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가 행정예고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처분에 따른 청문' 절차의 진행이 당초 예상과는 크게 더디어지고 있다.
한번 정도의 청문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였던 청문은 20일 처음 개최된 후, 22일 속개됐으나, 29일로 돌연 연기됐다.
공사정지 명령을 내리더라도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할 뜻을 밝혔고, 이미 '준비된 답'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던 해군이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연기요청을 한 것은 의외라는 시각이다.
청문 주재자인 이대영 제주특별자치도 규제개혁법무과장은 "오늘 청문을 속행했으나, 청문당사자인 해군본부측의 요청에 의해 29일 오후 2시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문을 연기한 이유와 관련해, 그는 "해군본부측에서는 청문에서 청문재자의 질문내용이 청문에 임박해 제시됐고, 그 내용이 방대해 이에따른 질문내용에 대해 성실한 의견진술과 증거제시 등을 검토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문주재는 행정절차법 규정에 따라 당사자(해군측)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기일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해군에 새롭게 제시한 질의나 쟁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청문이 연기되면서, 제주도가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명령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시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됐다.
앞으로 일주일은 더 있어야 청문의 질의답변이 추가로 이뤄지고, 또 여기서 질의답변이 종결되더라도 제주도가 정지명령 여부를 판단하는데 2-3일의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설령 공사정지 명령을 내린다 하더라도, 그 시기는 빨라야 이달 30일쯤, 늦으면 4월2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청문 예고는 정부와 해군이 대규모 경찰공권력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투입시킨 가운데, 구럼비 해안 발파공사를 처음 시작하던 지난 7일 예고됐다.
이 행정처분 예고만으로도 공사는 중단돼야 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해군측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해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발파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19일부터는 구럼비 노출암 바위에 대한 기습적인 발파작업을 강행했다. 발파횟수도 크게 늘었다.
19일에 11회, 그리고 두번째 노출암 바위가 이뤄진 21일에는 무려 14회 연속 발파됐다.
이날 하루 사용된 화약량만 무려 1400kg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종전 400-500kg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양이다.
이처럼 무차별 폭파작업이 이뤄지면서 이미 강정 구럼비 해안은 쑥대밭이 돼 있다.
앞으로 비날씨만 없다면 발파작업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발파지점도 제1공구인 할망물 인근으로 우선적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이 지점은 가로 24m, 세로 78m 규모의 적출장이 조성되는 곳이다.
이러한 속도를 보일 경우 4월 총선이 실시되는 시점을 전후해서는 최소 당장 항만공사에 필요한 발파작업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번 발파를 하면 깨어진 바위 등을 걷어내는 부지정비 등을 하는 순차적인 진행과정이 필요하기는 하나, 발파작업 횟수 자체가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발파공사 완료시기도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까지만으로도 점점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재 발파공사가 진행되는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중단을 결정하기 위한 청문절차가 느릿느릿 이뤄지면서, 이의 효용성을 갈 수록 떨어뜨리고 있다.
최소 앞으로 10일 정도는 있어야 공사정지 여부가 결정이 이뤄지는데, 이 10일 사이에도 무차별적인 발파가 이뤄질 것이 뻔한 상황이어서 정지명령을 내린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강정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군측의 청문을 연기한 것을 두고 '시간끌기 작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중에 설령 제주도가 공사정지 명령을 내린다 하더라도, 해군측에서는 이미 구럼비 발파공사가 상당히 이뤄져 있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공사정지 명령 '거부'에 따른 대응으로 법적다툼을 하다보면 구럼비 발파공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이 청문절차 연기소식에 격분해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면담에 앞서, "청문을 연기할 이유도 없는데도 연기한 것을 보면 시간끌기의 성격이 짙다"면서 "제주도는 청문을 연기하며 해군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발파공사를 일단 정지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이 끝나면 바로 강정마을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됐던 주민들도 연기소식에 제주도청 현관 문 앞까지 몰려와 경찰과 대치하며 항의를 계속했다. 주민들은 "이렇게 느릿느릿 청문해서야, 그 사이 구럼비 해안 다 박살나겠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우 지사는 오후 6시까지 가진 강동균 회장과의 면담에서 해군측에 청문이 끝날때까지 일단 공사를 정지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해군의 강경한 입장을 고려할 때 이 공사 정지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21일 돌연 제주에 내려와 비공개로 우 지사를 면담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의 방문이유도 이 청문 연기 문제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표출되고 있다.
청문을 연기한 해군의 진짜 이유는 뭘까. <헤드라인제주>
청문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은 강정 주민들이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처분 청문이 연기된데 항의하며 우근민 제주지사를 면담하고 있는 강동균 회장. <헤드라인제주> |
21일 구럼비 해안 노출암에 대한 직접적인 발파가 이뤄져 연기와 함께 파손된 돌조각들이 치솟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첫댓글 --- 님!!!
당신이 손수 빚으신 구럼비입니다
총칼에 무참하게 희생 당한 4.3 원혼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주시고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을 하나되게 하십시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였구나...
어제 비가 퍼붓는 제주도청앞에서 우리는 "우근민쫄지마!!"를 외쳤습니다.
근데, 역시 우근민은 개새끼였습니다!
4시반에 도지사와의 면담을 위해 들어가신 강회장님과 대표분들은 7시가 다되도록 나오지 않으시고 전화로 소식을 알려주셨는데..
도지사 개새끼가 중간에 나갔답니다.
도망을 친겁니다.
이런 놈을 어떻게 죽여야 좋을지... 쳐죽일 놈!!
제2의 4,3 항쟁을 막으려면 우지사는 물론 제주도민 전체가 발벗고 나서얀디 아직도 본질 파악을 못한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넘 답답합니다! 믿었던 공권력에게 호되게 당했던 배신감과 두려움에서 아직도 탈출을 못한 것 같습니다. 자유는 영원한 감시의 댓가이듯이 제주의 자유와 평화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줄기찬 감시와 저항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현명한 제주도민 여러분! 대한국민 여러분! 불법으로 전쟁을 초대하는 이 미친짓을 사력을 다 해 막아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