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여덥 개의 산’이라 하여 혹 또 팔공산 이야기를 하나 싶으실테지만....^^
몇 년만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실로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습니다.
더구나 개봉작을 당일 첫 회에 보긴 난생 처음이었으니....
아직 시처적응이 안되어 새벽녘에 잠시 눈을 붙이고 부스스 일어나자마자 나선 건 주중 비번을 이용, 비오는 날 무언가 색다른 걸 하고팠던 마눌님의 무언의 눈치에 이끌린 탓도 있지만 몇 년 전에 번역 소개된 소설 <여덟 개의 산>을 아주 감명 깊게 읽은 기억도 있고, 더구나 이탈리아 알프스 아오스타 계곡에서 실제로 촬영했다는 기사를 접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으랴 싶었기에.
아오스타 계곡이라면 몽블랑 남측 자락에서부터 마터호른, 몬테로자로 이어지는 이태리 북서부의 광대한 산악지대로서, 익숙한 몽블랑의 샤모니 계곡이나 융프라우의 그린델발트, 혹은 마터호른으로 유명한 체르마트 쪽과는 또다른 덜 관광화 되고 한적하며 수수한 목가적인 알파인 풍광을 자랑하는 지역으로서, 종종 찾는 몽블랑 남측 꾸르마이어 쪽 외에도 몬테로자 일주나 마터호른 일주, 그랑 파라디소 일주시 통과하게 되는 여러 산악지대가 모두 아오스타 지역에 걸쳐 있을 정도로 알프스에서 꽤 중요한 지역이죠.
바로 그 무대에서 펼쳐지는 우정과 가족애의 잔잔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서 (화려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와는 결이 다른) 2시간 이상의 상영이 전혀 지겹지 않을 정도이기에 강추합니다.
저 또한 2,000미터 고지의 숱한 알프스 언덕들을 오르내리면서 폐허로 쓰러져 있는 옛 돌집(알파지)들을 보며 저것들을 고쳐 지어 살면 오죽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 이 영화와 책을 보며 어렴풋이 찾은 답이 있었으니....^^
듣고 싶으신 분은 알프스에서 질문해주시면....
기억이 또렷하진 않지만 삼사년 전에 읽은 책과 영화의 내용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고 제자신 알프스에서 영화 촬영 도우미로 두어 번 경험해본 바, 알프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최고의 영화 중 하나임은 분명할 듯 합니다.
더구나 일반인들은 잘 찾지 않아 너댓 명이서 호젓하게 관람할 수 있었으니...^^
첫댓글 예매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영화!
와~
좋은영화 득템했네요.
꼭 봐야겠네요.고마워요~
예, 산과 우정, 가족애와 사랑, 현실과 산과의 관계 등등을 적절히 과장되지도 않고 잔잔하게 잘 그린 작품인 것 같습니다.
독서의 감동과는 또다른 감흥이 있어 강추합니다. ㅎㅎ
저도 어제 인터넷 써핑하다가 '이 영화 봐야겠다'
생각했었어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친구의 얽히고 설킨....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와 갈등....
풍경이 알프스라서 더 보고싶습니다^^
프랑스 유명 문학상을 받은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지라 과장되거나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더 공감이 가더군요. 더구나 익숙한 알프스의 풍광이 무대인지라....
사실 저 또한 주인공 부르노와 닮은 면도 있었지만 간신히 현실세계로 구조되었으니....ㅎㅎ 그 구조대원?이 문제적 인물인지라....
제목을 보고 문득 파올로 코엘료의 소설 <다섯번째 산>을 구매해 놓고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여덟 개의 산>은 예고편만 봐도 얼른 달려가서 보고파지는 영화네요... 좋은 영화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최근에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본 <오펜하이머>란 영화가 저의 전공분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서 그랬는지...
3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감동적이고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있는지라...
저의 부전공(?)이라 할 수 있는 산 관련 영화라서 이 영화도 꼭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ㅎㅎ <다섯번째 산>이라는 책이 있었군요. 그리고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도 보고 싶군요.
바쁜 일상에서 접하는 재미들이 있어 살만하다는 생각이.....ㅎㅎ 덕분에 위 책이나 영화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폭력, 과장, 잔인성, 마약 안 나오는 참 편한 영화였습니다. 몬테로사가 보이는 이탈리아쪽 마을이 배경인 듯 했구요. 책에도 저희가 몬테로사 일주할 때 들렀던 마쿠나가, 알라나 등의 마을 이름이 나와 주인공들이 꼭 아는 사람들 같이 느껴지는 듯.
ㅎㅎ. 알프스의 산 풍경만 봐도 득템인 영화입니다.
책도 그랬었지만, 무엇보다 강요하지 않는(?) 감동의 여운이 오래간다는...
저도 알프스 보러 가봐야겠습니다. ㅎ
예, 두리봉님과 오랜만에 시내 나들이겸 즐겁게 다녀오시면.... 즐영하시기 바랍니다.ㅎㅎ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교정 상의 오류가 간혹 있긴 하지만 산을 이토록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한 문장들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빙하, 알파인 지대의 황량한 매력, 알파인 호수가 주는 느낌을, 알프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울림으로,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시처럼...다시 읽으니 더 감동이네요. 한 다섯 번은 더 읽게 될 것 같은 책입니다. 베껴 적고 싶기도 하고. 영화 덕분에 이 책을 다시 읽게된 건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