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토론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께 많이 배우고 가는 듯 하네요. 긴 글을 읽다보니 조금 덧붙이고 싶은 말이 떠올라 글을 씁니다.
김영우 님께서는 문학이 '현실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체적인 재료인 문자를 이용해서 획일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반대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학이란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현실들을 작가가 상상력과 언어를 이용해 다채롭게 만든 것이지요.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몸소 겪고 있는 하루하루입니다. 전혀 추상적일 것이 없지요. 이렇게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을 문학적 언어를 이용해 하나하나 색다르게 만드는 것, 독자로 하여금 적당한 거리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문학이지요. 그리고 이 현실을 언어로 포장하는 단계, 현실과 작품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만드는 단계가 문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를 통해서 현실은 수십, 수백 가지의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죠.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님이 사용하신 "획일화"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물론 님이 사전적인 의미로 그 단어를 쓴 것은 아니겠지만, 문학을 이야기함에 있어 "획일화"라는 단어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문학으로 만든다고 해도 갖가지 작품이 나올 터인데, 이런 창작의 과정을 거쳐 각자 다르게 태어난 작품을 "획일화"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한 바가 독자에게 잘 전달된다면 성공적인 글이라고 하셨는데, “흥부와 놀부”의 교훈이 사람들에게 100% 전달된다고 해서 그것을 성공적인 글이라고 할 수 없듯이, 이런 것으로 좋은 작품 여부를 가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배울 때 문학작품감상은 개인의 가치관과 경험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하지요? 그렇기에 같은 작품을 읽고도 독자가 느끼는 바는 당연히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님의 말씀을 따르자면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쓰여진 글일수록 성공적인 글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대중에게 쉽게 어필하기 위해 쓰여진 것들이라 책을 읽고 느끼는 바가 대부분 같으니까요.
소망이 님의 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소설과 수필은 그 성격이 다르고, 시는 주관적인 표현 면에 있어서 수필과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님이 생각하시는 허구적인 문학은 소설과 극뿐인가요? 저희는 일반적으로 문학을 배울 때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허구”라고 배웁니다.(물론 수필은 이 허구에 해당하지 않지만,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하기에 문학으로 보는 것이겠지요.) 가장 기본적인 예를 들자면 소설, 시, 극은 작가와 글 안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글 안의 세계는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에도 “화자”라는 용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가 수필과 가깝다고 이야기하기에는 허구적인 면이 너무 크지 않은가하고 생각합니다.
남의 글에 토 다는 말이 꽤나 길어졌네요. 불평, 불만 같아서 괜히 부끄럽습니다. 할 일 없는 주말, 시간 때우기 삼아 길게 썼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아하하…….
수필이 허구적이지 않다는 설명에는 문학과 수필의 차이를 드셨어야하는데, 소설과 수필만을 들어 이야기하시기에 드려본 질문입니다. 허구적이라는 것은 문학이라는 포괄적인 장르가 가지는 특성이며, 소설은 문학 전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아하하...어쨌든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ㅡ^
첫댓글 저는 시와 수필의 공통점에 말하려고 했었습니다. 시가 허구적인 문학이 아니라고 말한적은 없는거 같은데요 ㅋㅋ 그리고 상상력의 개념이 포괄적이라는 것도 댓글에서 말했습니다 ~ ㅋㅋ 그럼 이만 ~ ㅋ
수필이 허구적이지 않다는 설명에는 문학과 수필의 차이를 드셨어야하는데, 소설과 수필만을 들어 이야기하시기에 드려본 질문입니다. 허구적이라는 것은 문학이라는 포괄적인 장르가 가지는 특성이며, 소설은 문학 전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아하하...어쨌든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