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코앞 연금관리 어떻게 할까
은퇴가 얼마 남지 않거나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의 고민 중 가장 큰 것이 은퇴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다. 금융 지식이나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대다수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방향조차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자산을 생활비로 쓰자니 아깝고, 뭔가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부담된다.
이런 경우 내가 써야 하는 생활비 규모를 생각해보고 먼저 월 소득 확보에 맞춰 재무설계를 하고, 남은 자산으로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은퇴투자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투자처만을 찾는다면 대상을 찾기 쉽지 않다. 사실상 100% 안전한 투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 후 월 소득이 확실히 갖춰져 있다면 남는 자금 투자는 부담 없는 즐거운 투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퇴 후 주식투자를 하면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면 변화되는 세상 물정 파악도 용이하며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은퇴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월 소득 확보 방법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연금자산이다. 은퇴를 코앞에 둔 이들을 위해 효율적인 연금관리를 위해 핵심적인 사항을 정리해 보자.
○ 3층 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 수령 때 확인할 것
국민연금이 언제 나오는지 알아두자. 예를 들어 1970년생이라면 만 65세 생일월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조기수령과 연기연금의 방법이 있는데 상황에 맞게 고려해보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제때 받자.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5년 전에는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공단에서 정하는 소득기준인 월 253만9734원(2021년 기준)보다 적게 소득신고하고 있어야 조기수령을 신청할 수 있다. 소득기준보다 많은 신고를 하고 있다면 연금수령 시 5년간 감액되니 연기연금 제도로 늦게 수령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돈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은 소득이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원래 수령 나이에 정상적으로 받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퇴직연금을 수령할 때는 근로자가 선택한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로 입금 받는다. IRP는 자기부담금을 적립하는 적립형IRP와 퇴직금이 입금되는 퇴직형IRP로 분류할 수 있는데, 2017년 이후 금융기관별 1계좌로 개정이 되어, 현재는 적립형과 퇴직형 구분 없이 하나의 IRP로 통합됐다. 퇴직 전 자기부담금으로 IRP에 입금하여 세액공제를 받으면서 개인적으로 연금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부담금과 퇴직금을 합해 연금으로 받는 것이 노후 생활자금 확보 등 여러 취지에는 부합되지만, 퇴직금으로 입금되는 퇴직급여는 바로 해지하여 일시금으로 받고자 한다면, 다른 금융기관에서 IRP를 개설해서 받는 것이 편할 수 있다.
퇴직연금 수령 방식은 대표적인 3가지 형태가 있다. 원하는 연금 수령 기간만큼 받는 기간수령, 원하는 금액을 정하고 해당 금액으로 받을 수 있는 총기간이 정해지는 금액수령, 죽을 때까지 원리금 형태로 수령하는 종신수령 등 금융기관별로 선택 가능한 수령 방식이 다르다.
상담을 하다 보면 IRP 연금 개시를 하면 상품운용수익 부분을 먼저 받을 수 있는지, 자기부담금부터 받을 수 있는지를 질의하는 경우가 많다. IRP 안에는 연간 세액공제한도를 초과하여 입금한 금액, 세액공제한도만큼 입금한 금액, 퇴직금을 받은 금액, 상품운용수익 등이 있는데 자금 재원별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①세액공제 받지 않은 자기부담금 ②퇴직금 원금 ③세액공제 받은 가입자부담금 및 운용수익 순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개인연금 수령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원하는 기간을 지정하여 해당 기간에 맞는 연금액을 수령하는 확정형과 종신토록 연금을 수령하는 종신형이 있다. 퇴직연금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 및 상품별로 수령 방법이 다르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1200만 원 넘는 사적연금엔 종합과세
연금 준비를 많이 해봤자 나중에 종합과세 등으로 세금만 많이 낼까 봐 연금 가입을 꺼리는 분들이 있다. 또 국민연금에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받으면 세금을 엄청 많이 낼 것으로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이는 사적연금 연간수령액이 12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종합소득세에 합산된다는 내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연금은 크게 공적연금(국민연금, 직역연금)과 사적연금(공적연금 외 연금)으로 분류된다. 연금수령액 1200만 원 초과 시 합산과세는 사적연금에만 해당되는 사안이므로 공적연금과 합산하여 생각할 필요가 없다. 즉 국민연금 및 직역연금(공무원, 사학, 군인 등)과 포함해서 계산하지 않으며, 사적연금 중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만 해당되는 것이다. 연금이 사적연금 한도에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구별할 수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간 1200만 원을 초과하게 되면 연금소득세뿐 아니라 당해연도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과세 신고를 해야 되므로 세 부담이 커진다. 연간 1200만 원 한도란 월 100만 원 이상 수령하는 것으로, 월 100만 원 미만으로 수령액을 받으려면 수령 기간을 적절히 늘려 조절하면 된다. 단순히 계산하면 은퇴 후 20년간 월 100만 원을 받으려면 원리금이 2억4000만 원은 돼야 한다. 세액공제를 받은 연금저축이나 IRP 상품만 해당되므로 일반적으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최재산의 노후대비 금퇴설계는 이번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칼럼을 사랑해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