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미국 알래스카 주와 북태평양,
남쪽으로 미국12개주 북쪽으로 북극해,
동쪽으로 대서양, 데이비스해협 배핀 만에 접해있으며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나라다.
북아메리카 대륙면적의 1/3을 차지하고
10개주 3개 준 주로 이루어진 캐나다는
주마다 각기 다른 자연과 풍광을 자랑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은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와 알버타주다.
그 이유는 주의 경계를 따라 길게 솟은 로키산맥의 드라마틱한 풍경 때문이다.
만년설로 뒤덮힌 산봉우리가 펼쳐내는 설산의 파노라마와
신비로운 에메랄드빛 호수, 맑은 계곡, 한없이 펼쳐지는 푸른 초원은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곳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알버타(Alberta)라는 주 이름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공주
루이스 캐롤라인 알버타공주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그녀가 론 후작과 결혼 서부캐나다를 여행할 때
이지역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녀의 남편이
이 지역을 자신의 신부이름으로 해달라고
캐나다 정부에 상신알버타로 부르게 되었다.
영화감독들이 꿈꾸는 촬영지 알버타는
1954년 마릴린 먼로가 주연했던 돌아오지 않는 강,
1993년 크린트이스트우드의 명연기가 돋보이던 용서받지 못한 자,
1995년 브레드피트가 주연한 가을의 전설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거칠고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던 브레드피트가
하얀색티셔츠의 단추를 풀어헤친 채 긴 머리를 휘날리며 서있던 장면은
전 세계 여성 팬을 사로잡았고 고독한 남성의 표본이 되었다.
그는 정제되지 않은 남성미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 후 엑스파일, 오픈레인지, 비겁한 로버트 제시 제임스암살,
엑스맨 최후의 전쟁, 브로크백마운틴, 런어웨이 베케이션 등
수많은 영화들이 알버타를 주 무대로 촬영되었다.
모피위에 세워진 제국 캐나다의 서부개척사는 앨릭잰더 머켄지로부터 시작된다.
1789년 오늘날 자기이름으로 남아있는 강을 발견하여 따라갔으나
그 하구가 북극해로 열려있다는 것에 실망한 후 4년 뒤
다시 9명의 일행과 함께 알버타 주의 치푸얀을 출발
카누와 도보로 온갖 고생을 무릅쓰며
로키산맥을 넘어 벨라쿨라 강어귀의 태평양에 도달했다.
영국의 위대한 항해가 제임스 쿠크선장이 베링해협을 통과
오늘날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해안지도를 작성할 때와 같은 시기였다.
가장 교활하고 이중적이며 술을 많이 마시는 정치가로 손꼽히는
캐나다 초대수상 알렉산더 맥도날드경은
“나는 다음반세기동안 서부의 땅을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겠소.
하지만 영국인들이 그곳에 가지 않으면 미국인들이 가게 될까 두렵다”며
서부개척을 망설이고 있을 때
캐나다 대평원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인디언들과
프랑스 및 영국의 모피업자들 사이에 태어난
혼혈의 후손 메티스의 저항을 계기로
세계의 전설이 된 기마경찰이라는 치안조직을 만들면서
대륙횡단철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륙횡단철도는 동부의 세인트로렌스 강에서 시작 드넓은
대지를 가로지르며
로키산맥을 넘어 태평양 연안까지 달린다.
동부의 끝 토론토에서 서부 벤쿠버까지는 4,467km 비행기로 5시간,
기차로는 73시간 50분이 걸린다.
풍경이 가장 좋은 구간은 17시간 20분이 걸리는 재스퍼부터 벤쿠버까지 860km.
그중에서도 재스퍼 역부터 로키산맥을 넘어가는 3시간 동안은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로키산맥의 준봉사이를 시속 50km로 달려가는데
창밖에는 만년설이 따라오고
침엽수림을 배경으로 호수들은 눈높이로 지나간다.
평생 가슴에 사무칠 풍경 캐나다의 광활한 대자연을 가슴에 품고 싶다면
한번은 타보아야 할 기차여행이다.
알버타 주 남부에 위치한 켈거리는 캐나다 로키여행의 관문이다.
국제공항이 있고 서부의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로부터 접근성도 좋아
로키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다.
켈거리에서 100km 떨어진 밴프는
지구상에서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1883년 벤프 부근의 설파산에서 유황온천이 발견된데 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어디선가 사진으로라도 본적이 있을
벤프스프링스 호텔은 주변경관과 조화되어 한폭의 그림이다.
호텔 건너편으로 펼쳐지는 골프장과
그 옆으로 격렬한 보우강이 폭포를 만들며 쏟아져 내리는 모습은
숨이 멈춰질듯한 장관이다.
캐나다 로키여행의 백미는 벤프에서 재스퍼를 잇는 벤프-재스퍼 하이웨이다.
세계 10대 드라이브 코스로 아이스 필드 파크웨이라 불리며
캐나디안 로키의 골든 루트다.
약 310km에 달하는 이 길은 아름다운 호수, 빙하, 폭포를 찾으며
불쑥불쑥 출몰하는 야생동물을 길에서 만나
여행자들과 함께 구경하고 사진도 찍는 즐거움이 있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투영되어
호수가 붉게 물드는 버밀리온 호수,
영혼의 호수라 불리는 미네완카 호수,
10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인 기막힌 절경으로
캐나다 20$짜리 지폐 뒷 배경이 된 모레인 호수,
특수설상차에 탑승하여 애서배스카 빙하를 직접 걸어보는 컬럼비아 대빙원,
시간대에 따라 물색깔이 신비롭게 변하는 페이토 호수,
얼음조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의 사진작가들이 찾는 선웝터 폭포 등 끝없는 볼거리의 천국이다.
캐나디언 로키의 수많은 경치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레이크 루이스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 10대절경이다.
에메럴드 빛 호수에 높이 3464m의 빅토리아 산이 드리우는 모습은
동화속의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캐나다인들은 미러호수,
아그네스 호수 등 보석 같은 호수를 품에 안는 빅토리아산 트래킹 후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것을 일생의 소원으로 생각한다.
샤또레이크 루이스 호텔 맨꼭대기의 레스토랑과
로비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샤또레이크 루이스호텔에서 새벽을 맞으며 창문을 통하여
맞았던 일출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캐나다 로키에서 느꼈던 감동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감동의 크기가 너무나도 벅차다.
한국에서 로키의 관문 캘거리까지는 비행기로 11시간 30분 걸린다.
글 장순복. 여행칼럼니스트, 대륙항공여행사 대표,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 문화유적답사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