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당한다고 3 가지 경우를 생각해봅니다. 육지에서 당할 수 있고 바다에서 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중에서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디서 당할 때 생존율이 가장 높을까요? 그야 육지에서 당하는 경우입니다. 일단 탈출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바다에서 당한다면 뛰어내려도 당장 죽지는 않습니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공중에서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생존율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탈출이란 것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낙하산을 소지하고 비행기를 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탈출이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비행기가 안착하지 않는 한 살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끔 비행기 납치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테러범들은 비행기를 자기네 원하는 곳으로 몰아갑니다. 승객들은 끌려가기는 하지만 일단 생명은 건집니다. 그렇지 않고 비행기 내에서 사고가 터지면 어떻게 될까요? 기내에서 총질을 하여 행여 기체에 손상이 생기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기내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같이 당하는 일입니다. 그야말로 공포에 휩싸이게 되겠지요. 그래도 유능한 조종사가 있다면 어떻게든 비행기를 가까운 곳에 안착시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못된 범죄인들이 조종사를 해쳐서 실제 조종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언제 어디엔가는 내려야 합니다. 누가 조종을 하지요? 자동차처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러자고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조종사와 부조종사까지 모두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 비행기에는 조종사가 없습니다. 다행히 자동조종장치가 있어서 일단 운항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냥 하늘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목적지나 경유지에라도 착륙을 해야 합니다. 그것까지 일일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도록 몇 가지는 조작을 해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누가 조종하겠습니까? 연쇄살인범 ‘라이언’도 그렇게 되기를 작정하고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몇 안 되는 승객들과 승무원들을 한 곳에 가두어놓고 어쩌려는 것일까요?
눈여겨 보아둔 승무원 ‘테리’와 둘이서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고자 조종실로 간 테리는 깜짝 놀랍니다. 조종사는 조종실 앞 복도에 총격을 받아 죽어 있고 부조종사는 조종실 안에서 그 바닥에 상처를 입고 죽어 있습니다. 총격 사건으로 비행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충격으로 비행기가 심히 흔들릴 때 확인하려 일어나려던 순간 넘어져 큰 상처를 입었던 것입니다. 사태를 알게 된 테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놀라서 돌아 나오려는데 라이언이 시신을 옮기고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다시 조종실로 들어옵니다. 관제탑에서는 계속 연락이 옵니다. 그러나 무전기를 어떻게 조작하는지도 모릅니다. 상황을 알려주고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어찌하지요? 다행히 매뉴얼을 찾아 일단 연락은 이루어집니다.
탑승하고부터 라이언은 테리에게 주목합니다. 범죄자로 이송되고는 있지만 악인이라고 믿기지 않습니다.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테리는 정중하게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걸어주는 라이언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이미 죽은 다른 한 명의 범죄자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데 동료 승무원의 이야기를 들으니 연쇄살인범이랍니다. 그리고 결국 그 실체를 보게 됩니다. 그 동료 ‘메기’를 찾으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그녀의 주검을 만납니다. 그 때부터 비행기를 살려보려는 테리와 그 테리와 뭔 짓을 해보려는 라이언과 쫓고 쫓기는 상황이 됩니다. 그 가운데 관제탑에서는 테리와 연락이 되어 구출 방법을 찾습니다. 다행히 라이언은 처결됩니다.
문제는 이 비행기와 남은 사람들의 생명입니다. 테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현재 자율주행차가 나와 있습니다. ‘각종 센서와 중앙제어장치가 있어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차’라고 합니다. 어쩌면 운전면허도 필요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돈 들여 시간 들여 그 면허증을 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니 얼마나 좋습니까? 청소년들 어렵게 아르바이트 해서 돈 모아 운전학원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몇 년 안에 드론 택시도 나온다는데 혹시 운전자 없이 운용되는 거 아닐까요? 드론은 대부분 원격조정을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20년 전에 이미 비행기가 자동으로 운항을 할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물론 혼자서 이루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하게 하나하나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는 것조차도 쉬운 일은 결코 아닙니다. 집에서 컴퓨터도 맘대로 누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모르면 단추 하나 누르기도 겁이 납니다. 행여 무슨 작동이 될지 어찌 압니까? 더구나 목숨이 달려 있는 일인데요. 물론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속된 말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면 저지르고 보는 거지요. 승무원 한 사람의 침착하고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사람들 목숨 살리고 비행기도 건집니다. 영화 ‘터뷸런스’(Turbulence)를 보았습니다. 1997년 작입니다. 이 용어 ‘난기류’란 뜻입니다. 비행기 여행 중 느끼는 스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