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 지내는 모든 것들에게
시대적 아픔으로 '통과의례'를 받고 있는 정치∙사상범들과 양심수들
억울한 누명으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무고한 수인(囚人) 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고자
노동 현장에서 앞장서 절규하다가 영어(囹圄)의 몸이 된 근로자들
한순간의 실수로 잘못을 저질러 차가운
콘크리트 벽 속에서 참회와 눈물의 날을 보내고 있는 죄수들
자유롭게 뛰놀다 사냥꾼에게 잡혀
동물원에서 인간들의 눈요깃감이나 되고 있는 야생동물들 .
삼복더위에 인간들의 보양식으로
잡아먹힐 날만 기다리며 사육되고 있는 견공들. 그리고 온갓 가축들
좁은 새장에 갇혀 몇 모금 물과 몇 틀의 좁쌀로 연명해야 하는 예쁜 새들
깊은 바닷속 푸른 꿈을 뒤로한 채
좁은 수족관에서 인공어초와 놀고 있는 고기들
간척 사업하느라 막은 방파제 때문에
미처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호수가 되어버린 바닷물들
억겁 윤회의 고리를 풀겠다고
차생(此生)을 걸고 무문관 감방에서 정진중인 대중들
아! 갇혀 있는 모든 이들이여!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그리고 맑은 자유를......
휴휴암주 좌선문
----휴휴암주(休休庵主)'는 '몽산 화상'을 이름.
좌선이란 모름지기 지극한 선을 통달하여 환하게 마음이 깨어 있어 야한다
모든 생각을 끊어 머리가 무겨워지고
몽롱해지는 경계에 떨어지지 않는 것을 좌 (座) 라 하고,
욕심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욕심이 없고
번뇌 속에 있으면서도 번뇌를 떠나 있는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바깥에서 어떤 경계도 들어오지 않고
안에서 어떤 마음도 내놓지 않는 것 을 좌座라 하고.
집착할 것도 없고 의지할 것도 없어서
늘 마음의 빛이 환히 드러나 있는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밖에서 흔들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속마음도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것을 좌座라 하고.
마음의 빛을 돌이켜서 법의 근원을 남김없이 환하게 아는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좋은 경계 나쁜 경계에서도 고민하지 않고
모양과 소리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을 좌座 라 하고,
어두운 데를 비추면 그 밝음이 해와 달보다 더 밝고
중생 을 교화함에는 그 힘이 하늘과 땅의 힘보다 더 수승한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차별 경계에서 차별이 없는 선정에 들어가는 것을 좌座라 하고,
차별이 없는 법에서 '온갖 차별을 아는
지혜가 있음'을 보이는 것을 선禪이라고 한다.
뭉뚱그려 말하면 치열하게 쓰이나
올바른 바탕은 여여해서
종횡으로 자유 자재 오묘한 힘을 얻기에
온갖 일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는 것을 좌선座禪이라 고 한다.
좌선에 대하여 간략히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자세히 말하자면 그내용은 이 세상의 종이와 먹으로도 다 쓰지 못한다
부처님의 선정은 고요할 것도 없고 움직일 것도 없다
진여의 오묘한 바탕은 없어질 것도 아니고
생겨날 것도 아니어서 보되 보는 것이 아니며
듣되 듣는 것이 아니다.
공空이면서 불공不空이며 유有이면서 비유非有이다.
그 크기는 바깥이 없는 것을 둘러쌀 만큼 크고.
그 가늘기는 들어갈 속이 없는 것에 들어갈 만큼 가느니.
신통과 지혜와 광명과
생명력 대기대용(大機大用 )은 그 끝이 없느니라.
도에 뜻이 있는 사람은 잘 참구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
큰 깨달음으로써 부처님의 문안에 들어가야 하느니라
아! 하는 한 소리 뒤에 신령스러운 많은
오묘한 도리가 모두 저절로 다갓 추어질 것이니라.
어찌 삿된 외도로서 서로 법을 전수하여 스승과 제자가 되고
무엇 얻는 것을 공부의 끝으로 삼는 사람들과 같을 수 있겠느냐?
전에 이 방을 썼던 스님이 놓고 간 <몽산법어집> 가운데
'휴휴암주 좌선문休休庵主坐禪文 '이 있기에 한번 옮겨 적어보았다.
8.16.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