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출장 - 회산백련지 (2007. 7. 11)
11일 오전에 세군데의 대리점 방문및 오후엔 무안 현장엘 자재납품에 따른
테스트(수압테스트) 및 조립시연회를 위해 출장을 나섭니다.
워낙 장거리이고 스케쥴도 빠듯하여 차라리 전날 밤에 나섭니다.
심야에 지나는 연무대 앞, 정적이 새벽길에 고즈녁하네요.
밤의 정적, 그 기분은 언제나 초연하지요.
새벽, 아니 이른 아침 이슬....
백양사 휴게소에서 잠시 머무러 오늘 만나야할 일과를 점검하고.
휴게소 뜨락에 생글생글 맺힌 이슬방울에 괜시리 투명해짐을 느낍니다.
초록이파리...냉큼, 한잎 쌈싸듯 입맛을 다십니다. 헛허허허
상서로움에 오늘은 잘 될것 같은 예감입니다^^
새벽길, 자욱한 구름이 벗어지면서 해가 동녁에 떠오릅니다.
썬팅된 창유리 너머로 푸른빛 감도는 맑은 햇살을 마주하며 빙그시...가는길이네요
광주 광천동 터미널에서 도착하여 뵙고, 화정동 들려서 뵙고. 상무지구의 사무실까지
세곳의 업무를 마치고 무안 현장으로 달립니다.
이번엔 현장에서 수압테스트가 있어서 공장에서 별도 QC 팀이 장비를 가지고 출동하여
조립하고, 수압 걸고 ....취급사항 설명등을 대신해줍니다.
저는 뒷짐지고만^^ 이번 출장은 공먹는 기분이네요 (이런날도 있지요^^)
조립 - 설명 - 수압 20 키로 확인 (20키로...대단한 수압입니다. 바짝 긴장되기도...
하지만 언제나 저 눈금을 보면서 안도하고, 하회탈 보듯이 빙긋이 내심 웃는답니다. 헛허허허)
무안...읍내 에서 업무를 마치고 공장 팀과 헤어져 ....그래도~ 예까지 왔는데 하여
회산 백련지를 구경하고자 몽탄, 일로를 경유 회산으로 갔습니다.
들녁에 정자....바람도 선선한...
동네 어르신들이 농사 나왔다가 새참도 드시고 낮잠도 한숨 하시는곳이네요.
재밌는것은 티브이 한대가 떠억~ 아랫목에(^^) 자리 하고 있네요.
김매러 왔다가 연속극 보느라 할아버지 밥때에 제때 못들어 간적도 있겠지요? 헛허허허
시골의 여유와 헐렁함이 바로 이런 저런 살맛이 아니겠습니까^^
무안 양파.... 유명하지요
한창 양파 수확 시즌이라서 무안, 일로...어디든 붉은 황토밭에서
동네 사람들이 양피를 캐고 다듬어 망에 담아 차에 가득 싣는 모습이 여기 저기입니다.
언젠가엔 너무 풍작이어서 갈아엎기 까지 했는데...올핸 그런일이 안일어 났으면....
저장고.....가득 실은 양파 차
회산 연꽃방죽
백련지 가는길에 - 담배를 널어 말리는 온실
회산 백련축제
1997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백련축제
올 행사는 8월 4일~12일 백련지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구요
그에 앞서 7월 13일-17일엔 백련 불교문화 대축제가 열렸습니다.
백련축제는 백련향을 따라 웰빙 여행속에 무안에서 태어난 초의선사를 기념하는 헌다례,
역시 무안 출신인 김시라의 ‘품바’를 본뜬 마당극 등 각종 퍼포먼스를 한다고 합니다.
백련지를 연못 안쪽의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30분.
길 위엔 수상유리온실도 있고 백련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다리도 있지요.
무엇보담도 드넓은 방죽에 엄청난 하얀 백련 연꽃밭이 장관이지요.
연꽃축제를 위한 준비 작업들이 한창입니다
진입로에 등도 달고 또 각종 천막도 치고 안내 프래카드와 경내에 정돈을 위해
공사하는 사람 외에도 동리 사람들이 상당수 자원 봉사를 하는것 같습니다.
회산방죽 (입구에서 본)
초록 연잎,분홍연꽃.....꽃대....
물위에 그림자진 연이파리
흙탕물이지만 면경지수의 심취에 젖어들어 정지된 마음을 잠시 멈출새
까만 새끼오리 한마리가 어미 찾는양 두리번거린다.
정적속에 혼자라는것....
