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다 금강반야경에 나오는 “집착을 떠나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란 글을 읽었습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막힌 곳이 뚫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내 마라톤에 대한 새로운 마음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요즘 나는 나의 마라톤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은 적극적으로 마라톤을 상대할 때, 욕심을 갖고 마라톤에 도전할 때 나는 마라톤과 하나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마라톤에 대한 공격적인 자세를 느슨하게 하자 나는 마라톤과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 같았고, 마음속에 불안감이 자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분명 전보다 마라톤을 더 편하게 대하고, 마라톤을 즐기게 되었는데 말입니다. 이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금강반야경의 “집착을 떠나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글을 읽고는 지금까지 마라톤에 대해 갖고 있던 내 마음의 동요와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마라톤에 대한 내 마음에 집착이 있었습니다.
기록에 대한 욕심 뭐 그런 것들이지요. 어느 순간에는 놓아주어야 할 것들을 움켜쥐려고 했던 것입니다. 마라톤에 대한 집착을 놓으면 마라톤에 대한 사랑마저 식어버릴지 모른단 불안감이 있었던 것일까요.
과감하게 마라톤에 대한 욕심의 끈을 놓으면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진다는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아니면 용기가 없었던 것이겠지요. 제가 쓴 글의 달리는 게 마라톤이라기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걷는 게 마라톤이라고 한 말과 통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라톤에 대한 도전 정신이 없다고 마라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님을 금강반야경의 “집착을 떠나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글을 통해 비로소 알았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무한히 편안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펀런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훗날 마라톤 대회 참가자 명단에 최고령자로 기록되고 싶다는 내 마라톤에 또 하나의 목표가 생깁니다. 혹 이 목표도 집착이 될지 모르지만 사랑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열매입니다.
**불교의 경을 해설한 책을 읽다가 마라톤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서도 혹 어떤 구속(집착)이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첫댓글 네~~~그렇군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