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박사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루벤스, Oil on canvas, 1618-9, Musee des Beaux-Art, Lyon, France
성탄의 선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뜻 -
동방박사의 예물은 이사야 60장 1-6절에 예언된 말씀이다. 아기 예수가 탄생하시던 날 동방의 세 사람 박사들은 각각 그 예물을
가지고 와서 경배했다. 그것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었다. 동방 박사의 드린 예물은 성경에 합당한 예물을 드린 것이다. 그러나 서
기관들은 성경의 예언을 알았고 헤롯 앞에서도 증거를 했다. 그들은 메시야의 탄생 앞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예루살렘 시민들은
소문에 소문을 물고 오면서 메시야의 탄생에 떠들썩했어나 한 사람도 주님이 계신 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베들레헴 촌민들은 다윗의 동네에서 메시야가 태어날 것을 잘 알았고 예루살렘에서 흘러나오는 동방 박사의 소문이 요동침에도
불구하고 아기 예수가 있는 마구간으로찾아갔다. 그러나 동방 박사는 성경의 예언을 깊이 새기며 살아왔고 깨달은 것을 실천했으
며 모범적인 예물을 바치며 분별 있는 경배를 했다. 그리고는 왕권보다 신권을 우위 하는신앙으로 천사의 말을 듣고 헤롯을 피하
여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갔다. 동방 박사의 예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황금 (왕 / 믿음)
황금은 구약시대 제단을 꾸미고 제사 도구들은 만드는 데 사용되었으며 불변과 영광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황금을 예물로 드린
것은 예수님의 영원한 왕권, 즉 만왕의 왕 되심을 상징한 것이다. 이는 왕에게 드리는 예물로써 “믿음”을 상징하며 주님을 만 왕의
왕으로 경배한 것이다. 본문의 크뤼소스는 세상 임금의 금으로써 왕에게 적합한 예물이다. 크뤼소스의 어근을 보면 그 뜻은 “쓰
다”이다. 세상의 금은 소모해야 한다. 특히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아낌없이 써야 한다. 영적 의미는 금은 변
하지 않는 물질이다. 그래서 그 금은 믿음을 상징한다. 오늘날 우리가 황금이 없어서 드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금보다 귀한 믿음” 보여 드려야 한다.
2. 유향(제사장 / 기도)
유향은 당시 일반 백성은 사용할 수 없는 향료였다. 출애굽기 30:37을 보면 하나님께 드릴 거룩한 향을 만들 때 사용했다. 이러한
유향을 드린 것은 그리스도의 신성, 즉 하나님 되심을 상징한 것이다. 이는 제사장에게 드리는 예물로써 이는 “기도”를 상징하며
주님을 대제사장으로 경배한 것이다. 동방 박사들은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져야 할 유향으로 예물을 삼아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
도께 가지고 왔다. 이에 대한 영적 의미는 하나님께 바쳐져야 할 기도를 상징하는 것이다.
3. 몰약 (선지자 / 희생)
몰약은 마취제, 방부제로 사용했는데 그리스도이신 주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상징한 것이었다. 이는 선지자에게 드리
는 예물로써 이는 “희생”을 상징하며 주님을 선지자로 경배한 것이다. 선지자의 삶은 몰약(쓴 약)과 같아서 시련과 고통 속에 하나
님을 바라보며 교통하는 사람이다. 주님의 장사를 위한 향유이기도 하다(마 26:7; 막 14:3-4; 눅 7:37; 요 12:3).
우리는 선지자께 드리는 예물인 몰약을 아기 예수께 드려야 한다. 이는 주를 위한 희생을 의미한다.
결론
이제 우리도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반석 같은 믿음을 보여 드리고, 앞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 앞에 마땅히 드릴 하나님의 것
으로서 기도하며 선지자처럼 고난의 떡을 먹고 슬픔의 잔을 마실지라도 묵묵히 십자가만 바라보며 오늘의 희생을 감당하는 성도
가 되기를 바란다.
번 존스, 박사들의 경배(부분), 태피스트리, 1904년, 오르세 미술관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마 2:6 a).
