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다44401 판결
[손해배상(산)][공1994.6.1.(969),1419]
【판시사항】
가. 과실상계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사유
나. 피해자의 과실을 70%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때에는 그와 같은 사유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참작되어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사고발생에 관련된 제반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안된다.
나. 피해자의 과실을 70%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참조
■ 민법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763조, 제396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91.7.9. 선고 91다14291 판결(공1991,2132)
1992.11.27. 선고 92다32821 판결(공1993상,260)
1993.7.13. 선고 92다29719 판결(1993하,2237)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6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코리아호조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인삼 외 1인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1993.7.16. 선고 93나137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한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원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때에는 그와 같은 사유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참작되어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사고발생에 관련된 제반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안된다 할 것이다(당원 1993. 7. 13. 선고 92다29719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주식회사 코리아호조(이하 피고회사라고만 한다)의 전기기사인 피고 2가 피고 회사 신축공사의 하도급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동창건설의 토목기사인 망 소외 1로부터 위 신축공사부지 매립공사장에서 웅덩이에 고인물을 퍼내기 위한 양수기에 접속할 릴콘센트박스의 한쪽끝 전선을 전원에 연결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면 피고 2로서는 당시는 피고 회사의 중식시간이라 공장내부의 전원이 모두 차단되어 있었으나 중식시간이 끝나 공장내부의 전원에 전기가 들어오게 되면 위 콘센트 박스로 전기가 흐르게 되므로 공장내부의 전원에 전기가 들어오더라도 위 망인의 양수기 전원 연결작업이 모두 끝난 후에야 양수기에 전기가 공급되도록 전원차단기를 내려 놓아야 함에도 전원차단기가 올려진 상태에서 위 릴콘센트박스를 전원에 연결한 후 망인에게 단지 전원이 연결되었으니 조심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현장을 떠나 버린 과실이 있고, 위 망인에게도 피고 2로부터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곧바로 중식시간이 끝나 릴콘센트에 전기가 흐르게 된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위 망인 스스로 전원차단기를 내려두고 작업을 하거나 각별한 주의를 하여 작업을 하여야 함에도 만연히 물기가 많은 웅덩이에서 맨발에다 손이 물에 젖은 채로 양수기에 연결된 플러그를 릴콘센트에 연결하는 작업을 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이러한 위 망인의 과실은 피고 2의 과실과 함께 이 사건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면서 그 과실비율을 70%로 인정하여 과실상계를 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채용한 갑 제7호증의 12의 기재와 제1심 및 원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위 망인이 공장전원에 연결된 릴콘센트에 양수기의 플러그를 접속시키기 전에 같이 작업을 하던 소외 2에게 "가서 전기스위치를 올리라"고 이야기 한 점, 피고 2가 릴콘센트의 전선을 공장의 전원에 연결할 당시 위 공장의 전원스위치 연결부위의 전선피복을 벗겨서 맨손으로 전선을 연결시켰기 때문에 위 소외 2는 위 릴콘센트의 전선에는 당연히 전기가 통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피고 회사 신축공장부지 매립공사를 도급받은 소외 동창건설의 토목기사인 위 망인이 피고 회사 공장내부의 전원이 중식시간중에는 차단되고 중식시간이 끝나면 전원이 연결되어 위 릴콘센트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었다거나 피고 2로부터 전원이 연결되었다는 말 외에 조심하라는 취지의 말까지 들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위 망인으로서는 "전원이 연결되었다"는 피고 2의 말을 전류가 흐른다는 의미로 이해하였다기 보다는 단지 위 릴콘센트의 전선을 전원에 연결시켜 놓았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위 망인의 과실비율을 70%로 인정하여 과실상계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원고들은 위자료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내세우지 아니하였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재산상 손해에 관한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며,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용준 천경송(주심) 안용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