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년 5월 3일 수요일
보금자리 센터는 북적인다. 화면에 다 담지도 못할 정도로 덩치 큰 녀석들이 가득하다. 책을 읽기도 힘들어 하고,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던 녀석들이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책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거나, 네이버의 힘을 빌리는 아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조금이라도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안도현의 '연어'는 아이들이 읽은 책 중 아마 가장 두꺼운 책일 것이다. 거기다 아이들은 연어의 생태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이 책이 그냥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라고만 알고 있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이 정도 되는 책은 읽어도 될 것 같아 과감하게 골라 보았다.
항상 노트에 절반 정도만 쓰던 센터 막내 '희'는 요즘 들어 한 장을 가득채운다. 내용의 2/3는 네이버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 부분은 자신의 생각을 쓴다. 처음에는 책 내용을 그대로 써서 내서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자신의 글을 써보라고 주문했더니 이 정도로 좋아졌다.
자신없는 목소리, 희미한 글씨체를 가지고 있던 '공'은 요즘 들어 엄청난 발전을 했다. 평소 생각이 깊은 녀석이었다는 것이 글에 드러나 있었고, 책이 핵심 내용을 잘 파악해 멋진 글을 써서 내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삶에 의미를 찾으며 강을 거슬러 올라 가던 연어처럼 아이들도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기를 바랬다. 이렇게 사고치고, 재판받는 의미없는 인생에서 벗어나 제대로 살아보고자 하는 의지를 글로 보여 주었다. 글에 보여진 마음처럼 그대로 살아내어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