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인생을 70-80을 산다고 해도
그것을 일주일이나 한 달의 삶으로
축약해서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더 있다면
크게 기억나는 몇 가지 일들이 추가 될 뿐입니다.
하루의 일을 생각하면 자고, 먹고, 마시며
주어 진 여건에 따라 일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하루를 보내면서 삽니다.
하루가 쌓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잘 살기도 하고, 못 살기도 하며
좋은 사람도 만나기도 하고, 나쁜 사람과 어울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것들이 쌓여 어언 80이 되었습니다.
그 중간에 전쟁, 병고, 사랑, 미움, 웅켜줌, 버림이
들락날락하며 세월이란 연륜에 언 처 80고개에 다 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다는 것이 참 우스운 것입니다.
그 하찮고 우스운 것에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느끼지 못 할 때는 이미 세상을 하직 했다는
슬픈 딱지가 붙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한 순간의 일이 인생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종종 보람 있게 잘 살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보람 있단 말입니까?
말초신경의 짜릿한 자극을 받았을 때가 보람 있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울컥하는 감정이 보람 있다는 말입니까?
사람은 오래 살아 봐야 무엇이 보람 있는 삶인지를 안다고 합니다.
이제 나이 먹으니 알겠노라.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고,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그것이 보람 있는 삶이라는 것을...
그렇게 보니 어려워보여도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즐거움이 생활의 한 토막에 불과 하지만
때로는 이 한 토막이 대들보요, 튼튼한 버팀목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화정역 3번 출구 앞 월남 쌀 샤브 샤브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샤브 샤브의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먹는데 정신을 쏟다 보니
친구들의 변화 된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요사이는 자고 나면
친구들이 하나 둘 소천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멍 하니 하늘만 바라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란 이것 밖에 없다니.
우선 눈에 띠지 않으면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심과 걱정이 앞섭니다.
다정도 병이라는 말이 있는데
근심과 걱정을 다정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그래도 오늘 모임에는 그립고, 보고 싶은 친구들
하나 빠짐없이 다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늘 일어나고, 잘 자고, 잘 먹고, 아무 근심 없는 평범한 하루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그 안에서 친구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를 바랍니다.
친구들이여 아무쪼록 건강하기를,,,,
2023년 3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