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 겨울철 더 조심하세요
온도 차로 혈관 갑자기 수축·팽창
가족력 있거나 만성 두통땐 의심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파열을 주의해야 한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인 뇌동맥류는 미세한 균열이 생기거나 터지면 뇌출혈을 일으키는 초응급질환이다. 출혈 시 치명률도 높고 신경학적 후유증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해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 변화가 잦다”며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동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관 벽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흡연과 고혈압, 과음이 꼽힌다. 뇌동맥류 환자의 절반가량은 중년 여성이다.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폐경기 이후 줄면서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에서 만성적인 두통이 지속되거나 머리가 깨질 듯한 극심한 두통이 있을 때는 뇌동맥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크기가 상당히 커지거나 터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지나치기 쉽다.
지난해 기준으로 뇌동맥류 환자의 83%는 비파열성, 나머지가 파열성이었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하는데, 살짝 터지면 뇌출혈이 많지 않고 일시적으로 멈추기도 한다. 이때는 의식불명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극심한 두통 외에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재출혈에 이르고 첫 뇌출혈 발생 시 사망 확률이 30%라면 재출혈 후에는 80% 이상 올라간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재출혈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주로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파열 위험성, 위치, 모양, 개수, 크기 등 전체적인 특징을 고려해 치료 여부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파열되기 전에 치료하면 약 90%는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치료가 필요치 않은 경우에도 최소 1년간 추적 관찰하고 2~5년마다 정기검사를 소홀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