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원조갈비집'을 찾았을 때 주인 김대영(42)씨는 부엌 옆 작업실에서 쇠갈비를 다듬고 있었다.
"최대한 지방을 잘 제거해야 합니다. 하루 종일 갈비에서 지방 발라내는 작업을 하지요.
이 작업이 (식당) 장사하는 것보다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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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 '안의원조갈비집' 갈비찜.
함양군 안의면(安義面)은 갈비찜으로 이름난 고장이다. 갈비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일곱 집이나 된다.
이 한적한 마을에 갈비찜을 하는 식당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안의가 지금은 함양군 안에 있는 면 중 하나지만, 예전에는 안의현(安義縣)이었지요.
안의현 안에 거창도 있고 함양도 있었어요. 현감이 여기 살았고, 그래서 정자며 기와집 같은 고택이 많아요.
양반들도 많이 살았죠. 양반들이 자시던 게 안의갈비라고 합니다.
또 예전에 이곳에서 큰 우시장이 열렸어요. 갈비탕이 더 유명했는데, 요즘은 갈비찜으로 알려졌죠."
일주일에 서너 번 갈비 여덟 짝이 들어온다. 갈비를 일단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다음 지방을 발라낸다.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 삶는다. 남아있던 피와 지방이 우러난 물은 버린다.
찬물을 붓고 다시 끓인다. 센 불에 30분 끓여 냄새를 없앤 다음 갖은 양념을 더해 서서히 달인다.
"옛날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음식들이 조금 촌스럽지요."
김대영씨 말처럼 안의갈비찜은 세련되진 않지만, 대신 옛맛을 지키고 있다. 갈비답게 뜯는 맛이 있다.
심심하면서 달착지근한데, 간장 짠맛이 아래 깔려 있다.
기름지지 않고 깨끗하다. 1960년대 음식 같기도 하고, 북한 음식 같기도 하다.
갈비찜도 갈비찜이지만 갈비탕이 아주 훌륭하다. 갈비탕 맞나 싶을 정도로 기름기 없이 투명하고 시원하다.
무미(無味)하다 싶지만,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감칠맛이 확 올라온다.
잡내나 잡미가 거의 없이 후추의 후끈한 매운맛만 느껴진다.
갈비찜 3만5000·4만5000원, 갈비탕 8000원. 공깃밥(1000원)을 시키면 갈비탕 국물이 딸려나온다.
●안의원조갈비집: 경남 함양군 안의면 당본리 12-1 (055)962-0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