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인연이 있다카네! -
권다품(영철)
세상이 넓다보니 온갖 사람들이 다 있다.
노름을 해서 가정을 거들내서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둘러서 가족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요즘은 남편 몰래 돈많은 남자를 만나서 용돈을 받고, 또, 그 몰래 만나는 남자 몰래 젊은 남자를 만나서 욕정을 해결하며, 그걸 또 친구들에게 능력이라며 자랑까지 하는 여자들도 있다고 한다.
TV 가족 상담 프로 그램에서는 술 마신 아내에게 맞고 사는 남편들도 많단다.
세상 참 지랄이다.
상담자가 안타까운 마음에 "그럼 부인한테 그렇게 맞고 사시면서 이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하고 물으면, "왜 안 했겠습니까? '지구 끝까지라도 가서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버린다'기도 하고, 또,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릴까 하다가도, 내가 없으면 자식들한테 또 그럴까 싶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하면서, 우는 남자도 있으니....
남자든 여자든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라면, 그 배우자만 힘든 것은 아닐 것 같다.
그것을 보는 자식들도 너무 힘이 들 것이다.
내 생각에는, 그런 인간이라면, 공권력으로라도 배우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식들에게도 접근금지를 시키고, 혼자 외롭게 늙어가다가 죽어가게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혼자 외롭고 초라하게 죽어가는데도, 배우자는 고사하고 자식들한테마져 몸서리 난다며 외면당하고, 혼자 숨을 깔딱 깔딱 하다가 죽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하고 가고 싶다."며, 한 번만이라 만나게 해달고 한다면, "ㅇㅇ 씨, 혹시 싶어서 이혼한 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연락을 해봤는데, '지금 만날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또, 지금의 배우자 몰래 나오기도 쉽지 않고, 또, 다시 만나기가 무서워서 못 오시겠다'네요. 또, 자녀들도 만나지 않겠다고 하고요."라는 냉정한 말을 해줘서, 혼자 죽어가게 될 때, 그는 어떤 생각으로 죽어갈까?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죽어간다는데도, 그런 말을 할 정도라면, 그 동안 그 자녀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집에 들어가면 엄마 아버지가 오늘도 또 싸우지 않을까? 그러면 나는 또 어디서 잔단 말인가? 차라리 학교도 때려치워 버리고 집이라도 나가 버릴까?'
얼마나 불안하고,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오고갔을까?
세상에는 사람이 많은 만큼, 만남에도 온갖 인연들이 많을 것 같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어른들의 반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사람도 있겠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몰래 가슴에다 묻고, 사랑도 없는 사람과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 남편에게 폭력에 시달린 날이면, 그 지옥을 벗어나고 싶어서, 보따리를 쌌다가 자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주저 앉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밤에 잠은 오지않고, 혹시 비라도 오는 밤이면, '옛날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이런 초라한 삶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은 더 미어지기도 하고.
부모 중 어느 한 편이 그런 사람이 있다면, 자식들이 나서서 "우리는 괜찮으니까 차라리 이혼하세요. 나가서 우리랑 같이 살면 되잖아요." 라고 말을 해서 해결해 주는 것도, 폭력에서 해방시키는 방법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연!
참 함부로 맺기가 조심스럽다.
지금 한 집에서 같이 살고는 있지만, 사랑도 없이 사는 인연들도 있겠다.
또, 비가 오고 눈이라도 오는 날은 옛날 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한 번 만나 보고싶은 사람도 있겠다.
아니면, 지금은 너무 초라해져 버린 자신이 부끄러워서, 몰래 숨어서라도 한 번 보고 싶은, 그런 잊혀지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전공 공부를 할 때, 고전 문학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이다.
저 위 하늘나라에는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남녀의 인연을 끈으로 묶어서 맺어주는 "월하빙인, 또는 월하도인, 월하노인"이라는 노인이 있단다.
