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주최하는 제19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에 조영동(루도비코) 선생, 회화부문 본상에 김옥순(막달레나) 수녀, 조각부문 본상에 조숙의(베티) 선생, 회화부문 추천작품상에 전영신(크리스티나) 선생이 각각 선정됐다.
문화위원회는 종교미술의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기 위해 지난 95년 가톨릭미술상을 제정,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부문별로 시상하고 있다. 특별상은 한국 종교미술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미술상 시상식은 미술가의 수호자, 복자 프라 안젤리코 축일인 2월 18일 즈음에 거행된다.
제19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은 2월 11일 (수) 오후 4시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열린다.
제19회 가톨릭 미술상 심사위원
장봉훈 주교, 이영춘 신부(문화위원회 총무)
강희덕 위원, 원승덕 위원, 이윤숙 위원(조각 부문)
권녕숙 위원, 김재형 위원, 김형주 위원(회화 부문)
김광현 위원, 김억중 위원, 김태만 위원(건축 부문)
박수철 위원, 이호 신부, 한장원 위원(공예 부문)
심사 총평
새로운 한해가 시작됩니다. 우리 미술가들이 교회가 발전하는 모습을 함께 담아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조금씩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모임을 거듭하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발전되는 모습이 보이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숨어 있는 훌륭한 작가를 찾아내는 방법이 아직도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다양하게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서 종전에 실행하던 과거 시상자들의 추천 방식을 넓혀, 전국 교구에서도 추천을 받고 개인 응모 등을 통하여 다른 때보다 많은 작가의 추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예 3점, 회화 6점(유리화 1), 조각 7, 건축 2, 디자인 2, 특별상 1점 등 총 21점이 접수되었고 본상은 회화(김옥순 수녀), 조각(조숙의), 추천작품상(전영신), 특별상(조영동)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교회 안에 설치된 여러 형상은 전례의 도움을 주고 신자들의 신앙을 고취시키는 기능을 한 것으로, 그것을 제작한 작가의 신앙과 영혼이 깃들어 보입니다. 한낱 예술가의 예술적 표현만으로는 교회미술을 접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도 많은 작품을 보게 되었지만 접수된 작품 수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남습니다.
여러분께 더 많은 시상을 하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작가들의 깊은 고뇌와 열성으로 우리 교회가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합니다. - 권녕숙
특별상: 조영동(루도비코)
1933년 6월 9일 출생
1957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73년-1974년 미국 휴스턴 종합대학교 미술대학 객원교수
1982년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1984년-2002년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조형대학원장 역임
1972년-1976년 창작미술협회전
1975년-1977년 서울현대미술제(국립현대미술관)
1982년 제5회 인도트리엔날(서울시립미술관)
1983년 이태리 현대미술제(대전시립미술관)
1972년-2014년 한국 가톨릭 미술가전(서울대미술관)
1982년-1992년 한국현대작가 초대전(고대박물관, 국제무역센터)
1984년 국제종교 미술제 SIAC전(기독교아카데미)
1985년 삐에르가르뎅 초대전(명동성당, 배론성당, 광주신학대학)
개인전 13회(1965년, 1967년, 1973년, 1974년, 1979년, 1986년, 1989년, 1992년, 1993년, 1997년, 1998년, 2003년)
▲默-想 (Silence-Thought)
심사소견: 조영동 선생은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 오셨고 우리 가톨릭 미술가회가 벌여온 커다란 행사의 실질 책임을 수행해 오신 역할이 큽니다. 1984년 덕수궁 미술관 ‘영원의 모습전’, ‘불교,개신교 천주교 연합전’, ‘SIAC 국제 가톨릭 미술전’(로마) 등에 실질적 살림을 도맡아 하신 공로는 오늘날 우리 미술가회의 지속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김범우 초상’(명동성당), ‘돌아온 탕아’(배론성지), ‘십자가 고난’(광주 대건신학대학)등 작품제작에도 많은 힘을 쏟으셨습니다. 그 공로를 기리고자 올해의 특별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 권녕숙
본상 회화부문: 김옥순(막달레나) 수녀
성바오로딸수도회 소속
Europeo di Design(Italy) 졸업
Ettore Rolli(Italy) 수료
개인전 12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2014 서울주보 표지그림), 서울, 2014
11회 신앙의 해 기념 전시 ‘저는 믿나이다’, 서울, 2012
10회 말씀과 함께 원화전, 서울 2012
9회 말씀과 함께 원화전, 서울 2010
8회 Bible & Old Story, 서울, 2010
7회 사제를 위한 기도 원화전, 인천, 2010
6회 십자가의 길 원화전, 서울·대구·부산·분당, 2009
5회 옛 이야기 작품전, 서울, 2008
4회 바오로야 땅끝까지 가볼까 원화전, 부산·광주, 2007
3회 그림이 있는 성경 원화전, 서울·대구·부산·광주, 2005
2회 말씀과 함께, 서울, 2004 1회 성서 묵상, 서울, 2003
단체전: 가톨릭 수도자 미술전(1회~7회)
초대전: 인천 가톨릭 대학 종교미술학부, 2006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 초대전, 2010
현재 서울주보 표지, 단행본 표지와 삽화, 월간지 등에 그림을 그리고 있음
심사소견: 응모해온 출품작 중에는 사실 또는 추상표현이나 중세미술풍의 도식화된 이콘화 형식 등의 표현양식이나 기법 등의 작품이 있었다. 그러나 창의력이나 표현기법에 있어서 과거전통이나 묘사위주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마음에 드는 작품이 별로 없었으나 그 중에 한 작가의 작품의 나의 마음과 눈에 들어왔다.
