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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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은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좋아합니다.
사제가 되려고 해도 신학대학에 입학해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쳐야 하기에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꼴등 한 것은 물론이고
워낙 둔재여서 퇴학까지 당할 뻔했던 신부님이 있었는데
오늘 축일을 맞는 요한 비안네 신부님이 그런 분입니다.
비안네 신부님은 2000년 교회역사 동안
본당 신부님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聖人의 경지에 오른 사제였습니다.
비안네 성인은 1790년에
프랑스의 리용 근교에서 태어났습니다.
비안네는 어릴 때부터
벌써 성모님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종소리가 날 때마다 성모송을 외웠다고 합니다.
비안네가 태어난 시대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서
나폴레옹이 온 유럽을 침략하여 혼란하던 시대였습니다.
혁명 정부는 교회의 재산을 몰수하고
수도원을 약탈하였는데 더 나쁜 것은 성직자 수도자들을
보는 대로 잡아 죽였습니다.
비안네는 어릴 때부터 양을 치면서
‘성모님이 나에게 가장 바라시는 게 무엇일까?’하고
자주 생각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정복하고 나서
교회마저 장악하려고 교황을 자기에게 굴복시키려 했으나
교황 비오 7세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나폴레옹은 로마의 추기경들을 파리로 납치해가고
바티칸의 문서도 모두 파리로 옮겼습니다.
교황은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혼란에 빠졌고
신자들은 기도로 이 시련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이런 시대에 비안네는 16살 때부터
본당 신부님의 밑에서 복사 활동을 하다가
신학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워낙 나빠서
몇 번이나 학교에서 쫓겨날 뻔했습니다.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10여 년간 공부를 다 마치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서품을 주던 날 주교님이 “나는 당신에게 서품을 줍니다.
부족한 것은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비안네는 우여곡절 끝에 사제가 되어
보좌신부를 거쳐 아르스 성당의 본당 神父가 되었습니다.
그곳은 신자들이 거의 성당에 나오지 않았고
건물만 서 있는 성당이었습니다.
성당도 찌그러질 정도였고
사제관도 마구간처럼 누추했습니다.
그런 성당에서 비안네 신부님은
겸손하고 친절하게 신자들에게 면담을 해주고
기도를 하고 성사를 베풀었습니다.
이때부터 비안네 신부님은
하루에 열 시간 이상씩 성사를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신자를 딱 만나면
그 사람의 영혼 상태를 훤히 들여다보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신자들은 신부님을 만나면
사도들이 예수님을 만나듯이 숨길 것 하나 없이
신부님을 믿고 성사를 보고 회개했습니다.
이렇게 비안네 신부님이 신비한 능력으로 신자들을 회개시키자
전국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聖人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아르스 본당으로 순례를 오고 성사를 보았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은 이렇게 깊은 성덕과 은총으로
신자들의 영혼을 꿰뚫어 보고 회개시켜
냉담하던 신자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였습니다.
하루는 매일같이 성당에 와서
성체조배를 하고 가는 농부가 있어 그를 붙잡고
“당신은 성당에 앉아서 예수님과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
하고 묻자 그 농부는 “하느님과 저는 서로 사랑하기에
우리는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저는 그분을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그분은 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십니다.”
이렇게 신부님의 성덕에 이끌려
순박한 농부가 천사 같은 신앙을 가져있었습니다.
비안네 신부님이 수많은 신자들을 회개시키고
하느님께 인도하자 사탄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사탄이 하느님의 허락을 얻어 욥을 공격했듯이
이번에도 하느님의 허락을 얻어
무서운 괴물들의 모습으로
비안네 신부님을 공격하러 온 것입니다.
마귀는 비안네 신부님이 잠들면
여러 괴물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무서운 천둥소리로 어지럽게 만들고
방안을 빙글빙글 돌며
비안네 신부님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했습니다.
신부님이 침대에 누워 잠을 자면
침대를 높이 들어서 땅에 떨어뜨리고
이불을 불로 태웠습니다.
수많은 괴물들이 주위를 돌며 비안네 신부님을 괴롭혔으나
비안네 신부님은 오히려 더욱 침착한 표정으로
성호경을 긋고 기도에 잠기면
주위는 조용해지고 마귀들은 다 도망갔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날은 더욱 많은 신자들이
신부님의 성덕에 이끌려 전국 곳곳에서 찾아왔습니다.
이런 마귀의 공격을 매일 받았으나
비안네 신부님은 한 번도 화를 내지 않고
기도와 인내로 이겨냈습니다.
마귀들은 쫓겨나면서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우리의 군대가 파멸되었는지 모른다.
비안네 신부! 기다려라. 다음에 더욱 강력한 군대를 데려와서
너를 반드시 파멸시키겠다.” 하면서 물러갔지만
다시는 비안네 신부님을 찾아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비안네 신부님은 이렇게 41년 동안 아르스 본당에서
수많은 신자들을 회개시키고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
41년이 지난 1859년 8월 4일
그 날도 16시간 동안 성사를 주고
자기 방에 와서 조용히 눈을 감고는
평화스럽게 하느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혼란한 세상에 태어나서 하느님께 대한 순진한 사랑과 기도로
수많은 사람들을 회개시키고 구원으로 이끈 비안네 신부님은
모든 본당 신부님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구원받는 길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기도하고 남을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기도하고 묵상하고 성사를 베풀고
겸손하게 신자들을 예수님처럼 받들었던 분
이렇게 비안네 신부님은
사제로서 가장 깊은 성덕 경지에 오른 聖人이었습니다.
우리도 순진한 믿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기도의 힘으로 남들을 사랑하며 산다면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삶이 될 것입니다. 아멘.
강론-건천성당 주임신부 김교산 알체리오
♬ Benedictus- Hay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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