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이 큰 사건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싹이 노랄 때 빨리 잘라버리라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나이 든 한 남자,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아주 젊은 한 여자, 이 두 사람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다만 새벽 2시라는 특별한 시간에 카페에 있다는 것이 공통의 사항입니다. 그 시간에 손님이 많을 리도 없습니다. 그러니 눈에 띄겠지요. 물론 이 남자는 별 관심도 없이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책을 덮고 나갑니다. 그렇게 한 동안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었을 것입니다. 무료해 하는 여성이 먼저 말을 겁니다. 무슨 책이에요? 노인과 바다.
고기는 잡았나요? 잡았지. 아주 큰 고기를. 그래요? 가지고 왔대요? 가지고 오기는 했는데 오면서 거대 상어가 다 뜯어 먹었지. 헛수고 했네요.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시간 일은 한 거지. 그렇게 두 사람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여자에게 전화가 오면 빨리 챙겨서 나갑니다. 창밖에는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태우고 떠나지요. 어느 날은 승용차가 와서 남자가 나와 여자를 불러내더니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태웁니다. 걱정스러워 뒤따라 나온 남자에게 간섭하지 말고 관심 있으면 연락하라고 명함을 건네주고 떠납니다. 다음 날 여자는 눈언저리가 멍이 들어 나타납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묻습니다. 그냥 다쳤다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며칠 안 보입니다. 알아보니 병원에 입원하였답니다.
엉망이 되어 인사불성이 된 ‘테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맥콜’의 삶에 변화가 옵니다. 명함을 받아둔 것이 있습니다. 테리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포주와 일당을 찾아가서 처단해버립니다. 아주 감쪽같이 말입니다. 세간에 뉴스로 나오지만 경찰은 이 집단 살해 사건을 그 관련 조직들 간의 세력 다툼으로 치부합니다. 그러나 그 술집을 경영하며 성매매를 업으로 하는 업주는 자기 식구가 무참히 당했는데 가만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세력다툼은 곧 돈벌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상부까지 보고된 상태에서 지시가 내려옵니다. 그리고 막강 킬러를 파견합니다. 그야말로 일이 뜻하지 않게 확대되어 갑니다. 자기 사업의 일부일 뿐이지만 소위 자존심 문제입니다. 여기저기 권력과도 손을 잡고 있는 마당에 어떤 놈이 감히?
낮에는 마트에서 일합니다. 함께 일하는 젊은 청년이 소방관이 되겠다고 시험 준비하는 것도 도와줍니다. 그런데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직장을 떠났습니다. 찾아가니 어머니가 경영하는 가게가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도와야 한답니다. 어느 날 경찰 두 명이 와서는 그 어려워하는 가게에서 자기네 자릿세(?)를 등쳐 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당장 쫓아가서 닦달을 내고 다음 날 그 돈을 가게에 돌려주게 합니다. 부패 경찰들은 얼마 후 누군가에게 사살됩니다. 자기네끼리 처리한 것이겠지요. 마트에 좀도둑이 들어와 계산대 직원의 자기 어머니 유품인 반지까지 빼앗아 도망갑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 반지가 직원에게 돌아옵니다.
그런 사소한 사건들은 세상의 큰 사건들 사이로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당사자들 아니면 알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조직을 가지고 있는 자들과의 상대입니다. 더구나 그들은 자기네 이익을 위하여 버금가는 권력과 결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대주고 대가로 권력의 비호를 받습니다. 돈으로 맺어진 관계는 끈끈하면서도 목숨이 걸려 있게 마련입니다. 아마 그런 줄 알면서 그 연줄에 매어달릴 것입니다. 그만큼 돈의 매력이 대단하다는 뜻이지요. 세상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바로 돈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돈 앞에는 성인군자도 없습니다. 성직자들 안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맥콜이 그러려고 시작한 일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호기를 부린 것입니다. 여린 한 여성의 인생이 무참히 깨지는 것을 보며 숨었던 의기가 터진 것이지요. 그저 한 여성을 위해 도우려고 한 일이 그렇게 커집니다. 이제 막강 세력, 조직과 대결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전직 동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실체를 알게 됩니다. 상대 쪽에서도 냉혹한 킬러가 드디어 조직을 해(?)하는 실체를 찾아내어 뒤쫓습니다. 드디어 실력자들이 맞서게 됩니다.
우리는 때로 이런 영웅(?)을 원합니다. 도무지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들이 많은 줄 압니다. 하기야 그 많은 시민들,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어찌 다 돌보겠습니까? 사회가 지탱하는 것은 사람들의 양심적 의식의 힘이 크다고 봅니다. 그래도 그런 의식을 깨며 자기 뱃속을 챙기려는 악한 무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일반 시민으로서는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홍길동 같은 의적이라도 나타나서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이야기 속에서라도 대리만족을 하려나 봅니다. 시원한 끝장과 ‘테리’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며 끝납니다. 잠시나마 기분이 좋습니다. 영화 ‘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를 보았습니다. 2015년 작품이네요.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