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몰 성공 스토리 배우자” 자치단체·상인회 방문 잇따라
오일장, 난전(亂廛), 우시장, 닭전...
꼭 어감(語感) 탓은 아니지만 전통시장과 젊은 세대 사이에는 좁히기 힘든 간극(間隙)이 있어 보인다. 1020세대들에게 전통시장은 중세적 경제 현장처럼 낯선 문화일 것이다.
재래시장이 당대에서 끝나는 문화유산이 아니고, 앞으로 시민들의 삶속에서 살아 있는 전통으로 남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와의 친화 작업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자치단체와 시장상인회 측은 젊은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영 프렌들리’(Young Friendly) 정책과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전통시장과 접목하기 위한 ‘청년몰’이다.
2018년 대구에서 첫발을 내딘 청년몰은 기대처럼 큰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내 중심 번화가나 현대 문명에 익숙한 신세대들이 일부러 시장으로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유인책과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전통시장과 젊은 세대는 동거하기 힘들다’는 등식을 보기 좋게 깬 곳이 있으니 바로 현풍백년도깨비시장(이하 현풍시장)의 ‘현이와 풍이의 청춘신난장(이하 청춘신난장)’이다. 재래시장이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시장상권 활성화는 물론 청년들의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현풍시장으로 떠나보자.
◆2019년 오픈하자마자 월매출 1억5천만 돌파=2019년 3월 달성군은 현풍시장 내에 ‘청춘신난장’을 오픈했다. 재래시장에 젊은 피를 수혈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이를 기반으로 20대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18개 점포로 시작한 청년몰은 개업과 동시 월매출 1억5000만 원을 달성하며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청년몰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제일 먼저 지역 언론들이 이 현상을 반겼다. 대구MBC ‘시시 각각’과 대구KBS ‘라이브 오늘’에서 제일 먼저 우수 점포들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전국의 유명 유튜브 채널들도 앞다퉈 ‘청춘신난장’을 소개하며 젊은층의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청년 상인들도 자신들의 성공 스토리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한다’는 컨셉트로 자치단체의 각종 행사에도 발 벗고 나섰다. 비슬산참꽃축제, 동성로컬러풀축제, 수성못페스티벌 등 지역축제에 빠짐없이 참석해 청년몰 홍보에 최선을 다했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각종 공예, 푸드 체험 교육을 실시하며 교육 봉사에도 앞장섰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 등록해 매달 수익의 일정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자치단체도 버스킹, 댄스공연 등 볼거리, 즐길거리 마련=청년 상인들의 이런 노력에 자치단체도 힘을 보탰다. 청년몰에서 진행하는 정기 이벤트 행사에 버스킹, 댄스공연, 페이스페인팅 퍼포먼스 등 각종 볼거리·체험 행사를 기획해 지역 주민들이 한층 젊어진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청춘신난장의 로고, 이미지가 인쇄된 각종 리플렛, 홍보현수막, 청춘난장 보틀, 물티슈를 제작해 방문객들에게 배포하는 것도 자치단체의 몫이었다.
자치단체가 특히 역량을 집중했던 분야는 SNS를 통한 시장 홍보였다. 파워 블로거와 인플루언서 들을 활용해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홍보에 집중했고 버스-래핑, 지하철 와이드광고 등 대중교통을 통한 옥외광고에도 열을 올렸다.
상인회에서도 공동마케팅 사업지원,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 청년몰이 일찍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자구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외식업·창업으로 특화된 D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대학생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전공 교수들의 외식 창업에 대한 전문적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별 점포들의 효율적 운영과 자립도 향상에 도움을 주었고, 신메뉴 개발·레시피 개선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Needs)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청년몰 관계자는 “청년몰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체적으로 정기 행사를 기획해 공동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한다. 청년몰 자체 PB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 모델을 개발한 점도 큰 성과였다.
달성군은 앞으로 청년몰의 단골 확보를 위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매장별 매출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메뉴 보완 및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피드백 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점포의 폐업에도 대비 평소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공실(空室) 발생시 에비창업자 중 경쟁력이 검증된 상인이 우선 입점토록할 계획이다.
현재 청년몰에는 분식집, 식당(갈비찜, 크레페, 디저트 카페, 샐러드, 파스타, 쌀국수, 돈가스, 제빵소)과 헤어숍, 네일숍, 사진관, 수공예 인테리어 등이 입점해 있다.
달성군 관계자는 “자치단체와 전통시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청년몰이 다소 부진한 셈인데 현풍시장 청춘신난장은 전통시장에 뿌리를 내린 모범적인 사례로 분류된다”며 “청춘난장의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 상인회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①물론 회원시장은 오일장은 물론 주민 생활·유통시설로서의 일일 상설시장도 활성화 되었다.
도시철도 1호선 화원역 역세권에 위치한데다 2000년에 준공된 명곡미래빌주공1~5단지가 들어서 충분한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있고, 지역 단독주택가 주민들의 상권 충성도도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②달성군은 2019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시장 상가건물 옥상에 문화복합공간을 개장해 주목을 끌었다. 달성군과 상인회는 이 옥상공원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새로운 이벤트 공간으로 가꿔갈 예정이다. 2019년에는 이 옥상에서 ‘화원시장 예술에 물들다’를 주제로 옥상축제를 열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③시장 곳곳에 시장 역사를 담은 조형물, 그림, 안내판이 조성돼 시장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순대국밥, 손수제비, 닭강정 등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어 연중 맛객, 미식가들을 불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