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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관점+] 패거리 정치의 민낯…공모자들의 책임도 따져야
Issue 1. 패거리 정치의 민낯…공모자들의 책임도 따져야
개원 2주째, 국회 풍경이 점입가경이다. 여의도 의사당을 독차지한 거대 야당은 단독으로 무더기 법안 처리에 나섰다. 집권 여당은 자체 특위로 민생 챙기는 시늉을 낼 뿐 국정의 중심에서 밀려나 표류중이다. 이미 두달 전 총선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지만, 막상 벌어진 실제 상황은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오늘자 중앙일보는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한사람을 위한 ‘방탄 입법’을 쏟아낸다는 기사까지 올렸다.
왜들 저럴까. 한사람 한사람, 나라를 구하겠다는 뜻을 품고 고난의 행군 끝에 뱃지를 단 사람들인데. 나라보다는 지도자 한 사람을 위해 입법권력을 휘둘러도 돼나. 국회는 비워놓고 “야당의 입법 독재”라며 종주먹만 들이대는 여당 의원들의 무기력한 모습은 언제까지 봐줘야 하나. 언론은 이제 윤석열, 이재명 두 지도자의 사법리스크에 휘둘려 정당과 정치인의 구실을 못하고 있는 추종자,공모자들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오늘자 조선일보는 “두 사람의 사법 리스크”라는 정치부장 칼럼을 통해 대통령과 거대 야당 대표가 각자의 사법 리스크를 의식한 선택을 거듭하고, 각 당이 휩쓸려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특검 리스크 때문에 민생 법안을 외면한 여당이나 이재명 방탄입법에 매몰된 야당을 고루 겨냥한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를 결사 보위하는 ‘패거리 정치’의 추종자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관점도 날카롭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공모자들에게”라는 정치에디터 칼럼을 통해 대통령 뒤에 숨어서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정부·여당 인사들을 ‘공모자’로 지칭하며 날선 언어로 책임을 추궁한다. 한편 한국일보는 “총선민심 오독한 민주당의 오만”이라는 칼럼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언제든 현실화할 가능성을 전제로 “이 대표 방탄에 몰두하는 ‘가망 없는 폭주’에 당내 누군가가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고 촉구한다. 여야 모두 양식있는 세력이 브레이크를 걸어야할 시점이다. 이대로 가면 모두가 공모자가될 판이다.
-Pick! 오늘의 시선
조선일보 칼럼 | 최재혁 정치부장
두 사람의 사법 리스크
칼럼은 해병대원 특검 시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는 정치적 실체가 됐으며, 이재명 대표는 대북송금 제3자 뇌물죄 추가 기소까지 겹쳐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진단한다. 지도자들의 사법리스크를 의식한 정당의 선택이 여당의 국회 보이콧, 야당의 방탄입법 폭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더 막가는 쪽이 심판을 받을텐데, 당분간 큰 선거가 없는 게 아쉽다”는 관전평으로 마무리한다.
-같은 이슈, 다른 시선
경향신문 칼럼 | 이용욱 정치에디터
윤석열 정권의 공모자들에게
칼럼은 대통령 주변에 ‘주렁주렁 매달린’ 공모자들이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망토를 걸쳐주기는커녕 ‘멋있다’를 외쳤다는 원죄를 나눠 가졌다”고 지적한다. 험한 민심에 눈감은 채 대통령 기살리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충성심 때문은 아니며, 자신의 안위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는다. 야당이 거론하는 탄핵이 불행한 것이라지만, “대통령과 공모자들에게 남은 3년 나라를 맡기는 것이 더 큰 불행으로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고 경고한다.
한국일보 칼럼 | 이준희 고문
총선민심 오독한 민주당의 오만
칼럼은 이재명 대표의 추가 기소 시점에 쏟아진 민주당의 ‘방탄 입법’ 사례들을 거론하며 “초헌법적 발상”이며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한다. 이 대표의 사법적 생존과 정치적 생존은 “모순관계, 또는 길항 관계”라고 강조한다. 사법리스크 회피를 위해 무리수를 둘 수록 정치 생명은 단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윤 대통령에게 진저리를 치는 이들이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 대표를 뽑아줄 것이라는 믿음은 “대단히 순진한 것”이라면서 각성을 촉구한다.