시고, 쓰고, 텁텁한 맛에 뻘쭘하기도 하네요.
연바람이 살랑하게 부는 ....물위에 오솔길을 또각또각 걸어납니다.
연꽃 위에 내리는 비 - 蓮雨
하늘 시리도록 서러움 읊더니만
그는 그의 백발보다 하얀 백골이 되어
세상을 시리게 하더니만
이번엔 땀마저 그의 서러움을
가야금의 열두가닥보다 더 애절하게
비가락되어 님을 두둘긴다.
길을 찾지못한, 번뇌를 떨치지 못한,
승의 시린 서러움은 서서 열두번 죽더니만...
그들에서 핀 미륵의 서러움은 그치나 보다.
이제 그들의 비는 기쁨으로
님의 향기를 가려 내린다.
가시연
온실로 이어지는 길...오솔길에 작은 옴박지에 담아진 수련
작고 봉긋한게 여간 암팡지지 않아보여 빙긋이 웃어 주었다^^
백련은 중년 여인네가 속적삼에 부채질 하고 있는 모습이라면
수련은 자두같이 뽀송하고 새초롬한 여염집 젊은 여인 같다
온실에서 바라본 연밭
거기 연못에 부들과 연잎이 정답게 자라네
사모하는이여 그대를 향한 내마음 어찌 하오리까
자나깨나 애타는 마음 일손놓고 눈물짓네
청동판에 새겨진 漢詩
수련밭
이모저모
마을 회관에 옹기종기 둘러모여
이차저차 얘기를 담소나누는 어르신들....
백미러에 비치는 한가로운 모습사이로 살아온 회한이 노을에 비껴가는양....
회산지를 뒤로하고 서해안고속도로로 빠져 나오는 길녁,
초록 벼논에 노란 해바라기....바온 뒤끝의 함초롬함이 못내 아쉬웁지만
한줌 수줍음과 길마음일랑 담아 갑니다.
이슥한 밤....서해안 고속도로 - 해미 톨게이트
하루내 지쳐진 마음이 어둠에 눅눅하여 잠시 들려본 해미 읍성입니다.
어쩌다지만 혹여 지나다 옛적 그자리에 묻어진 흔적일랑
커피 한잔 드리워..... 옛마음을 하릴없이 낙서하듯 끌적거리며
오날도 길가는 맘에 한대 사루어 점하나를 찍어냅니다.
2007. 7. 1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고향집 가세 - 정태춘
첫댓글 까방님^^ 여전히 바쁘시군요!! 그래도 꽃들 사랑하시고 시 한수 읊으시는 멋쟁이십니다 저 연꽃들 까방님이 눈길 줄 때 마다 수줍게 미소 지었을 순간 떠 올리며 안개마을도 행복합니다
알프렛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보면 꼭 자신의 얼굴을 엑스트라 급으로 한번씩 비치곤 하는데 가방님 글에는 항상 가방님 웃는 사진이 첨부되곤 합니다. 가방님 사진을 보며 무탈 하시고 편안하시다는 싸인으로 압니다. 출장 다니시면서 그 지방 특산물을 구입하실 수 있으셔서 좋겠습니다.
말로만 듣던 무안회산지를 까방님을 통해 구경 잘 했습니다. 그림이 아주 근사하네요. 연못에 둥둥 떠다니는 그 오리는 '물닭'이라고 합니다.
사진 찍는 기술이 좋으시네요. 저는 항아리만 보여요. 꽃구경 잘햇구요? 수고하셨습니다.
해미읍성 그림을 보니 작년에 연재했던 산그림이 생각납니다. 필치가 따뜻하고 정다워서 이런 그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얼래???? 여까지 오셔서 걍 가셨어요? 섭해라 ㅠ.ㅠ
조기 위에 담뱃잎 사진: 언젠가 친구랑 아무도 없는 시골길 걷다가 난생 처음 너무도 커다란 잎사귀가 길고 긴 온실에 거꾸로 매달린 것 보았더랬습니다. 그 잎이 뭔지 몰라 누군가에게 물어보려는데 아무도 만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언덕 위 한 집을 찾아가 거기 졸고 계신 할아버지를 깨워 물었었죠. 그래서 어렵게 그 식물이 담배잎이란 걸 알았더랬습니다. 배움의 길은 멀고도 험하더라니깐요.^-^
그쵸? 그래 담배잎 배운 후 등엎도 하셨나요?
물론 그 후에도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어요. 참 기특한 샘물이라 할 수 있죠. 그게 다 들꽃 풍경 때문이니 들풍님도 잘 난 척 많이 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