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고향에 있는 산을 올랐다.
4월을 코 앞에 둔 산은 그야말로 꽃 대궐이다.
봄은 온통 연분홍치마를 입은 봄처녀를 앞세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덩굴에는 찔레잎이 피어나고 칠해목도 푸른 기운이 완연하다.
자세히 보니 나뭇가지에도 하나 둘 싹이 나오고 있다.
능선 쪽에는 현호색이 나 좀 보라는 듯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밤뱌우의 미운 얼굴도 꽃 속에 묻히니 그런대로 넘어간다.
봄이 파종의 계절인 줄 멧돼지도 아는지, 어느 님의 산소에 밭을 일궜다.
'돼지야 여기에 뭘 심을라고 일궈놨냐?????'
철 지난 영지가 뱜바우얼굴만하다.
'얼리려! 씨방이 날씬한 걸 보니 하수오가 맞네`~~~~~'
뱜바우가 촛짠 줄 어찌 알고 놀린다.
박주가리다.
이렇게 꽃 속에서 놀다 산을 내려와 공장으로 갔다.
첫 부추가 많이 자랐다.
첫 부추는 사위도 안 준다'는 거 아닌가?
한 봉다리 자르고 쪽파도 뽑았다,
내일이 한식행사가 있으니 마누라 김치 담을 때 유용하지 싶다.
전 주에 피기 시작한 매화는 이제 하나 둘 꽃잎을 떨구고 있다.
시골집에 오니 이웃의 서울친구가 와있다.
영지 딴 거 건네고 공장뚝에서 캔 하수오 묘도 한 주 줬다.
"이 거 하수 온 디 남새밭에 심어봐```````"
한나절이 다 됐다.
간단하게 친구와 라면으로 점심을 했다.
차에 전 주에 가져온 지게를 싣고 한식에 쓸 축문을 가지고 선영에 올랐다.
조경석 아래에 무늬종 윤판나물이 촉을 티우고 있다.
바위틈에 와송도 이쁘게 올라온다.
농막사장 남매가 뭉쳤다.
삼겹살을 굽고 있다.
부르니 가서 몇 쌈 하고~~~~~~~~`
다시 시골집으로 와서 그늘막에 남아있는 조롱박 몇 개를 걷어 내렸다.
쇠톱으로 박을 타서 속에 있는 박 씨를 꺼냈다.
혹시 여문 씨앗이 있는가 해서 꺼내본다.
가을에 딴 박에서 씨를 발라 널어놨더니 새들이 모두 가져갔으니 올해 심을 씨앗이 없다.
잘하면 한두 개 건질 수 있겠다.
물에 불려 마당 한 켠에 심었다.
지하실에 있던 무우를 모두 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일요일에는 한식을 지내러 일찌감치 선영으로 갔다.
마누라가 새벽같이 일어나 끓여놓은 탕국과 밥, 김치를 가져갔다
먼저 제절에 날려와 쌓인 낙엽을 걷어내고
수도가에서 물을 길러다 상석에 뿌려 닦고 석탁 가스버너에 물을 올려 데웠다.
목기를 닦아서 제물을 진설해야 하지 않겠나?????
유사인 인천동생 부자와 증평동생이 올라온다.
이어서 형이 올라오신다.
데운물과 찬물을 섞어서 목기부터 닦고 하나 둘 제물을 진설했다.
13위의 조부와 조모를 모시는 자리니 술잔이 스물여섯이다.
상석을 두 개 연결한 상에 과일과 잔만 즐비하고 전류가 별반이다.
간단하게 간단하게 노래를 했지만 너무 휑하다.
두부 전, 멸치전, 김치전, 파전 정도는 있어야 구색이 맞지 싶다.
시제에는 그리하라 일러야겠다.
형의 무남독녀의 가족이 올라온다.
자식이 셋이니 다섯이 더해졌다.
오랜만에 삼 대가 모여서 제를 올렸다.
산신제를 먼저 지내 예를 올리고~~~~~~``
첫 잔은 두 잔씩 들고 가서 산소와 비석 앞뒤에 뿌려 조상님을 불러 모셨다.
멧돼지 때문에 산소에 뿌리는 걸 저어하는 분위기지만 바로 옆에 농막이 있고 개가 두마리나 있으니 이리한다.
정성을 다해 제를 지냈다.
대전 작은동생이 밴드셑트를 가져와 분위기를 돋군다.
멋진 트럼펫 연주가 이어지고 형이 노래를 두 곡이나 뽑는다.
퇴직을 하고 취미로 악기연주를 하면서 봉사활동도 열심인 대전 작은 동생이다.
제기 걷어다 샘가에서 닦고 있는 사위와 조카딸이 한 목 제대로 한다.
닦은 제기는 부모님 산소 상석에 널어놓고 모두 떠났다.
나만 남아서 마르기를 기다려 기물창고에 넣었다.
선영 위의 산을 탐색해 봤다.
고사리가 올라왔는지 궁금하고 다음 주에 꺾을 수 있을 지를 가늠해 봤다.
아직 올라올 기미가 안 보인다.
술을 깰 겸 시골집으로 왔다.
둘러보는 데~~~~~~~`
가스대가 어설프다.
형이 쓰던 매립형 가스대를 앵글을 짜서 올려놨더니 부자연스럽다.
가스대 분리하고 칫수 재보고 ~~~~~~`
싱크대에 칫수에 맞게 자를 곳을 표시하고 그라인더로 컷팅을 했다.
가스대를 밖으로 내놓고 해야는 걸 주방에서 했더니 쇳가루가 날려 날리부르스를 춘다.
이제 제대로 세팅이 되었다.
으메 징한 거 ~~~~~
청소하는 데 시간이 많이 간다.
이 것이 가스버너가 올려져 있던 앵글과 잘라낸 싱크대 스텐판이다.
이렇게 한식행사를 마무리했다.
동기간 만나서 즐거웠고 조카,손주들 보니 반가웠다.
대전 작은동생도 밴드세트가져와 흥을 돋우느라 고생했다.
집에 오면서 산을 보니 벚꽃도 산에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본격적인 봄이다.
무심천의 벚꽃도 이번 주가 절정이지 싶다.
다람쥐쳇바퀴 돌리는 고향행을 적게하고 산에도 가서 나물도 뜯고 운동도 해야겠다.
첫댓글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바쁘게 지내시네요
감사합니다. 나이가 드니 주말마다 고향으로 향합니다. 즐거운 주말 맞으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