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가이사에게 상소하였기에 베스도 총독은 바울을 로마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바울을 로마로 호송(護送)하기 위해 다른 죄수 몇 명과 함께 아구스도대(隊)[σπείρης Σεβαστῆς, the Augustan cohort]의 백부장인 율리오(Ἰούλιος, Julius)에게 바울을 호송하도록 맡깁니다. 아구스도대란 황제인 아구스도(Αὐγούστος, Augustus) 이름을 붙인 부대로 황제 부대(the Imperial Regiment)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이사랴에서 직접 로마로 향하는 배가 없었는지 아드라뭇데노(Ἀδραμυττηνός, Adramyttium)에서 온 배를 태워서 무라(Μύρα, Myra)까지 이동합니다(1절, 2절, 5절). 아드라뭇데노는 현재 튀르키예의 에드레미트(Edremit)라는 도시인데, 드로아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마 아드라뭇데노의 배인데, 아시아 지역의 여러 해변 도시들을 돌며 운항하는 배로 가이사랴에 왔을 때 그 배에 승선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데살로니가 사람인 아리스다고(Ἀρίσταρχος, Aristarchus)가 바울과 함께 동행했습니다(2절). 아리스다고는 바울과 함께 동행하며 바울을 도왔을 것이라 보입니다.
이 배는 시돈(Σιδών, Sidon)이란 곳에 정박하여 짐을 내리기도, 싣기도 하며 어느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에게 친절을 베풀어 시돈에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하여 바울은 시돈에 있는 친구들을 만납니다(3절). 아마 시돈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들과 만나서 교제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시 구브로(Cyprus)과 아시아의 해안을 끼고 운항하여 길리기아(Cilicia)와 밤빌리아(Pamphylia) 바다를 건너 루기아(Λυκία, Lycia)의 무라(Μύρα, Myra)에 도착했고(4절, 5절), 무라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알렉산드리아(Ἀλεξανδρεύς, Alexandria) 배를 만나 그 배로 갈아타게 됩니다(6절).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애굽)의 북쪽에 있는 항구 도시인데, 아마 이 배는 이집트(애굽)에서 생산된 곡물을 로마로 수송하는 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배에는 곡물 등의 화물만이 아니라 276명이 넘는 인원을 태울 수 있는 큰 배였습니다(37절).
이 배를 타고 니도[Κνίδος, Cnidus, 현재 튀르키예의 테키르(Tekir)] 앞바다까지 이르렀다가 맞바람 때문에 살모네(Σαλμώνη, Salmone) 앞을 지나 그레데(Κρήτη, Crete)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간신히 라새아(Λασαία, Lasea)에서 가까운 미항(美港, Καλοὶ Λιμένες, Fair Haven)이란 곳에 도착합니다(7절, 8절). 라새아는 현재 그리스의 크레타 섬 남쪽에 있는 크리소스토모스(Χρυσόστομος, Crisostomos)라는 곳입니다. 그리고 미항은 현재 그리스의 크레타 섬 남쪽에 있는 칼로이 리메네스(Καλοι Λιμένες, Kaloi Limenes)라는 작은 항구인데, 이곳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때가 금식하는 절기가 지난 시기였습니다(9절). 금식하는 절기가 지났다는 것은 대속죄일이 지났다는 것이고, 태양력으로 9월 20일 정도인데, 이 시기에는 지중해의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 돌풍이 불 때가 많기에 항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시기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계속 항해를 강행하게 되면 배에 실린 물건들과 배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항에 더 머물기를 권면합니다(9절, 10절). 성령께서 바울의 마음에 그러한 상황이 닥칠 것을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백부장은 선장과 선주(船主)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신뢰하였습니다(11절). 아무래도 선장과 선주는 배와 항로, 바다의 날씨 등에 대해 더욱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있을 것이기에 백부장이 이들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깨닫게 하심은 어떤 전문가의 생각과 경험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서 말씀하시면,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들은 미항이라는 곳에 작은 항구이기에 겨울을 지내기에는 불편하다고 느꼈기에 뵈닉스(Φοῖνιξ, Phoenix)라는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겨울을 지내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뵈닉스는 현재 그리스의 크레타 섬 남쪽에 있는 루트로(Λουτρό, Loutro)라는 곳이라고 합니다. 바울의 권면을 무시하고 배를 출항하는데, 마침 남풍이 순하게 불어서 순조로운 항해가 될 줄로 알고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를 시작했는데(13절), 얼마 안 되어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불어닥칩니다(14절). 유라굴로(Εὐροκλύδων, Euraquilo, the North-easter)는 북동풍이라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레데 섬 가운데 있는 해발 2,456m의 이디 산(Ίδη)에서 그레데 섬의 남쪽으로 강렬하게 불어오는 광풍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마음을 따르지 않을 때, 잠깐은 순조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기 쉽습니다. 바울을 태운 배는 광풍에 밀려 움직이다가 그레데 섬 남쪽에 있는 작은 섬인 가우다(Καῦδα, Cauda)라는 섬 아래로 지나가면서 가까스로 비상시에 사용할 거룻배를 끌어 올려 배에 안전하게 고정하고는 스르디스(Σύρτις, Syrtis 모래톱)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그냥 흘러갈 수밖에 없었습니다(16절, 17절).
그러다가 결국은 그 다음날에는 짐을 바다에 던져버릴 지경이 되었고(18절), 사흘째 되는 날에는 배의 기구들도 바다에 던져버릴 수밖에 없는 형편에 이르렀습니다(19절). 큰 풍랑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해나 달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궂은 날씨와 광풍에 시달리게 되어 도무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조차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20절).
바울이 로마로 가는 여정은 그다지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바울에게 때때로 어떻게 행해야 할지 알려주셨지만, 바울이 자신을 호송하는 책임자인 백부장에게 이야기했어도 듣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바울도 힘겨운 여정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항해에는 오랜 경험으로 숙련된 선장이나 선주가 더 전문가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상식적이긴 하지만, 성령께서 주시는 마음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성령의 감동하심과 말씀하심이 있을 땐 성령께 순종해야 합니다. 성령의 감동을 무시하고 일을 행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순탄할 수 있지만, 그러한 순탄함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봐, 지금 문제없이 잘 되고 있잖아”라는 상황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무시하고 행하는 일에는 반드시 좋지 않은 결과가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성령께서 주시는 감동과 말씀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분별할 필요가 있지만, 성령께서 주시는 감동과 말씀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주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주님께 전적으로 순종하는 삶이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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