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중에 들른 도공 심수관요
전시관에서 본 작품들 중 2점
어느 시인은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고 했다. 마찬가지 심리로 우리 달리미들도 좋은 길을 보면 마냥 달려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창립 21주년을 맞이한 가야지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긴 세월 속에 우리나라의 숱한 길에서 달렸다. 대회에 참가하느라 또는 전지훈련을 하느라 전국 각지의 길을 달렸다. 심지어 외국에까지 나가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일도 있었다. 나의 경우도 2017년 여름 가야지 회원들과 대마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부산에 사는 관계로 가야지 훈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의 트랙과 백양산 임도를 달리는 경우가 가장 많겠지만 타지역에서 새로운 길을 달리는 행운도 가끔 찾아올 것이다. 어느 새로운 길에서 달리게 될지는 비온 뒤에 운좋게 만나는 무지개와 같아서 어느 날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될 것이다. 세상은 넓고 달릴 수 있는 길은 한없이 많다. 올해는 몇 개나 미답의 길을 달릴 수 있을런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오늘은 1월 마지막 날이다. 쏜살같이 지나간 한 달이다. 가족들과 태국으로, 답사 회원들과 일본으로 외유를 다녀오고 나니 1월이 다 지나갔다. 해외여행으로 부산 집을 떠나 있는 날이 많았는데 그래도 달리기의 끈을 놓지 않고 달리는 날이 많았다. 태국의 해안과 공원에서도 달렸고, 일본의 해안과 도로에서도 새벽잠을 줄이며 달렸다. 귀국해서 다시 홈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사직도 성지곡도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지만 포근하다. 회원님들도 자주 만나 함께 달리니 겨울 달리기도 춥지 않다.
한해 첫달 마지막 수요훈련에 9명의 회원이 참여하였다. 회장님(허무성)과 이종철 샘, 꾸니, 달하니, 레지에로, 아자아자, 김홍은 샘, 고무신, 태암 등이다. 갑진년을 맞이하면서 기존 회원님들이 더 많이, 더 자주 훈련장에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아직은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래도 작년 하반기에 가야지에 들어오신 만덕네(김성옥 샘) 샘이 해가 바뀌었지만 달리기에 진심과 열정을 보여 주셔서 회원 증가에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실 것 같아 희망적이다. 제2, 제3의 만덕네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훈련장에 나오시는 회원님들의 수가 많고 적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다 보면 눈덩이처럼 몸집이 커지기도 하고, 무성한 잎을 다 떨군 겨울 나무처럼 앙상해지기도 하겠지만 진성 회원들이 가야지를 지키는 한 가야지 문패를 내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동호회 회력 21년이면 100년 老舖나 300년 古家에 맞먹는 역사가 아닌가? 창립 정신과 초심을 잃지 않고 대물림이 계속되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가야지의 현수막이 성지곡 훈련터에 일요일마다 꿋꿋하게 내걸리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가야지와의 인연으로 21회 정기총회에 참석하시는 회원님들이 가야지 부활의 기폭제 역할을 해주시기를 신신당부드린다.
저녁식사는 단골집 <동해>에서 하였다. 신발 배달을 마무리하고 먼저 가신 고무신 샘과 사모님의 준비된 집밥 식사를 위해 귀가하신 이종철 샘 등 2명을 빼고 7명이 저녁 식구가 되었다. 일전 식사 때 두부 투입을 실수로 빼먹은 적이 있는 여사장님이 두부는 물론 돼지고기까지 듬뿍 넣어 주셨다. 전화위복인지 전복위화인지 그 사단에 소주잔을 쥔 네 분(회장님, 꾸니, 달하니, 아자아자)이 소주를 3병이나 비우는 과음 사태가 발생했다. 덕분에 소주가 약이 되어 달리기 중에 가벼운 배탈 증세를 보였던 꾸니 샘의 복중 혼란도 수습이 되었을 것 같다.
배가 불러지고 술기운도 오르고 좌중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가스불과 김치찌개보다 따뜻한 메가톤급 희소식을 들었다. 달하니 샘의 따님이 오랜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유수의 대학 교수로 임명되어 돌아온다는 빅 뉴스다. 명석한 두뇌를 타고난 운명 탓에 국내외에서 청춘을 송두리째 학문과 연구에 바쳐왔는데 본인과 가족, 주변 사람들의 희원대로 소원을 성취하였으니 가야지 가족들 모두 내 가족의 일인 양 기쁘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에 형설지공의 결과가 발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인고의 세월을 얼음장 같이 강인한 이성과 투지로 이겨내고 금의환향한 달하니 샘의 따님한테서 노벨 물리학상과 노벨 화학상에 빛나는 폴란드 출신의 과학자 마리 퀴리 부인이 연상된다. 국내 대학에서도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연구에 매진하여 전공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대학자가 되기를 바란다. 근래 들어 지인에게서 일어난 경사 중의 경사다. 가야지 회원들에게는 언제라도 생각만 해도 유쾌해지는 미담으로 남을 것이다.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신 달하니 샘이 식사비를 계산해 주셨다.
우리 가야지 회원님들의 가내에도 알려지지 않은 경사가 더러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도 앞으로도 함께 축하하고 기뻐할 수 있는 경사스러운 일들이 자주 일어나기를 소원한다. 갑진년 초에 들려온 달하니 샘 집안의 경사에 가야지의 이름으로 축하를 드린다. 기쁘고 기쁘다.
社聖兩訓
白楊聖知是別墅
金井社稷是本家
週末日曜少員集
週中水曜多員合
水曜訓鍊如授業
日曜訓鍊如實習
社稷內走爲學人
聖知外走爲選手
사직과 성지곡 두 훈련
백양산 성지곡이 별서라면
금정봉 아래 사직골은
가야지 본가다.
주말 일요일에는
소수의 회원이 모이고
주중 수요일에는
다수의 회원이 함께한다.
수요 훈련은
정기 수업 분위기고
일요 훈련은
달리기 실습을 나온 것 같다.
사직 안방 달리기에서는
학생이 되고
성지곡 야외 달리기에서는
선수가 된다.
첫댓글 개인적인 일을 이렇게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야지 시작될때 초5 였는데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거 같습니다. 오늘 저녁에 있을 총회때 뵙겠습니다. 좋은 오후 보내세요^^
참 좋은 소식입니다. 자녀와 손주들 오손도손 함께 하는 행복이 노년엔 최고입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