이 작가의 작품은 ‘그리스도 왕’,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주님의 봉헌’, ‘착한 목자’ 등이었는데 일상적 신앙생활 안에서 마음의 눈을 통하여 본 살아있는 신앙의 감동과 애틋한 정감이 우러나오는 표현이 두드러졌다. 작품들 중에서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는 두 사도가 서로 사랑으로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성당의 두 기둥과 벽면으로 상징 묘사하여, 두 성인이 가톨릭 신앙의 쌍벽을 이루는 두 기둥이요 기본이 되었다는 의미 표현이 흥미로웠다. - 김재형
본상 조각부문: 조숙의(베티)
1955년 5월 24일 출생
1990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2000-2007년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2011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전공 미술학 박사
2011년 목우공모 미술대전 조각분과 심사위원장
1978-1979년 연2회 전남도전 조각부문 대상 수상
199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006년 Europe Art Fair – Feneva Palexpo, Swiss
2007년 평론가 선정 현대작가 55인 선정(월간조선/예술의 전당)
2009년 13회 개인전 – ARTSIDE / Holiness and Existence
2011년 14회 개인전 – 평화화랑 / Father
2012년 15회 개인전 – 갤러리 아이기획전 / SURVIIVAL
2014년 국제 아트페어 – 뉴욕 아트헴튼, New York
2014년 16회 개인전 – GAHOEDONG 60 / Less is More
▲서울 가르멜 영성센터 청동문
심사소견: 조숙의 선생은 자신만의 마음과 명상으로 숨어 있는 진솔함을 찾아내는 작가입니다. 수도자적 품성으로 내면의 조형성에 깊이 몰두하면서 성미술의 외길을 고수하여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수상 대표작인 ‘청동문’은 맨발 가르멜 수도회 영성센터에 있는 작품으로, 열림과 닫힘, 안과 밖의 소통, 전이와 통과, 내적 변화 등 문이 가진 상징성을 구현하며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기도와 묵상이 절로 나오게 매우 함축성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십자가의 요한과 예수의 데레사를 좌우에 대칭으로 배치하여, 이 문이 십자가의 은유와 십자가를 통한 삶의 충만함을 상징하는 소통의 문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숙의 선생은 점토가 가진 재질감과 그 특성을 살려 실존감을 살리면서도 생략과 공간 처리의 극대화로 매우 부드러우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그 자신만의 조형언어에 매우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기도 합니다. - 강희덕
추천작품상 회화부문(유리화): 전영신(크리스티나)
1957년 출생
1981년 공주사범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1990-1991년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미술과 수학
1993-1995년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미술교육학 석사)
2001-2001년 독일 Bild-Werk-Frauenau Program 스테인드글래스 과정 이수
1999-2001년 대전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사회복지학 석사)
2012-2014년 대전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학위(공공사회복지 전공)
1997-1999년 대덕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2000-2003년 공주대학교 미술교육과 강사
2003년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강사
2005-2006년 대전대학교 경영행정․사회복지대학원 강사
2001-현재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대전교구 만년동성당 유리화
심사소견: 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자연의 빛을 어떻게 아름답고 신비한 주님의 빛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유리화를 하는 모든 작가들의 소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년동성당의 유리화는 전례를 돕고, 보다 영적으로 풍요로우며 생명감 있는 성전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합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교회 창문에 제작 설치하는 데 있어서 어떤 주제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 유리화의 내용이라면, 빛의 양, 창문 위치, 창틀 모양, 창문 뒤 배경 등은 구조적인 면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며, 이러한 요소들이 건축공간과 조화를 이룰 때 유리화는 빛의 예술이 됩니다.
만년동성당 내부는 장방형으로 성전 문에서 제대 쪽(서북)으로 향하여 마름모꼴로 배치되어 있고, 창문은 천장에 가깝고 올려다보는 시선인 창들로 남측면 창은 벽면 상부 쪽으로만 긴 직사각형 창이 열을 지어 있으며, 고층 상가빌딩이 밀집된 건물들 사이로 들어오는 강한 빛과 건물 벽 간판, 그늘진 빛들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북측면 창도 상부 쪽으로만 긴 직사각 창이며 남쪽 창보다 창문 수는 적으나 남쪽 창과 대칭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항상 일정하고 조용한 빛이 들어오는 창입니다.
작가는 외부 조건과 빛이 다른 남측 북측 창들을 전례를 돕는 빛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색유리 조각을 작게 혹은 옆으로 길게 나누어 배열, 조립된 납선들로 리듬을 엮어 공중에 떠있는 그물망에 색 빛 조각들이 매달린 듯 보이도록 했으며, 작은 조각들은 직사광을 분절하여 강한 빛의 산란을 도왔고, 외부에 보이는 간판 글씨, 이웃 건물의 선과 면도 얼비치면서 유리화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각창에 12사도를 의미하는 새의 모양을 넣었으며 각 창들은 비슷비슷한 형태로 보이나 섬세한 변화를 거쳐 전체 창문을 하나의 리듬으로 묶음으로써 통일성이 돋보이도록 하였습니다. 남측 창에는 주로 푸른 색조의 유리를 사용하여 강한 빛을 거르고 오묘한 푸른빛이 흐르도록 하여 콘크리트와 건축소재들로 건조해진 건축공간과의 조화를 도모하였습니다. 북쪽 창은 브라운과 연록이 섞인 색깔들로 차갑고 무미한 빛을 따듯함으로 바꾸고, 남북축 각창 아랫부분의 씨앗으로 보이는 부분은 성당내부로 쏟아지는 빛을 받아 생명이 담긴 씨앗이 움트는 느낌을 줍니다. - 김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