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24년만에 즉시할인 대신 적립식으로 개편
다음 달 9일로 예고된 SK텔레콤의 T멤버십 개편을 앞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24년 동안 이어져온 기존 멤버십 서비스를 완전히 바꾼 새로운 개편안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결제할 때 즉시 할인이 가능했던 멤버십 혜택을 앞으로는 포인트 적립 후 원하는 매장에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개편으로 이용자의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은 “혜택은 줄어들고 오히려 불편해질 것”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SK텔레콤이 지난 8일 가입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8월부터 멤버십 회원 약관이 개정되는데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탈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조유미 기자
◇“혜택 줄고 불편” 소비자 와글와글
현재 SK텔레콤 T멤버십 프로그램은 제휴 브랜드인 파리바게뜨·CU 등에서 1000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고 등급에 따라 50~100원 할인된 금액만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할인 금액만큼의 포인트를 우선 적립하고, 원하는 제휴 브랜드 매장만을 골라서 적립한 금액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이용자들은 개편안이 추가 소비를 유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9년째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올해만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영화관에서 6만원이 넘는 할인 혜택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이젠 적립된 금액이 얼마인지 계산하면서 포인트를 쌓고, 다른 곳에서 추가로 돈을 써야만 적립금을 쓸 수 있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결국 수익 창출이 목적인데, 고객 편의를 앞세운다”는 글도 쏟아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포인트 적립으로 멤버십을 바꾸는 것은 포인트가 몇 년 후 소멸된다는 점, 구매 당시 바로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히 소비자에게 불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포인트를 모아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사용 금액’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컨대 제휴 브랜드에서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려고 해도 ‘포인트 1000원 이상 사용 가능’ 같은 기준이 정해져 있어 이 금액을 넘는 적립액을 쌓기 위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CJ ONE 포인트의 경우 1000포인트 이상 보유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현재 이런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사용자가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쟁 통신 업체 관계자는 “지금의 현장 할인 혜택은 고객이 쓴 만큼 돌려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용이 많아질수록 통신사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긴 하다”며 “포인트 적립 방식은 안 쓰고 넘어가는 고객도 상당수 되기 때문에 통신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SKT “고객 혜택 넓히는 구독 서비스 곧 발표”
SK텔레콤은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고자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 달 멤버십 개편에 앞서 멤버십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적립금 1000포인트를 우선 지급하고, 이달 중 T멤버십 앱 내 적립 이벤트에 참가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1000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SK텔레콤은 또 다음 달 대대적인 구독 경제 서비스가 발표되면, 논란이 없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 제휴처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 ADT캡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플로뿐 아니라 아마존·교육·렌털 서비스 등으로 광범위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 혜택을 줄이거나 포인트 소멸에 따른 낙전 수입을 얻는 식은 절대 아니다”며 “오히려 고객의 선택처와 포인트 활용을 넓히는 방향으로 곧 세부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 업계의 멤버십 서비스는 통신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축소돼 왔다. SK텔레콤뿐 아니라 KT·LG유플러스도 작년부터 올해까지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 제공했던 무료 영화표 사용처를 각각 3곳에서 1곳으로 줄였다. SK텔레콤과 KT는 비싼 요금제 고객에게 공짜 영화표를 지급하는 혜택도 최근 폐지했다.
출처 -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1/07/21/V6WQYLGG5VA43DS7L3NEDZPQL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