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9일
웃는 모습이 예쁜 여자
치과 치료를 시작했다. 먹는 것이 어려워진 요즘은 기분이 착 가라앉아서 영혼이 가출한 상태다. 치아가 오복 중에 하나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한다. 잇몸이 내려앉으니, 치아가 흔들린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이러다가 틀니 하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아가 고르지 못한 것은 있어도 그렇게 부실하지는 않았다. 혼자 생각이지만 그동안 충분히 고생했다. 힘든 시간에 나만 아픈 것은 아니었다. 온몸이 함께 아팠다. 그나마 잘 견뎌내 준 내 몸과 마음에 미안함과 고마움이 크다. 다독이면서 치료하는 중이다. 예순이라는 나이는 천천히 몸과 마음을 돌보면서 쉬엄쉬엄 걸어가는 나이인 것 같다.
“자기는 치아가 어때?” 동갑내기 친구에게 대뜸 싱겁게 물었다. 내 안부를 그렇게 전하고 있었다. “우리 나이에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 말에 위로받았다. 그러면서 나도 잇몸이 약해서 치료받고 있다고 묻지도 않은 말에 답을 했다. 잇몸이 아파서 부드러운 것만 먹고 있다고 하니까 “이제는 먹는 것에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먹으면 되지,”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욕심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본죽>에서 사 온 소고기 야채죽을 맛있게 먹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또래 친구의 한마디가 내 기분을 바꾸어놓았다.
오랜만에 친한 언니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다. 최근에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그 후로 인기척이 없어서 몸살이 나셨나? 걱정이 되었다. 바쁘게 지내고 계신다는 반가운 답장을 받았다. 요즘 치과에 다닌다고 하니 언니도 올해는 죽어라 치과에 다녀야 한다고 한다. 머릿속에 치과로 가득하니 주변 사람에게도 안부가 치과 이야기다. 두려워하지 말고 씩씩하게 치료받기로 나 자신과 수없이 약속한다.
남편에게도 입안을 보여주지 않는데 의사 선생님 앞에서는 입을 크게 벌리고 치료받는다. 선생님께 “예쁜 미소를 되찾고 싶어요.” 하니까 무슨 말이지? 하는 표정으로 웃었다. 잇몸이 부으니까 치아도 흔들리고 그러다 보니 뽑는 치아도 생길 것이다. 그러면 남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웃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평소에도 잘 웃는 사람인데 말이다. 아무튼 올 하반기에는 치과를 열심히 다니면서 예쁘게 웃는 여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