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 2월
볼링동아리 첫 볼링모임의 날에 늘푸른학교 부장이 된 류권사님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오래 전 평신도 때 중등부 교사를 함께 했고, 작은 아들 중등부 교사였고, 권사님 딸이 중등부 다니엘찬양대를 지휘 할 때 제자였기에 오랜 기간 자주 만나지는 않아도 끈끈했습니다.
늘푸른학교 부장이 되었는데 다른 부분은 다 준비가 됐는데 찬양인도 할 사람이 없다며 기도해 달라 했습니다.
알겠다고 기도하겠다 하고 볼링을 열심히 치는데 갑자기 "목사님이 맡아주면 되겠네! 특유의 사투리로 목사님이 해주쇼~~오늘 목사님 만나게 하신 하나님 뜻이 있네. 도와주쇼~~"했습니다.
갑작스러워서 '주님 이건 뭐지요?' 제가 해야 하나요?' 하는데 바울의 전도 여행 때 아시아로 가려던 바울의 걸음을 성령께서 막으시고 환상 중에 마게도니아 사람이 도와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긴 말씀을 주시기에 '와서 도와 달라'는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섬기겠다 했었습니다.
권사님이 좋아서 펄쩍 펄쩍 뛰며 금식기도원 가서 기도했는데 이렇게 응답하셨다고 하나님을 찬양 했더랬습니다.
그렇게 1995년 첫 늘푸른학교 시작 예배 때 특송을 했었고, 여러 해 찬양인도를 하다 사역지로 나가면서 지금은 목사님 사모가 된 이권사님께 바톤을 넘기고 떠났던 늘푸른학교 찬양인도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시작의 날
두렵고 떨리는 맘으로 갔는데,
어떤 권사가 저를 보자마자 옆에 있는 권사, 집사에게 눈짓을 하며 "야 머리까지 하고 왔다"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작은 소리로 한다고 했지만 눈 빛과 표정과 말들이 어쩐지 곱지 않아서 의아했더랬습니다.
그러든지 말든지 주의 말씀에 순종해서 필요로 하는 곳에 사례니 뭐니 생각지도 않고 당연히 기쁨으로 맡은 찬양인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식 교회 목사가 아니다보니
내 소개를 스스로 장황하게 하기도 뭐해서 안하다보니
하나님이 세우신 목사를 우습게 여긴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수록 주님 앞에 더 엎드렸고
내 감정 내 기분이었나요...?
제가 어설프게 이 사역을 감당하겠노라 한건가요?
수도 없이 여쭈었습니다.
그래도 곁에서 응원하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하게 섬겼습니다.
목사인데 교회에서 정식 초청도 아니라 사례도 없이 봉사한다고 김권사님이 후원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몇 몇 권사, 집사들이
도대체 어디서 사역하는 사람이냐고
제대로 된 목사가 맞느냐고
저에게 도와달라고 했던 부장권사에게 따진 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순간 속에서 불이 올라오는데,
권사님이 "교회에서 평신도로 중등부 찬양대 지휘도 하고, 아셀 찬양팀도 인도하고 신학하고 목사 안수 받고, 새벽 기도회 때도 여러 번 본교회에서 정식으로 말씀 전한 목사"라고 했답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별 볼일 없는 목사라
제대로 대접도 못 받고 다닌다는 듯 바라보는 돼먹지 못한 사람들을 그러려니 하고 섬긴 것이 두 해 입니다.
새로 부장이 바뀌게 되었다 하는데,
새로 임명 되었다는 부장이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25년도에도 찬양으로 섬겨주실거지요?
라든지 찬양 계속 해주셔요..라는 말 한마디가 없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권사인데 어느날부터 옆자리에 앉아 찬양을 해도 말 한마디를 하지 않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순간 "주님 제가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 하는건가요?"
주님께 여쭈었습니다.
주님이 수고많았다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할 만큼 했다.
구원의 찬양, 담당목사가 자리를 비운 때 몇 번의 설교를 통해 전할 것 잘 전했다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귀한 것을 귀한 줄 모르는 곳에서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맘도 주셨습니다.
교회가 정식으로 초청하지 않으면
지금 자원하여 드리는 찬양대 찬양 외에 그 어떤 자리에도 서지 말라는 맘도 주셨습니다.
주의 복음! 주의 구원의 일에 생명도 아낌없이 내놓을 준비와 각오로 주의 일 감당한 것 주님이 아십니다.
아신다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제 그만 입니다.
2월 초
3월 초에 개강하니 먼저 찬양인도를 그만 두겠노라 통보했습니다.
먼저 부장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당황스러워하는 문자를 보내왔고
다음 날 단체 톡에 인사 글을 올렸습니다.
오늘 새벽 찬양대에서 새로운 부장을 만났는데 어떻게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못한다 할 수 있느냐며 너무 책임감 없는거 아니냐고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 때
더 확신했습니다.
주님이 일하심을...
더 이상 함께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12월에라도 못한다 이야기 해주었어야 할 것 아니냐며 눈을 흘기는 것을 주님이 보셨지요..
제가 다시 돌아와 찬양인도 할 때 류권사는 기도원에 가서 인도자 보내달라고 울며 불며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주님이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저를 등 떠밀어 세우셨습니다.
그런데 새 부장 권사는 함께 찬양대에 서면서도 일언반구 한 마디도 찬양인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을 하니
이 사람이 지금 제정신이 맞나 싶습니다.
저는 제 신발을 벗어 먼지를 터는 심정으로
떠납니다.
새 부장권사도 주님 앞에 울며 불며 기도하면 주님이 새로운 인도자를 보내주시겠지요.
그렇게 해 주실 줄 압니다.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이 세운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함부로 뒷 말들 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오랜 종교생활이 가져다 주는 악을 보게 하셨습니다.
저를 알아 달라 하는 것 아닌 거 주님이 아십니다.
누구라도 주의 일을 함께 하는 이들에게 진심이어야 하고, 정중해야 하고 모든 일에 기도를 선행하며 주님 앞에 두려워 떨며 맡겨진 자리를 충성되이 섬겨야 할 것입니다.
심장이 굳어져 가는 줄도 모르고..
당연한 것 아닌데
당연히라 여기는
그런 자신을 바로 볼 수도 없게 된 이들을
통해 저를 또 보게 하시고 주님 앞에 무릎 꿇게 하십니다.
제 기분 제 감정 아니고 어디든 서게 하시는 곳이, 있게 하시는 곳이 사역지임을 알고 주의 사람답게 살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의 종으로 부끄럼 없기를..
주의 영광 가리우지 않기를..
잠시 비난의 화살을 맞아도
아닌 것은 아닌 것임을 보일 것입니다.
사람을 두려워 하고 기쁘게 할 것이 아니라
저를 세우고 일꾼 삼으신 내 주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기쁘시게 하기를 원하고 원하고 원합니다!
속 시원하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