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도시공간을 상징해온 철도가 최근 복선화 및 이전, 폐선 되면서 철도부지를 비롯해
역사, 창고, 터미널, 시장 등 철도주변의 시설과 공간의 활용방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이들 시설을 산책로, 자전거 도로, 레일 바이크 등의 용도로 활용해
지역활성화를 기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미흡하다. 그런데 최근 철도시설을 리모델링하여
세계적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의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인 ‘위너(Winner)상’에 선정된 대구의 ‘아양기찻길’이 그 주인공이다
아양기찻길로 새로 명명된 다리는 동대구역에서 영천방면으로 연결되는 노선인 대구선이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을 건너는 교량구간이었다. 대구선은 동대구를 기점으로 동촌, 반야월,
청천, 하양, 금호를 거쳐 영천에 이르는 철도로 서쪽은 경부선과 동쪽은 중앙선과 연결되었다.
1917년 동대구역에서 영천간 노선을 시작으로 1928년 대구와 경주간 운행이 개시되었고,
1938년 포항까지 연장되었다.
그러나 경부선에 KTX가 도입되면서 대구선은 변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93년 대구선의 복선화 및 이설계획이 확정되고, 2005년 경부선 KTX의 운행효율을 위하여
영천방면으로의 분기점이 되는 가천역이 신설되었다. 2008년엔 대구시 외곽으로 이전한
복선전철 대구선이 개통됨으로써 동대구역을 기점으로 하던 기존노선은 점차 열차운행이 줄게 되고
2011년 이후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구 대구선’은 구간별로 철거가 이루어진다.
옛 대구선의 폐선 이후 기존 철로는 대부분 공원으로 조성되고 아양철교만이 흉물로 남았다.
1936년 준공되어 70년간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열차통행을 지탱해오던 아양철교는
새로운 도로와 철길, 빠르고 편리한 수단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철거예정인 낡은 폐철교로
금호강 푸른 물결 위에 쓸쓸히 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철거대신 리몰델링하여
시민들에게 유용한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움직임이 대구 동구청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관계기관을 설득하고 설계자를 찾고 기업후원을 얻어내는 등 6년여의 노력 끝에
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지역자산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추억 속 철길 시민 쉼터로 변신한 ‘아양기찻길’로 돌아왔다.
2013년 12월 대구선 옛 철교는 보행 및 자전거 도로 기능을 하는 다리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 대구선 폐선부지를 재생하여 공원으로 가꾸어 놓았지만 금호강으로 인해 떨어져 있어
시민의 이용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아양기찻길이 이들 구간을 하나로 연결시켰다.
자연과 도시, 추억이 하나되는 시민을 위한 쉼터가 옛 철교를 통해 연결되고 완성된 것이다.
새로 놓인 길이 57m, 폭 4.5~8.5m의 전면이 통 유리인 기하학적 디자인의 전망대에는
세계 유명 다리들을 터치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디지털 다리박물관, 금호강과
아름다운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카페, 멀리 팔공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내다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명상원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또한 지난 시간을 간직한 기존 철로와 침목을 보존하고 그 위로 유리바닥을 만들어 덮은
구간이 곳곳에 있어 금호강 위 14m 높이에서 옛 철길과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애잔함과 스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시민공모를 통해 ‘아양기찻길’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함께 얻게 되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제 기능을 다해 쓸모 없다고 여기던 철로가
다시 지역 시민에게 문화와 쉼터와 길을 제공하게 할 수 있음을 ‘아양기찻길’에서 깨닫는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현대의 신기술과 융합 보존하는 것은 쉽잖은 일이었지만
모든 변화는 그런 의지에서 출발한다.
오래된 것, 지난 것은 무조건 폐기 처분해야 되는 것이 아니란 걸 아양기찻길은 말해주고 있다.
‘아양기찻길’이 세월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또다시 시민에게 사랑 받고
즐겨 찾는 쉼터가 되어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찬 공간이 되길,
우리 모두 특히 그곳 추억을 안고 있는 우리 친구들은 그 누구보다 염원할 것이다.
첫댓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