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식(上樑式)은 건물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은 뒤, 지붕 뼈대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룻대(상량)를 올리며 무사 완공과 집안의 복을 기원하는 전통 의식이랍니다. 어제 지붕을 얹고나서는 일해주는 인부분들이 반협박조로 상량식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웃어가며 하는 이야기이지만 상량식을 해주지 않으면 나사 열 개 박을 것을 8개만 박는다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정식 건물도 아니고 컨테이너 구조물에다 위에 덮을 구조물 올린 것인데 이럴 때는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고사를 지내면서 수십만원 돈을 꽂아 인부들 수고했다고 챙기는 것이라는데 지금 길어지는 공사에 지급해야하는 인건비도 예산이 간당간당인데, 마음은 쓰이지만 외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인건비 2차 결산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이런저런 형식까지 따져가며 공사할 형편이 아니기에 외면할 건 외면해야 합니다. 더우기 지금 공사해주는 사장님은 제가 제주도 정착한 3년간 매년 이것저것 꽤 비용이 들어간 공사 수 건을 해준 바, 일은 잘하지만 대금이 다소 비쌉니다. 그래서 이번 집공사에서 배제했다가 원래 진행하주던 공사업자가 워낙 시간을 끌고 제대로 하지 않기에 할 수 없이 투입한 팀이라 그의 속성을 잘 아는 바,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습니다.
공사를 하는 것은 이래서 피곤한 듯 합니다. 사람이 해주는 일이라 공짜로 하는 것도 절대 아닌데 나만 보면 피곤하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원래 우리 일을 맡았던 공사업자도 일을 함께 해주고있어 갈등 중재까지 해야하니 피곤은 배가됩니다. 큰소리치는 것에 비해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수시로 날짜를 건너뛰는 업자도 참으로 속터지고, 일은 빠릿빠릿하지만 중간중간 사람 피곤하게 하는 상량식 언급 사장님도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모든 게 돈으로 얽혀있고 그들아니면 일이 진행되지 않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하나의 건축이 완성되기까지 건축주가 겪어야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귀가 닳도록 주의사항을 들었지만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려운 것이 공사해주는 사람들 다루는 일입니다. 그래도 마무리를 위해 끌고나가야만 합니다.
제가 직접 일한 것도 아닌데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하도 피곤해서 걷기를 하루 건너뛰었더니 태균이 부득불 집근처 천미천이라도 걷겠답니다. 덕분에 천미천 주변을 보면서 걷는데, 산천초목을 빼곡히 뒤덮은 칡덩쿨이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강인한 생명력을 넘어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악질파괴력은 많은 덩쿨식물들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여름이 끝나가면서 내년을 위한 개화작업이 한창이라 천미천 주변은 칡꽃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태균이 차고다니는 시계모습이 보기좋았는지 자기도 했으면 하기에 어제 준이도 시계를 차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준이는 시계를 볼 줄도 모르고 의미도 알지는 못합니다. 이 참에 시계읽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개념이 얼른 생기기를 바래야 합니다.
천미천걷다보니 탱탱하게 여물어가는 귤들을 한껏 달고있는 감귤나무들이 보기좋습니다. 조만간 주황색으로 물들면 칡도 그 파워를 놓을 것이고, 집도 형태를 갖출 것입니다.
첫댓글 집 짓고 나면 팍 늙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즈금만 참으면 멋있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마당을 다 덮게 되는 거대한 지붕이라 상량식 운운하는듯 합니다.
형님이 차는 시계를 원하는거 보니, 시간 개념도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중요한 편식도 고쳐져가고, 자스는 각자 맞춤형으로 발전하군요. 스트레스에 치이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