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꺾다가 / 조은
지축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일제히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았다.
선로를 이탈하는 시간
온갖 열매들이 으깨져 뒹굴었다.
집들이 넘어졌다.
꽃 한 송이를 꺾는 동안
- 조은 시집 『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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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꺾는 데 무슨 일들이 그리 순간에 지나갈까
생각을 한다.
그 꽃을 꺾는 순간의 일은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꽃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일생이 무너지는 것이다.
한 세상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다시 조은 시인의 시 <꽃을 꺾다가>를 읽었다.
세상을 살면서 아무렇지 않게 꺾는, 집어 던지는, 그 마음의
말들, 그러나 분명 그 속에는 세상을 다 버려야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세상을 득도하며 산다는 것은 내 행동이 그 이후까지 헤아려
살아갈 수 있는 행동들이 있어야 한다. 마음에 담긴 말 말고
미래의 것을 예지하는 행동, 그것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라보고 사는 일일 것이다.
꽃을 꺾다가 느끼는 일상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무너지는가
를 생각하는, 그 꽃한송이로 인하여 세상을 배우는 그것들이
꽃잎을 만드는 마음 아닌가 싶다.
/ 임영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