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현역선수이자 선생님 한 분이 "댄스는 과학"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그말을 이해하는지 말을 던져 놓고는 빤히 쳐다본다. 사실 그말의 의미가 머리 속에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춤이란 그저 서로 흥겹게 추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춤이 과학이라니 좀 어색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그걸 요즘에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자이브를 배우러 갔는데 나머지 짜투리 시간에 지루박을 시작한단다. 라틴을 배우는 여자들 중에 지루박을 못추는 여자들도 꽤 많다. 처음 시작하면서 먼저 손대는 것이 자이브와 룸바인 것이 요즘의 추세다. 그러다 춤을 조금배우면 지루박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춰보고는 아주 흥겨워 한다. 라틴이나 모던은 스포츠요 사교댄스는 카바레를 연상하는게 요즘 춤배우는 사람들의 마인드다.
좌우지당간 처음 지루박을 배우는 사람을 데리고 선생님이 리드를 하는데 우리와는 좀다르다. 아주 자연스럽고 무리가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선생님이 여자스텝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여자의 동작을 꿰고 있으니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우리야 그저 감각적으로 여자에 맞춰 리드를 하지만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여자스텝에 익숙하지가 않은거다.
똑같은 동작을 하는데 사람에 따라 부드러움이나 자연스러움에 차이가 나는게 이러한 이유가 한몫하는게 아닌가 싶다. 선생님들은 남녀스텝 모두에 익숙하기에 우리보다는 리드에 자신감이 있다. 이걸 보며 느낀게 "댄스는 과학"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저 느낌으로 돌아가는 것도 알고보면 사람 발놀림이나 리드하는 템포에 따라 동작이 달라진다.
춤을 잘 춘다고 그저 이리저리 제 흥에 겨워 춘다해서 춤이 멋있어 보이는 건 아니다. 왈츠나 탱고 같은 모던이나 라틴댄스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사교의 지루박이나 블루스에서도 역시 통하는 말이다. 사람과 사람의 동작이 제대로 멋드러지게 얽혀나가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춤의 원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원리를 배우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저 익숙하게만 춘다해서 춤이 다 되는건 아니라는 얘기다.
사람의 몸과 몸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아름다움 거기까지 생각한다면 춤이 좀 더 춤다워지지 않겠는가.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고 세월과 노력이 같이 해야 하겠지만 그리 알고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겠는가. 이글은 내자신이 느낀대로 적어 본 것에 불과하다.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도 많겠고 그냥 한 개인의 일기로 봐주시길 바랄 뿐이다.
첫댓글 댄스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그런 말을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교댄스와는 좀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