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교도소에 출근해서 퇴근 때까지 하루종일 재소자들과 더불어 사는 현직 교도관으로서 직장동료의 죽음을 보고 너무나 슬프고 답답해서 이 글을 쓴다.
담안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혹시라도 내 의견이 직설적이고 편파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담안의 실상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썼다는 것을 이해해 주길 바라며...
오늘은 정말 슬픈 날이다.
하늘도 아는지 추적추적 지루한 비가 내린다.
지난 7월 12일 대전교도소에서 근무 중이던 교도관( 46세)이 재소자가 난데없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서 뇌사에 빠졌다가 결국 사흘 후인 오늘 오후에 돌아가셨다.
일단 뇌사에 빠지면 웬만해선 1개월은 살던데 사고 후 바로 병원으로 후송했음에도 겨우 3일을 못넘긴 것을 보면 얼마나 처참하게 맞았는지 가슴이 아프다.
담당의사 말이 병원 도착 당시 '이미 기도와 식도가 없는 상태'라던데..
세상에....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기도와 식도가 없어지다니????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각 신문사는 거의 보도를 안하고 TV 뉴스에서 단신으로 지나가듯 보도했다.
특히 평소 재소자 인권이라면 만사 제치고 치열하게 보도하던 한겨레에선 단 한줄도 언급이 없었다.
인권- 참 좋은 말이다. 그렇게 소중하고 고귀한 인권, 재소자에게도 있는 인권이 왜 교도관에겐 없나???
답답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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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신문마다 배용준이 일본에서 10억짜리 CF찍는다는 기사, 심지어 어느 탤런트가 극비리에 재혼했다는 기사까지 친절하게 다 났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먹고 사는 연예인과 교도관의 죽음을 비교하는 것은 얼핏 이해가 안가고 아무런 연관이 없다.
하긴 요즘같은 불경기에 민족감정도 그다지 좋지 않은 일본에서 배용준만큼 인기를 끌고 외화까지 버는 것도 중요하고 대단하긴 하지만, 그래도 엄연히 주권국가( 그것도 수시로 인권을 중시하는)에서 국가 공무원이 공무 중에 아무런 잘못도 없이 쇠파이프에 맞아서 곧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했다면 언론에서 신중히 다뤄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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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거꾸로 직원이 그렇게 재소자를 무지막지하게 때렸다면 아마도 각 언론사와 인권단체, 종교단체가 교도소에 진을 치고 장관이 국회에까지 가서 사과발언할 것이다.
야당에선 정부에 압력 놓을 호재로 보고 퇴진운운 할테고...
직원도 재소자도 당연히 폭력이 없는 근무를 하고 싶다.
세상에 어느 누가 폭력( 그것도 죽음을 동반한)을 좋아하겠는가?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도관들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맘졸이며 야근하고 외정문을 나설 때야 비로소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대부분 그렇게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 십년을 근무하면서.....
그렇게 위험요인이 있는 재소자를 격리 수용 못하고 방치한 게 교도소 측 잘못 아니냐?
감독자는 뭐했냐? 왜 그런 흉기를 방치하느냐? 고 할 것이다.
아전인수격이 아니라 교도소는 말 그대로 큰(大)집이다.
재소자 처우개선, 삶의 質 향상의 일환으로 수시로 각종 보수공사를 한다( 지붕 방수공사,주벽에 페인트 칠하기,각종 배관작업, 요즘은 겨울에 따뜻하라고 난방공사를 대대적으로 함)
그런 건축자재 뿐 아니라 건물 곳곳에 철격자와 나무가 있고 재소자가 맘만 먹으면 못 만드는 게 없다.
재소자의 정서함얌을 위해 각 거실과 공장에 비치해 놓은 화분, 소화기,심지어 직원 책상위에 있는 컴퓨터,전화기만 던져도 머리에 정통으로 맞으면 흉기가 된다.