미가 예언자의 말씀이 다시 소환된 것은 동방박사들을 통해서였다. 멀리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별을 따라온 박사들은 보통 지혜
로운 사람들, 현자(賢者)라고 한다. 고대에 별의 운행을 관찰하고 그 움직임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은 첨단의 과학
자들이었다. 이 현자들 중 세 사람이 메시아 탄생을 알리는 별을 따라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까지 왔다는 이야기다. 메시아 탄
생은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복음이었으나 세상 권력과 욕망에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운 소식이었다. 그래서 헤롯은 박사들
에게 메시아가 어디서 태어나느냐고 흑심에 차서 물었고 박사들은 미가 예언자의 말씀에 따라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했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유럽에서 6~7세기 경 세 명의 동방박사들에 대한 설명이 정착되었다. 영국의 유명 화가 번 존스가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그려서 카펫 같은 태피스트리로 만들었다. 유럽 전통에 따르자면 왕권을 상징하는 황금을 바치는 노인은 멜
키오르, 수난과 부활을 상징하는 몰약을 바치는 중년의 현자는 발타사르, 신성한 사제를 상징하는 유향을 바치는 젊은 현자는 카
스파르다. 박사들 모두 명성만큼 화려한 복장이다. 양쪽 박사들은 고급스러운 자주색 옷을 입었고, 가운데 박사는 은색 갑옷 같은
것을 입었다. 노인은 까다로운 눈매를 지니고 있어서 아무에게나 허투루 메시아라고 말할 사람이 아닌 것을 보여준다. 가운데 박
사는 중성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얼굴의 윤곽선과 눈과 입술이 여성적이고 복장 또한 밝고 아름다운 품격을 드
러내고 있다. 셋째 박사는 확실히 여성이다. 게다가 흑인이다. 20세기 초 화가는 파격적으로 전통을 뒤집고 있다. 아직도 피부색
때문에 하층민으로 살던 흑인에게 메시아 영접의 박사 역을 맡긴 것이다. 더더욱 남성이 아니라 이 영광의 자리를 여성에게 할애
했다. 놀라운 진보성이다.
이들은 왜 그렇게 먼 길을 기꺼이 찾아왔는가. 고난과 위험을 무릅쓰고 험난한 과정을 헤쳐 온 이유는 무엇인가. 딱 한 가지, 메시
아였다. 오직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찾아서 멀고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다. 구원은 그들 삶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구
원이 인생의 취미나 액세서리 정도였다면 굳이 그 길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메시야 경배는 그렇게 하고도 남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 이훈삼 목사의 글에서 -
알브레히트 뒤러 〈동방박사의 경배〉 목판에 유채 / 99×113.5cm / 1504년 제작 /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레오나르드 다빈치 ‘동방박사의 경배’. 1482.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네번째 동방박사 알타반
마태복음 2장에는 동방박사 세 사람이 머나먼 길을 달려 구주로 나신 어린 예수를 찾아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원래는 동방박사 4명이었다고 한다.
'알타반'이란 네 번째 동방박사는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별이 서쪽에 나타났다는 것과 새 왕을 만나 경배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3명의 동방박사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약속 장소에 거의 다 이르렀을 때 알타반은 피를 흘리며 죽어 가는 사람
을 만났다. 알타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를 낙타에 싣고 주막을 찾았다. 주막 주인에게 죽어가는 사람을 맡기면서 새로운 왕을
만나 드리려고 준비해 간 세 가지 예물(루비, 청옥, 진주) 중 루비를 꺼내어 주며 그 사람을 잘 보아 달라 부탁했다. 그리고는 서둘
러 약속한 지점에 갔지만 세 명의 친구들은 벌써 떠나고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알타반은 홀로 낙타를 타고 별을 바라보며 베들레헴
으로 갔지만 3명의 박사들은 사흘 전에 아기 예수께 경배한 후 돌아갔고 아기 예수는 애굽으로 피신하고 없었다.
허탈해 하고 있는 알타반은 갑작스러운 말발굽 소리와 비명 소리 그리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에 놀라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갔
다. 헤롯의 군인들이 갓난아이를 죽이려는 것을 보고 그는 남은 두 가지 예물 중 청옥을 꺼내 군인에게 주어 그 갓난아이를 살렸
다. 그리고는 아기 왕 예수를 찾으러 애굽으로 내려갔다.
여러 날을 애굽에서 헤매던 알타반은 가져간 돈이 바닥나 배고픔과 절망으로 고통 받았지만 새 왕을 경배하려 준비한 하나 남은
예물인 진주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새 왕께 드려야 한다고 결심하고 고이 간직하였다.
어느덧 예수를 찾아 3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찾지 못하고 예루살렘으로 왔다. 그때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오늘
골고다에서 군인들이 예수를 사형시킨다지!? 알타반은 깜짝 놀라 골고다 언덕으로 뛰어갔다. '내가 33년이나 찾아 헤맨 왕이 돌아
가시다니.. 내 진주를 주고서 그를 구해야지.' 그는 달려가다 매를 맞으며 비명을 지르는 한 노예소녀를 보았다. 눈물 가득한 소녀
의 눈과 마주친 알타반은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께 바치려던 진주를 주고 그 소녀를 구해 주었다.
이제 알타반에게는 아무런 예물도 없었다. '이제 왕을 무슨 면목으로 보나!' 걱정하며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예루살렘에 지
진이 일어났다. 하늘이 어두워졌고 집들이 흔들리면서 무너져 내린 기왓장이 알타반을 덮쳤다. 70세를 넘긴 알타반은은 피를 흘
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는 죽어가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기도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새로운 왕 메시야를 만나 경배하려
평생을 찾아다녔지만 그분을 만나지 못한 채 이렇게 죽게 되었고 그분을 경배하려 준비한 보석들마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정
말 죄송합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알타반! 너는 정말 훌륭한 나의 아들이다. 난 이미 너의 경배
를 세 번씩이나 기쁘게 받았다. 네가 작은 소자들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니라. 네가 만난 불쌍한 사람들이 곧 나이이었느
니라." 알타반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숨을 거두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 25:40).
- 김창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