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1172. 영화 마션을 보고 (240927)
오래전에 본 영화 ‘마션’ 을 다시 봤습니다. 화성에서 낙오된 주인공이 ‘나 혼자 산다’ 는 이야기입니다
화성 탐사 아레스 3팀의 팀원 ‘마크 왓트니’는 화성의 사막 같은 기지에서 폭풍으로 인해 모두가 탈출하는 도중 낙오되었고, 관통상을 입고 자가 수술을 하는 등 우여 곡절 끝에 살아납니다. 지구에서는 죽었다는 공식 보도가 나갑니다. 그는 통신도 두절되고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농장을 만들고 전기를 생산하면서 감자만 먹으며 외로운 삶을 버팁니다. 다음 팀이 화성에 도착하려면 지구시간으로 4년을 기다려야 하며 남은 식량은 최대 400일뿐입니다. 그는 여러 지식과 기지를 발휘하여 농작물을 키우기로 생각하고 농장을 만들고 보관 중인 대원들의 변을 거름으로 활용하려 하지만 화성에서는 물이 없습니다.
그는 로켓의 발사장치에서 연료인 하이드라진을 빼내 이리듐 촉매를 이용하여 질소를 제거하고 남은 수소를 연소하면 불이 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수소에 불을 붙이려 하지만 화재 위험 때문에 탈 것이 없는 곳에서 떠난 동료의 소지품을 이용하기 위해 소지품 중에 나무 십자가를 찾아냅니다. 십자가 기둥을 깎아내면서 십자가 예수님에게 상황이 상황인지라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양해를 구합니다. 그러나 수소 폭발이 일어나고 또 우여곡절을 겪어 결국엔 성공하여 물이 만들어지고 감자가 길어지게 됩니다.
날마다 화성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무료한 생을 견디다가 통신이 이루어지지만 지구와 같은 형식의 소통은 아닙니다. 지구에서는 죽었다고 판단했지만 화성의 위성 사진에서 태양광 화면이 닦여져 있고 물체가 이동되어 있는 것으로 왓트니가 살아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지구와 16진법을 구사하는 통신을 하게 되는데 지구에서는 매일 톱뉴스로 다뤄지게 되고 그를 구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구사하지만 구조를 위한 위성발사도 실패하고 사정은 마음처럼 안되지요. 어렵게 공식을 풀어 방법을 찾아내고 중국이 비밀 위성을 제공하여 동료 팀원들이 지구로 가던 길을 되돌려 화성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면서 힘을 얻습니다. 그는 구조가 됩니다.
화성에서 혼자라는 절대 고독과 무한의 시간을 보내는 왓트니의 삶을 복기해 봅니다.
교도소 봉사를 한 십년 간 한 적이 있습니다. 갇혀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힘든 사람은 사형수 입니다. 비록 집행은 안 되고 있지만 그는 그곳을 나올 수 없습니다.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희망이 없으면 에너지가 사라집니다.
입장 바꾸어 내가 그런 곳에 혼자 있게 된다면 무엇으로 희망을 키우며 위안을 삼으며 어떻게 버티며 살까요?
제가 만난 사형수의 말은 이랬습니다. 죽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는 현실이지만 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비록 가치 없어 보이는 생이지만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무료하고 지루한 시간은 견디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같은 형태의 감옥이 있습니다. 봉쇄 수도원입니다. 봉쇄 수도원에서 미사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제는 철창 의 바깥에서 미사를 드립니다. 수도자들은 그 철창의 안쪽 건너편에 있습니다. 감옥이나 마찬가지의 구조였습니다.
교도소에서의 미사도 이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수도자들은 평화로웠습니다. 그들의 행복은 무엇일까요? 감옥이라 여기지 않고 기도하는 곳이라 여기니 그런 것일까요? 그곳에는 하느님이 보여서 그럴까요?
아무리 갇혀 있어도 희망이 있고 가치가 있고 의미가 부여되면 살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럼으로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희망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것, 나의 모든 것과 견주어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희망 목표를 찾는 일입니다. 죽어서도 빼앗을 수 없는 나의 가치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