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사람들에겐 조금 생소한 이름이지만 섬사람들에게 갯골은 친숙한 표현 중의 하나지요. 일명 갯고랑이라고도 하며 ‘갯벌 속 깊은 골(웅덩이)’을 의미합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섬과 육지는 5일에 한 번씩 다니던 장배가 그 다리역할을 했지요. 제 고향 삽시도만 해도 장배는 섬을 출발해서 대천 구시 갯고랑을 통과하여 정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썰물이 되면 파도가 만들어 놓은 기막힌 정경이 펼쳐지기도 했었던 갯가의 풍경이 바로 어제처럼 선명히 떠오르네요. 갯골은 항상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질퍽한 뻘밭이 장관이기도 했지만,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늘 위험한 곳이기도 했지요. 썰물에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한 고기들이 펄떡이기도 했고, 게들이 표면에 선명한 자국을 만들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모습도 떠오릅니다. 밀물이 되어 바닷물이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다로 변하는 곳이 갯골의 특성이기도 했지요. 며칠 전 안면도 창기리 백사장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며 갯골의 특성조차 파악하지 않은 안전 불감증에 안타까움이 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