 채우려다 지구가 병들어 버렸다.
이뿐만 아니다.세상 어디를 가드라도 지진, 화산과 같은 재해를 염려해야 할 판이다.
"등잔불 밑이 어둠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주선을 띄워 우주의 생성비밀을 하나 둘 밝혀가면서도 우리가 사는 땅밑 비밀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큰 아들이 새자리로 옮겨가 땅밑의 비밀을 하나라도 밝혀내어 인류행복을 위해 자기 몫을 해주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26년전 중학생이된 큰아들 첫 등교날이 생각난다. 그때 써 놓은 글이 있어 올려본다.
"성은이가 드디어 중학생이 되었다. 부곡중학교로 결정이 났다. 입학 몇일전 출근시간에 옥이는 오후 3~4시까지 집으로 와 달라고 부탁했다. 학교가 정해지자 중학생 학부모가 된 옥이는 할일이 있었다.성은이가 아침 몇 시에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학교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그리고 버스정류장에 내려 학교까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를 옥이는 알고 싶어 했다. 자상한 엄마 모습이다.
그날은 자가용을 집앞에 세워두고 우리가족 넷은 성은이가 앞으로 3년간 이용하게 될 버스를 타고 장전동역을 지나 부산대학교 근처에 있는 정류소에 내렸다. 산업대로를 건너 한길주유소 옆을 지나 산 쪽으로 나있는 비탈길을 2-3분 정도 걸어 학교에 도착해 교정을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
첫 등교하는 날 문제가 생겼다. 집 근처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성은이는 집으로 급히 달려왔다. “엄마! 버스가 안서고 그냥 통과 했다” 학생들로 만원이 된 버스가 그대로 통과한 것이다.
그 날로부터 나는 졸업 시까지 거의 매일 아침마다 자가용에 태워 등교시키게 된다.
어느날 아침 등교시간이었다. 전날 밤 늦게까지 마신 술로 성은이 등교시간까지 자고있었다.
나는 옥이의 이쁜(?) 고함소리에 잠을 깨었다.동네가 시끄럽도록 울리는 옥이 고함소리를 들으면 일어나지 않고는 못베긴다.
“안 일어나고 뭐해요, 성은이 지각 하겠다~앙”
그 고함소리에 술이 덜 깬 채로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서 학교를 향해 출발했다. 등교할 때 항상 성은이는 뒷좌석에 미리 올라타고 아버지가 올 때가지 기다렸다. 그날도 성은이가 뒷좌석에 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옥이의 지각발언”에 부담감을 안고 백미러를 쳐다볼 여유도 없이 달렸다. 라디오에서 오늘의 영어한마디가 흘러나왔다. 나는 방송에 나오는 단어 한마디를 성은이에게 질문해도 아무 대답이 없길래 못 들은 걸로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학교 앞에 도착하면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내리던 성은이가 오늘 따라 아무 기척도 없었다 “안 내리고 뭐하노”말하고 뒤돌아보니 있어야 할 자리에 성은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 짧은 순간 얼마나 당황했던지 모골이 송연했다. 모 기독교에서 육신이 하늘나라로 오른다는 휴거날을 정해 놓고 카운터다운하는 모습을 매일 같이 방송하고 있을 때였다. 술도 덜 깼고 성은이 모습도 보이지 않자 당황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휴거당해 하늘나라로 올라갔구나 생각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학교로 들어오는 길목에 서 있던 대형화물차가 빠져나올 때까지 30여 초간 길옆에 정차하여 기다리는 동안에 지나가는 친구를 보고 차에서 내려 학교까지 걸어오겠지 생각하고 한참이나 학교 정문앞에서 기다렸으나 성은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서야 카폰으로 전화하여 "성은이 휴거 당했는지 안보인다" "휴거 좋아하네" 옥이는 노발대발이였다. 진땀을 흘리고 집으로 돌아와 성은이를 등교시키고 나니 전날 마신 술이 확 깨었다. 아들 등교시키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할 일 없던 옥이는 아침에 일어났던 헤프닝을 전국에 전화로 중계방송하고 있었다.
이런 자상한 옥이를 10년 전에 잃어버린것이 못내 아쉽다.
"옛날은 가고 없어도(가곡)"
더듬어 지나온 길 피고지던 발자욱들
에이는 아픔대신 즐거움도 섞였구나
옛날은 가고 없어도 그때 어른거려라
옛날은 가고 없어도 그때 어른거려라
그렇게 걸어온길 숨김없는 거울에는
새겨진 믿음아닌 뉘우침도 비쳤구나
옛날은 가고 없어도 새삼 마음 설레라
옛날은 가고 없어도 새삼 마음 설레라

첫댓글 감사 합니다. 행복 하십시오.
더듬어 지나온 길 발자욱들 헤이고 느껴보며 이제 조용히 걸어가야 할 또 다른 길 떠날 준비해야지요.
감사드립니다.
+ 주님의 평화
푹푹찌는 더위가 물러갈듯 말듯 여전히 창밖에 머물러 있습니다.다음 주말엔 물러간다고 통보가 왔네요.건강하세요.
가족의 행복이 보기좋습니다,
성 가정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황형,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