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 사내의 벌교
유옹 송창재
싸리꽃 진 골짜기를 보면
낮모르는 한 사내를
생각한다.
이미
산속은 푸르름으로
다 검어져있고
집 마당 한 그루 늙은 벚은
꽃장마가 내렸었다.
어미 새끼 각시가 보고 싶어도
이밥에 고깃국 먹일 생각하며
연기 안나도록
싸릿대를 꺽어 태우고
헛배를 두드리며 울었다.
빨치산 거지는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배고픈 소쩍새처럼 솟적다고 운다.
늙은 애미 예쁜 각시
방글거리는 새끼는
내대신 배 부를 거라고
애비는 차라리 일찍 잘 갔다.
배고파 들어 온 산하에는
하얀 싸리꽃만 흐드러지게 피었다 져서 잎이 무성하고
소쩍새는 낮에도
서글피 우짖고 다녔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빨치산 거지
동란의 지리산이 생각나네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부추기는 힘들이 있지요.
지들의 힘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