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 사부인
고려 예종 때 여진족을 물리친 원수 윤관은 부원수 오연총과 자녀를 혼인시켰다. 두 사람은 시내를 사이에 두고 살았는데, 어느 날 두 사람은 집에 술이 익었기로, 각각 술을 들고 상대편을 대접할 생각이 나서 집을 나왔다.
그러나 마침 큰물이 져서 시내를 건널 수가 없기로, 양쪽 그루터기[査(사)]에 앉아, 한쪽이 술을 권하는 시늉을 하면, 한쪽에서는 돈수(頓首: 머리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를 하면서, 잔을 받는 시늉을 하며 주거니 받거니 하였는데, 그루터기[査]에서 돈수(頓首)했다는 데서 사돈(査頓)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근거 없는 하나의 민간 어원설(fork etimology)에 지나지 않는다. 사돈은 만주어 사둔(saddun)에서 온 말이며 사돈은 취음 표기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안사돈끼리 서로 사부인(査夫人)이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부적합한 말이다.
사돈은 결혼한 자녀의 양가 부모들끼리 맺은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밭사돈과 밭사돈끼리, 안사돈과 안사돈끼리는 서로 사돈이라 불러야 한다. 사부인은 밭사돈이 상대편 안사돈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안사돈이 상대편 밭사돈을 지칭할 때는 사돈어른이나 밭사돈이라 하면 된다.
상대편 사돈의 웃어른은 사장어른이며, 아랫사람은 사하생(査下生)이다. 사하생끼리는 사형(査兄)이라 불러야 한다.
또 사형들끼리 서로 사돈이라고 호칭하는 것을 가끔 보는데 이것도 예에 매우 어긋난 것이다. 사돈은 자기의 자녀를 장가보내고 시집보낸 당사자들끼리 부르는 호칭인데, 사하생들은 그런 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사돈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절대 맞지 않다.
지난날에는 밭사돈과 안사돈은 내외가 심하여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당시의 관습 속에서, 밭사돈이 상대편 안사돈을 조심스럽게 높여 부르는 호칭이 사부인이다. 사부인은 안사돈이 안사돈을 이르는 호칭이 아니다. 요새 드라마를 보면 안사돈이 상대편 안사돈을 보고 사부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사돈은 결혼한 자녀의 부모 항렬에서 부르는 호칭이다. 아들과 딸을 서로 주고받은 부모들끼리만 사돈이다. 사돈은 나이의 차이와 관계없이 대등한 한 항렬이다. 사돈의 부모나 자식은 사돈이 아니다.
드라마를 보면 사돈과 사하생 간에, 또 양가의 사하생끼리도 전부 사돈이라 부르는데, 이는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이 사형이란 말은 바깥사돈 사이에, 상대편을 높이어 일컫는 말로도 사용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사돈댁의 사하생을 지칭할 때는 ‘사하생 총각(도령), 사하생 처녀(아가씨)’라 한다.
또 사돈에는 겹사돈과 곁사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도 잘 구별해서 써야 한다. 겹사돈과 곁사돈은 음이 비슷하여 혼동하는 수가 많다. 겹은 중복이란 뜻이고 곁은 옆이란 말이니, 겹사돈은 거듭해서 사돈을 맺은 것이고, 곁사돈은 사돈과 자리를 나란히 하는 동급의 사돈을 가리킨다. 그러니 두 말은 전혀 다른 말이다.
즉 겹사돈은 아들을 장가들이어 사돈이 되었는데, 또 같은 집으로 딸을 시집보내어 사돈 관계가 이루어진 경우와 같은 것을 이른다. 그런데 실제로 이와 같은 겹사돈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곁사돈은 친사돈과 같은 서열(항렬)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지칭이다. 사돈의 형제자매나 형제자매의 사돈이 모두 곁사돈이 된다. 곁사돈이란 말은 어디까지나 지칭이요, 호칭은 아니다. 부를 때는 그냥 사돈이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