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으로 봤을때 슬라럼이라는 운동은 정말 단순해보이지만.
중심과 균형을 다루는 솜씨에 따라서 얼마든지 아름다운 움직임과 자세가 나올수 있으며, 반대로 팔 다리 머리 어깨 등 온몸이 따로노는 고장난 로보트, 영구, 맹구 같은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다.
다만 기록만을 위해서라면, 조금은 영구같은 어색한 모습으로도 어느정도 기록은 달성할 수도 있다.
또한 최고의 효율을 내는 정도의 모습까지만으로 스킹을 하는 선수들이 있는반면, 기록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좀 더 아름다운 동작들을 연출하는 선수들도 있다.
모두 스키어 본인의 선택이지만, 보기에 좋으면 더 고급스럽고 멋있어 보이는건 명백한 사실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딱 최대효율을 달성한 아름다운 동작을 가진 선수들은 네이트스미스, 제이미불 정도이고 아름다움 보다는 기록적인 부분에 조금더 투자한 경우가 윌아셔, 레지나제퀴스 정도인것 같다. 기록보다 동작이 더 아름다웠던 선수는 토마스무어, 크리스로시, 넬리로스 정도가 생각난다. 기록적으로는 탑이지만 모습이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았던 슬라럼의 전설 앤디매플도 생각난다.
자유슬라럼을 오래탄 스키어들을 보면, 부이슬라럼의 라인과는 거리가 멀지만. 정말 아름다운 동작을 가진 스키어들도 있고, 특이한 리듬의 스키어들도 있고. 정말 다양하다.
외모 지상주의의 측면이 아닌, 오랜 숙련을 통한 아름다운 모습은 분명 즐거움과 감탄을 선사한다. 스킹의 자세와 동작에 타고난 외모를 완전 배재할순 없겠지만. 기술적 아름다움으로 신체적 핸디캡은 얼마든지 지울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록보다는 아름다운 자세를 가진 스키어들의 스킹을 보는것을 선호하며. 그런 모습을 보다보면 마음속에서 나오는 감탄을 느낄때가 있다. 당연히 국내 스키어들의 스킹을 보면서도 그런 감탄을 느낄때가 있다. 반면 “누가 몇 돌았대. 누군 몇 돌아?” 쉴새없이 옆에서 들려오는 이런 말들은 나름 물짬밥이 오래된 나에게는 귀찮은 소음 정도로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록이 조금 저조하더라도 멋진 동작을 훨씬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건 사실인것 같다. 슬라럼스키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범주에 넣으면 아름답게 타는 선수가 무조건 갑이다.
제로백 2초의 현대 전기차와 제로백 4초의 페라리 가솔린차, 제로백 20초의 아름다운 올드카의 가치차이를 상상해보면 되지않을까? 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의 비교는 무의미할수 있지만. 무엇이 더 럭셔리한가? 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정해져있다.
럭셔리한 동작을 가진 스키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PS. 이런 관점이 다른 스포츠에는 없을까? 농구, 축구, 테니스, 골프… 훨씬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https://www.instagram.com/reel/C-z32mrRQXX/?igsh=MXRnb25nZHRwc3gxag==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