Issue 2. 최대 유통기업이 맞은 업계 최대 과징금··· 경쟁 촉진하되 혁신 꺾지 말아야
온라인 기반의 배송업체로 시작한지 불과 14년만에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국내 유통업계 1위까지 치고 올라온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큰 거 한 방’을 맞았다. 13일 공정위가 쿠팡에 때린 과징금 1400억원은 유통업계 최대규모다. 쿠팡 입장에서는 돈 보다 “소비자를 속였다”는 제재 이유가 더 아플 수 밖에 없다. ‘신뢰’라는 자본에 입은 타격은 돈으로 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오랜 조사 끝에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서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검색 순위를 높이고, 임직원들을 동원해서 PB 상품에 높은 평점을 주는 방식으로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과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한겨레는 공정위 조사결과를 분석한 기사에서 “심판이 부정선수로 뛰었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공정위의 제재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발하며 소송 방침을 밝히는 한편 기존 투자계획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그간 쿠팡의 고속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배짱영업, 구독료 일방 인상 등의 ‘전과’가 적지 않은 까닭에 언론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1위 쿠팡의 민낯”, “1위 전자상거래 업체 맞나” 등의 사설이 언론의 싸늘한 시선을 전한다.
알고리즘과 댓글 조작은 인터넷 경제 시대에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향신문은 “차제에 쿠팡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가칭 ‘플랫폼 경쟁 촉진법’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한다. 다만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 사업모델로 소비자들에게 큰 이익을 준 점을 들어 “어떤 경우에도 혁신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한국경제 사설의 관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쿠팡은 좋든 싫든,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Pick! 오늘의 시선
한겨레 기사 | 안태호 기자
쿠팡, PB 띄우려 임직원 동원 7만개 후기···심판이 부정선수로
기사는 공정위 과징금 결정의 키워드를 ‘이해 충돌’로 해석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 안에서 심판도 보고 선수로도 뛰는 이중적 지위를 활용해 자기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해온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본다.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자체 PB상품에 후기와 별점을 남기는 것도 모자라 다른 판매자들의 구매 후기 올리기는 막아버리는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한다. 이런 행위들이 고객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고 업체간 경쟁도 저해했다고 지적한다.
-같은 이슈, 다른 시선
경향신문 사설
’알고리즘 조작’ 검찰 고발된 쿠팡, 시장 흔들기 엄벌하라
사설은 “쿠팡의 불법 영업과 소비자 기만 행태가 가히 충격적”이라는 판단으로 시작한다. 공정위 발표를 인용, 쿠팡이 소비자를 “속였다”거나 “꼼수를 부렸다”고 지적한다. 쿠팡이 “시장 절서를 어지럽히고, 공정 경쟁을 방해했다”고 비판한다. 쿠팡이 혁신기업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불법·탈법 경영에 노동자 쥐어짜기로 악명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차제에 쿠팡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 사설
공정위와 쿠팡의 과징금 공방···혁신도, 경쟁도 막아선 안 된다
사설은 공정위 발표에 대한 쿠팡의 대응이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한다. “공정위가 상품 추천을 금지하면 로켓배송을 포함한 직매입 서비스가 어려워질 것”이라거나 예정된 투자계획 재고를 시사한 쿠팡측 발표를 “겁박처럼 들린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공정위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업계 의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쟁을 촉진하면서도 혁신을 가로막지 않는 ‘솔로몬의 지혜’를 당부한다.
Today's opinion
조선일보 칼럼 | 장대익 가천대 교수
산유국의 꿈, 위험을 감수하는 자는 누구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이후 뜨거워진 영일만 석유 논란의 또 다른 주역은 이름도 생소한 미국 액트지오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라는 인물이었다. 지난 5일 서울에 나타나서 “영일만 석유·가스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여러번 강조하고는 일주일만에 떠났다. 이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 가운데 하나라는 아브레우가 떠나고도 논란은 가시지 않는다. 여야 지지층, 영호남 지역별로 반응이 엇갈린다. 막상 채굴은 시작도 하기 전에 여론이 “해볼만 한 도전이다”, ”사기다”로 갈려 자칫 배가 산으로 오를 지경이다.
창업 전문가인 필자는 어떤 사업을 시작할 때 “의견 말고 데이터를 모을 것”을 강조한다. 검증할 데이터는 자기 돈을 걸고 위험을 감수한 쪽에서 나온 것이 리스크 없이 컨설팅만 하는 쪽 보다 적중 확률이 높다고 본다. 지난 15년간 포항 앞바다에 투자해온 호주 개발회사와 아무 위험없이 뛰어든 액트지오사를 비교하며, 결국 국민이 위험부담을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한다. 그래도 산유국의 꿈이 소중한 독자라면,”게임체인저 영일만 석유를 꿈꾼다”는 칼럼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