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카페를 황무지로 내버려두고 돌아올 생각을 안 했는데, 카페 신규가입하는 신청이 계속 많아지고, 또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심적 변화도 있어, 다시 잡초 뽑고 김매기하고 카페를 가꿀까 합니다.
그래서 "재생 프로그램"을 돌리려합니다.
앞으로는 글도 가끔 올리고, "소통"도 하려고 하니, 다여적화에 나만 글쓰지말고 여러분들도 글 좀 남겨주세요.
저도 제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20대에 강의 시작해서 이제는 반백이 되니 ^^
주위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해야 영향력이 있지, 카페를 요즘 누가 보냐고 말하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영향력을 원해서 카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만나고 싶습니다.
온라인이나 인터넷 문화의 무책임한 댓글 등 본질적으로 온라인 문화에 맞는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면에서 온라인의 효용성에 높은 점수는 줍니다.
또한 기록의 의미가 있지요. 역사학자 직업병일까요? 여하튼 기록이 남으면 "인간의 기억 왜곡"을 막을 수 있습니다. 1월 달에 모두 코로나가 독감같은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의 잊혀진 기억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오늘 최종현학술재단에서 아래와 같은 강연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카페에도 썼지만, 이 카페에도 남깁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즐감~
유튜브에서 재생 가능하니 프로그램을 보시고 관심 있는 분은 클릭하여 시청 바랍니다.
<코로나19 특집 Webinar 참석 안내>
Youtube 생중계는 내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며 프로그램은 9시 15분에 시작합니다.
q 생중계 시간: 2020년 5월 8일 금요일 09:00~18:00 (한국 표준시, GMT+9)
q YouTube URL: https://youtu.be/fUC4it9pDMI
질문은 이미 말씀 드린 대로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으니 많은 참여 기대합니다.
q 질문하기: https://forms.gle/<wbr />pUH7z3S9gQGbvife9
질문은 이미 끝났으니 못 할테지만, 이번 세미나의 백미는 오전 세션이었습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원 소장님이신가요? 여하튼 그 연구기관에서 기존의 약물 중에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약물 천여 종을 시험한 결과 렘데시비르라는 에볼라 바이러스 약보다 100배는 더 효과 있다고 추천한 두 종의 약물 소개가 아주 관심이 갔습니다. (렘데시비르 유효성 입증이 투약환자의 경우 평균 15일 입원에서 11일 입원으로 줄었다라니.... 신종플루에 대한 타미플루와 같은 극적 효과는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셨습니다). 둘 다 일본 제약사 개발약이고 하나는 타케다, 다른 하나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는데, 정말 효과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행인지 둘 다 SK케미컬에서 국내 판권을 가지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발표는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님이 데이터를 통해 한국 내 코로나 확산의 실상을 재구성하는 발표였습니다. 김범준 교수님도 미국 어느 대학의 윤 모 교수님(현재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이 구사한 모델링을 주로 참조하여 소개하여 주셨지만, 그 문제의 신천지 31번 환자가 나왔을 시점에 이미 한국에 약 3천 5백 명의 감염자가 떠돌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은 저의 그 동안의 짐작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면서도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관심이 갔습니다. 이 방식은 완치차 데이터를 통해 평균 35일간의 치료 기간을 감안하여 이 사람이 언제 처음 감염이 되었나를 소급 모델링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강력한 유효성을 증명한 통계학, 물리학의 힘이 이렇게 발현이 되는군요.(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은 게시물 중에 중국 코로나 종식 시점을 예상한 노벨 수학상 수상자 이야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발표는 박도준 서울대 자연대(아마도^^; 기억이 가물가물) 교수님의 발표였습니다.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 국가 간 차이가 났던 것이, 단순히 선진국-후진국의 GDP 수준의 경제적 선도성이 아니라, 의료 체제에서 공공성과 민간성의 조화 여부, 시민 의식, 협조 의식, 공동체 의식 등 다양한 팩터였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인문,사회, 자연, 공학 모든 분야의 조화로운 탐구가 필요하다고 하신 말씀 대단히 타당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정부 정책 입안 관련 일을 하셨으면서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단지 핀포인트로 문제 해결식 프로젝트에 돈을 푸는 "보여주기식 학문 지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 물개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근본적 해결은 우연히 탄생하고, "자본주의적 인풋-아웃풋" 계산이 아닌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공공성이라는 점,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김홍빈 서울대 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의사) 발표도 정말 좋았습니다. 과도한 공포는 자제시키면서도, 우리나라 방역 칭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80대 사망률이 25%, 즉 4명 중의 1명으로 이탈리아나 다른 심각 지역보다 높다는 것을 지적하셨습니다. 즉 우리나라 고령층의 취약성이 그만큼 높다는 점을 강조하셨고,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격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는데, 문제는 딱 이 웹비나를 하는 날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터졌네요.
제가 잘 공감이 안 갔던 부분은 안광석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님 발표입니다. 안 교수님은 1918년 스페인 독감 소개를 하시면서 하필이면 영국 사례를 들어 제2차 파고가 심했던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2차 파고가 오더라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 카페에서도 소개했듯이 일본의 1918년 스페인독감은 2차 파고가 사망률이 거의 두 배나 뛰었는데, 일본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전혀 상관없는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명확하게 2차 파고(wave)에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바이러스 역시 1차에서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거치면서 단련되어 더 강하고 독해졌고, 2차에서는 확진자 숫자는 훨씬 적었는데 사망률이 높았던 것이 1차 때 대량 노출된 면역 생긴 사람들이 안 걸렸고, 대신 1차 때 노출되지 않았다가 2차 때 처음 노출된 사람들이 더 강력해진 바이러스에 사망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스웨덴처럼 집단감염이 진행된 경우 1차 때 피해가 더 크지만 2차의 경우 선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스웨덴 방식 절대 찬성하지 않고, 우리나라 (물론 처음의 대응은 전혀 찬성할 수 없고 31번 환자 나온 후의 정부 대응) 대응을 강력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1차 때 피해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1차 이후 2차가 왔을 때의 대응 역시 면밀하게 준비해야합니다. 1차 대전 때문에 그런 것이지 제2파는 안 무섭다, 이러한 분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제2파에 대한 대비 역시 잘 해주기를 우리나라 질본에 부탁드립니다. 현재 질본은 정말 고생하고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애초에 클럽 등 유흥 시설을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 이태원 같은 사태는 그냥 시간문제였다고 봅니다. 사실 현재 스타벅스 등 카페를 가면, 마스크를 하지 않고 "밀폐 에어컨 냉방 상태에서" 4-5명이 몇 시간씩 떠드는 광경, 쉽게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어느 정도 전파는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31번 환자가 나왔을 때 이미 3,500명 감염자가 거리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 지금 상황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어떻게 최소한으로 차단할 것인가,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방역 가능한 실천 지침을 마련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코로나때문에 빈곤으로 빠질 수도 없고, 방 안에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럼 관심 있으신 분은 위 유튜브와 프로그램 참고하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올해는 '서기 2020'이 아니라 '코로나 1'년으로 불러야 할 듯합니다. 세계사의 연호가 달라진 것이지요. 그간 당연한 것처럼 준강요되던 '네트워크'의 취약함, 그 '네트워크'를 떠받치고 있던 핵심 요소의 본질 등이 낱낱이 드러나네요. 거기에 국가 단위별로 내재된 의뭉스러움들까지.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뉴스를 잘 정리해주신 선생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계보적 검토가 가능한 수준으로 데이터를 모아두신 걸 보고, 역시 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