물론 교도관들이 무슨 독립운동이나 자선사업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받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흔히 말하듯 '교도소는 국가권력의 최후의 보루'라는 말처럼 교도소의 기강이 무너지고 직원들의 근무의욕이 저하되고 재소자 인권만 중시하면 재소자들이 법을 알기를 우습게 알고 출소 후 다시 재범하면 그 피해는 불특정 다수의 전국민에게 돌아 간다는 사실을 왜 간과할까????.
그래서 교도소 근무가 중요하고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는 제재를 가해서 그야말로 교도소 말만 들어도 치가 떨려야 재범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도,사기꾼 등 경제사범 중엔 초범이라도 일단 담안에서 살고 나면 이왕 전과 붙은 것 차라리 크게 한탕해서 (채권자들로부터 가족들이 시달림 안받게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위장 이혼하고) 전관예우 받는 변호사 선임하고, 차라리 또 살자고 작정하고 재범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자신들이 미리 양형을 정하고 그 기회비용까지 계산해서 속된 말로 몸으로 때우는 게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싶으면 크게 한탕하고 재입소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나도 많이 봤다.
시민단체나 일부 언론사 종교인들은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그야 단 한번의 실수를 용납 안하는 우리사회에서 전과자들이 기펴고 살 사회적인 여건이 안돼서 또 재범의 늪에 빠지는 거라고.
그리고 재소자들의 재범을 사전에 예방 못한 矯政행정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成人이 된 사람들이 죄를 짓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다.
흔히-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라고 어쩌다 그야말로 실수로 교도소에 처음 들어왔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관규 위반 안하고 잘 산다.
직원들도 정상을 참작해서 하루라도 빨리 가석방이나 귀휴라도 내 보내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출소 후 작정하고 똑같은 범죄를 더 크게 잔인하게 했다면?? 그래도 잘한 일일까???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 더 열악한 조건의 외국인 노동자( 주로 동남아 출신)소년소녀 가장들도 아무리 어려워도 죄 안짓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내 나라에 살면서 죄를 짓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자 ! 그러면 그렇게 자기 살 궁리 다하고 작정하고 입소한 사람들의 인권과 피땀 흘려 번 돈을 사기당하고 강도에게 칼침맞고 무너진 가정과 채권자들이 뼈저리게 느끼는 배신감 중 어느 게 중요할까?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왜 그렇게 재소자 인권만 중시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재소자들로부터 차라리 교도소에 들어오지 왜 춥고 배고프게 서울역에서 노숙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수시로 듣는다.
살인(그것도 강도살인,강간살인은 누범이 많음)을 제외하곤 초범이 거의 없는 현 상황에서 이미 재소자들에게 법은 무섭지도 않고 전과가 많아서 가석방의 희망이 희박한 소내생활은 한마디로 엉망이다.
조금만 수틀리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고 직원을 상대로 고소하고 인터넷에 허위제보해서 망신주고 그런 제도적인 장치가 다 돼있으니까 한마디로 재소자들은 안하무인이다.
그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결국 어이 없게 교도관이 재소자에게 맞아 사망한 것이다.
답답하고 슬프다.
어느 직장이 정당한 근무 중에 목숨을 담보로 근무할까???
인권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세상이라는 것은 다 안다.
그러나 진정한 인권이란 무엇인지..
...여기까지는 퍼온 글입니다...그리고 덧붙여..저도 할말 많네요..
비오는 오늘 야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대전교도소에 다녀왔습니다..
강장관님도 참석하신 영결식......
(그동안 잠잠하던 언론도 강장관님이 뜨자 관심좀 보여주대요..고맙게도...)
김동민님의 목숨을 앗아간 수용자는 식장 바로 옆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런지..
듣자하니 라면먹게 끓는 물 부어달라며 태평하다던데...
유족들은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자의 멱살한번 잡지 못하고
지치디 지친 몸으로 아빠를, 남편을 힘없이 땅에 묻고 내려왔지요..
아마 그 시간에 그 자는 커피 한잔 들이키고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놀라운 사건임에도 단신으로 처리한 언론도 반성을 해야겠네요..
후... 그나마 이렇게 인터넷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네요. 이러한 소식이 알려질수 있어서.
흠 강장관의 눈물이라는게 이번 교도관사건에 참석해서 흘린거였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