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예전에는 사내들이 강했는데 어쩌고가 나와서 그냥 생각나서 쓰는 뻘글입니다만,
사내들의 힘겨루기 혹은 힘자랑 문화는 정말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된 것이죠.
남자들이라면 한번쯤은 세계최강을 꿈꾼다는 어록(개소리)를 남긴 만화 바키
역사적으로 수렵 전쟁등에서 남성의 육체적인 힘이 필요했기때문에 등등의 뭐 그런 '합리적인 이유'를 배제하고서라도, 그냥 살아보니까 남자들이라면 - 분명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 뭔가 자신의 육체적인 강함을 어필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부럼깨기로 힘겨루기 하는 임꺽정과 길막봉.
소설에서는 길막봉이 손아귀로 깨면서 자랑하니까 임꺽정은 손가락으로 눌러깨서 굴복시켰다고(--;;)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격투기라던지 등등의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강함을 어필할 방법들을 찾았는데 가장 원시적이면서 오래 전해져 내려온 것이 바로 '무거운 것 들기' 였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게 가장 깨끗하게 뒤끝 없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서로를 다치게 할 위험성도 적고, 판정도 명쾌하게 내릴 수 있는 것이었기에 사람들은 이런 방식을 오래도록 유지 해왔죠.
남성은 아니지만 한때 우리나라 강함의 아이콘이었던 장미란 선수
이와 관련된 오래되고 황당한(?) 사건은 바로 진무왕거정(秦武王擧鼎)의 고사겠지요.
힘자랑을 좋아해서 항상 역사(力士)들을 총애했는데, 그들과 주왕실의 도읍인 낙양에가서 주나라의 솥을 들수 있는 사람이 누구없냐고 하는데, 맹열(孟說)이란 장사가 눈치없이(...)나서서 들어보겠다고 해서 진짜 그 사람이 솥을 들자 진무왕도 이에 질세라 솥을 들다가 그만 자기몸을 가누지 못하고 떨어뜨려서 죽고말죠;;
초나라 장왕때만 해도 주왕실의 솥의 무게를 물어보는 것도 민감했는데 이때가 되면......
사도세자도 이와 비슷하게 무거운 청룡도가 있었는데 무사들중에 그걸 들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죠? 근데 임용한 선생님 왈 '그걸 감히 어떻게 들어'라고 ㅋㅋㅋ
우리나라에서도 남성들의 강함의 상징 = 무거운 것을 드는 것 이라는 개념이 일찍부터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고구려 삼실총에 평행고임돌을 떠받들고 있는 장사 그림이 있는것이 그 예중에 하나겠지요.
조선시대에 구체적인 원형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들돌(등돌)들기'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칠월의 백중(百中)이 되면 애머슴이 온머슴이 되기위해서 들돌을 들고 마을한바퀴를 도는 문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머슴과는 상관 없이 마을끼리 힘겨루기를 할때 마을 대표의 들돌을 드는 것으로 서로 경기를 했고요.
까페 분들이 어렸을 적 보았을 배추도사 무도사에 나왔던 한라댁이 편. 남편이 등돌을 들지 못해 다른마을에서 수모를 당하고 오자 몰래 남장하고 그 마을에 가서 복수를 해주죠(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 정도면 다른 방면에서도 대단하실 것 같은데 ㅎㄷㄷ)
참고로 머슴 혹은 일꾼들 힘을 시험하기 위해서 들돌 들어올리는 문화는 일본과 중국에도 있고 심지어 바이킹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아이슬란드'에도 있다고 합니다.
근데 바이킹의 후예들이라서 그런지 다들 팔뚝이나 체격이 다들 ㅎㄷㄷ
강함을 어필하건 힘자랑을 하건 이것도 결국 인류역사와 함께해온 중요한 문화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안그러면 복싱이나 이종격투기 경기 프로레슬링 같은 것들이 현재도 여전히 큰 '엔터테이먼트 산업'중의 하나로서 유지 될 수 가 없겠지요.
뭐 다만 저 엔터테이먼트 사업과 현실을 구분 못하고 날뛰는 철부지들도 가끔 있기는 합니다만 현실세계에서는 뭐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알지요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은 ‘남성성 과시’의 방법 추세가 무거운거 들기에서 술 잘마시기로 바뀌는듯 합니다. 특히 양놈들... 이 미친 인간들은 독주를 뭔 시합하듯 쳐마셔요. 문제는 나까지 마시게 한다는 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