그 노인은 지상 세계를 내려다 보고 있다가, 이 남자와 저 여자가 참 잘 어울리겠다 싶으면, 그 두 남녀의 인연의 끈을 묶어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한다.
지금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 것 같은가?
성격이 서로 참 잘 맞아서, 어쩐지 "월하빙인"이 인연의 끈을 묶어주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인가?
아니면 멀끔하고 잘생긴 꼬라지만 보고, 선택해서 지금 후회 속에 살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한순간의 욕정을 못 참고 젊은 기분대로 휘둘렀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발목이 잡혀 있던가?
혹시, '아~그때 그 남자를 잡았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때는 없는가?
아니면, '지금 여자보다 얼굴이 약간 덜 예뻐서 그렇지, 착하기는 그 여자가 훨씬 착해서 그 여자와 결혼했더하면 이 따위로 살지는 않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없는가?
당신은 지금 착한 사람과 살고 있는가?
그럼 '내가 착하게 살아서, 이 사람을 만나게 해 줬나 보다' 생각한다면, 틀린 말일까?
혹시, 몸서리나는 사람을 만나 고생 속에 살고 있는가?
그러면, 내가 어떻게 잘못 살았길래 이런 인간을 만났을까를 생각한다면, 쓸데없는 생각일까?
어떤 결과에는 그 결과를 만드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지금 행복하든 불행하든, 그 삶은 당신이 살아온 결과물이 아닐까?
어이, 요새는 이런 사람들도 있다며?
여자가 얼굴만 좀 예쁘다 싶으면, 이 남자도 찔러보고, 저 남자도 찔러 보고, 온갖 남자들이 다 껄떡거린다며?
그렇게 그 여자 간 키워 놓으면, 그 여자는 이 남자 만나서 "오빠"하며 용돈 빼내고, 저 남자 만나서 "여보"하면서 욕정 불태우고....
또, 남자가 돈이 좀 있다 싶으면, 마누라도 있고 애인이 있는 줄 알면서도 여자들이 "오빠 오빠" 하면서 줄을 선다며?
어이, 너거도 이 말은 들어 봤을 끼라.
바다에서 배가 디비지가꼬 판자 쪼가리 하나 잡고 있으마, 목 말라서 물 생각이 안 나겠나?
목 마르다꼬 먹어서는 안 되는 바닷물을 마시다 보마, 목은 자꾸 타고, 결국에는 갈증이 나서 죽어뿐다 카더라 아이가 와.
같은 물 같은데, 바닷물은 와 마시면 나실 수록 자꾸 갈증이 더 심해지고, 결국에는 죽어뿌겠노?
내 쪼맨할 때 어른들 말씀이 "사람한테는 그 사람에 맞는 인연이 있는 기라." 카시더라꼬.
또,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꼬라지만 보고 만나마, 언젠가는 꼬라지 값은 꼭 하게 돼 있다." 카시더라꼬.
어릴 때는 '여자 예쁘마 좋지. 여자 안 예쁜 거 그거 어데 쓰겠노'싶더마는, 나이가 쪼매이 들고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이끼네, 그 어른들 경륜이 참 대단하다 싶더라꼬.
나는 쪼맨한 알랄 때부터 밥상머리에서 그런 말을 자주 듣고 컸거든.
그래서 그런지 나는 여자 얼굴이 아무리 예뻐도, 저 여자 마음은 어떨랑공 살피게 되더라꼬.
얼굴은 요새 성형술이 좋으이끼네, 성형하마 되지마는, 마음씨 고약한 거는 돈으로 고치기는 힘든다 아이가 와.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착하마 직이는데, 그쟈?
그기 바로 금상첨화 아이겠나?
*월하빙인=월하도인, 월하노인
- 하늘위에서 지상 세계를 내려다보고, 남녀의 인연을 끈으로 묶어서 맺어주는 일을 한다는 노인.
2023년 2월 15일 밤 11시 46분,
권다품(영철)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