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뛴다고요? 같은 동네이지만 우리 아파트는 더 떨어졌어요”
올 들어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값이 30평형 기준으로 평균 8000만원 오르는 등 강세를 타고 있다.
3개월새 강남구 아파트 값은 10.35%나 올랐다. 연초 평당 2542만원에서 3월말 현재 평당 2806만원(중앙일보조인스랜즈 조사)으로 시세가 껑충 뛰었다. 하지만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강남 아파트도 있다.
서울 최고 부촌의 하나로 꼽히는 강남구 청담동 삼환아파트. 강남 8학군 학교 중 선호도가 높은 영동ㆍ경기고와 지척이지만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 19평형은 올 초 평균 2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지금은 2억3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걸어서 5분 남짓 걸리는 역세권인 데도 전체 185가구(1개동)에 불과한 ‘나홀로 아파트’라는 단점이 부각된 탓이다.
반면 이 아파트와 인접한 대림 e편한세상 30평형은 7억4000만~7억5000만원으로 연초보다 최고 1억원 가량 뛰었다.
인근 AID공인 관계자는 “삼환아파트 값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매물은 쌓이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며 “같은 강남 하늘 아래지만 이 아파트만은 딴 세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논현 한화꿈에그린 27평형, 3개월새 1000만원 내려
논현동 한화꿈에그린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전체 70가구로 이뤄진 이 아파트 27평형은 4억2000만~4억6000만원으로 지난 3개월새 1000만~2000만원 내렸다.
인근 마루공인 관계자는 “주변이 단독ㆍ다가구 밀집지인 데다 소형인 27평형으로만 이뤄져 매기가 전혀 없다”며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ㆍ양도세 강화로 같은 강남권이지만 비인기 단지의 중소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동 푸른솔진흥아파트는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이 걸어서 5분 걸리는 초역세권 단지이다.
그러나 1개동짜리 나홀로 단지(총 61가구)인 데다 복도식 아파트라는 게 흠. 따라서 이 아파트 25평형은 연초 3억3500만~3억7000만원에서 3억3000만~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32평형도 5억~5억5000만원으로 2~3년 전과 가격과 비슷하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2000만원 싼 초특급 매물을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롯데아파트 24평형과 34평형은 각각 평균 4억5000만원과 6억7000만원선으로 연초보다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삼성동 삼부 25평형도 3억원대 초반
84가구로 이뤄진 초미니 단지인 삼성동 삼부아파트도 강남권 집값 급등세가 먼나라 얘기처럼 여겨진다.
이 아파트 25평형 매매가는 3억1000만~3억2000만원으로 연초보다 1000만~3000만원 빠졌다. 나머지 평형도 시세가 조금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이다.
삼성공인 관계자는 “한강변에 위치해 있으나 단지 바로 앞에 빌라가 들어서는 바람에 기대했던 한강 조망권마저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일원본동 푸른마을은 930가구로 이뤄진 대단지인 데다 지하철 3호선 일원역이 도로보 5분 거리의 역세권 아파트이다.
하지만 25평형 시세는 4억~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8.31 대책 이전 수준(4억6000만~4억7000만원)을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 엘리트 공인 마태영 부장은 “복도식인데다 소형 평형이어서 인기가 없다”고 귀띔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