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입원하셨다.
비교기과쪽인데 아는 의사가 항운병원으로 갔다고 거기로 가서 입원하셨다.
좀 이해가 안가지만 아마도 노인은 익숙한 사람이 편해서 그렇다니 그런가했다.
병원은 수리중이라 시끄럽고 냄새가 몹시 났다.
전날 밤에는 배선공사를 한다나 어쩐다나 환자를 두고 공사를 했나보다.
병실에 들어서니 화학냄새가 눈을 찌르고 목이 아팠다.
간호사를 불러 이런냄새가 많이 난다니까 공사하면 그런거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한다.
뭐 저런 간호사가 다있나 싶었다.
환풍기도 망가져서 작동이 안되고 공기는 탁하고 냄새는 심하고 ..
환풍기를 돌려달라니 5층은 공사중이라 안된단다.
벽에 붙은 사훈은 친절 건강 소통 등 좋은 내용은 가득하던데 현실은 이렇게 불친절하고
환자를 내동댕이 쳐놓는 병원은 몇십년만에 처음이다 싶었다.
식사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그릇에는 밥이 밥그릇에는 국이 담겨왔다.
이 병원은 간호사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모두 제정신이 아닌거 같다.
그나마 주차장 아저씨만 친절 봉사셨다.
이런데 왜 입원하시는지 곧 퇴원하시라했는데 어머님 결론이 어찌 났는지 모르겠다.
항운병원이 제대로 된 병원으로 잘 크려면 직원 교육 이전에 간호사로서 의사로서 자신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것같다.
이런 괘씸한 병원은 정말 몇십년전에 사라진 줄 알았는데.. 새로운 발견이었다.
정치가는 없고 정치꾼만 있는 세상 , 스승은없고 선생만 있는 세상, 부모는 없고 학부모만 있는 세상, 전문가는 없고 돈벌이만 득실대는 세상에서(다 그렇겠느냐만서도) 제대로 사는게 가능한지 원.. 문득 누구 남편이 생각난다. 교수가 되고 싶다고, 교수가 되면 사업하는 교수가 될거라며 사업따서 돈벌겠다고 열심히 박사공부한다는.. 그냥 처세려니들었는데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정말 말리고 싶다.
우리 교수님같은 교수님들이 가팅 욕먹을까 싶어 안타깝다. 암튼 중심잡고 제대로 살자고 다집
짐해본다. 으구..
생활비가 바닥이 났다. 우째 알았는지 부산글로벌빌리지에서 밀린 퇴직금중 1/10을 보내왔다. 벌써 햇수로 3년째 이짓하고 있다.
민사소송 준비하려고 서류준비하는데 왠지 나름 금대수가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내가 미지근한 것일수도 있으나 사는게 다 그런거지 싶어서 소송을 또 그만두었다. 소정이가 장학금을 탔는데 80여만원이 입금되어있었다. 내가 새삼 느낀건 예수님이 말씀하셨듯이 꽃들도 아무 노력안해도 다 주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자식인들 오죽하겠느냐며 내일을 걱정말라는 말씀의 진리다. 어쨌든 그냥 있으니 밀린 월급이든 장학금이든 살도록 주신다. 그래서 금대수를 용서하기로 했다. 지도 사느라 힘든거겠지 싶고 그것도 아니면 마음인들 편하겠나 세상사 다 자업자득인데 싶어서 놓아진다. 안주면 말고. 그거 안준다고 내일일이 걱정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 신의 섭리를 진심으로 알게 되면 그저 나의 옹졸함에 대한 부끄럼만 줄줄이 줄을 서는 법이다. 나이를 먹을 수록 내가 가져야 할 것보다는 버려야 할 것이 수백배 수천배 많다는게 느껴진다. 가끔 그것들의 무게가 느껴질때 한꺼번에 와락 벗어내지 못하는 내 미련함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오늘 두개를 버렸다. 가슴이 아프냐고? 미련이 남느냐고? 아니, 그냥 눈물이 남는다. 이 눈물이 마르면 나도 가볍겠지. 버릴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일찍 버릴걸 그랬습니다.
주차장 옆은 옆집의 옥상이다. 그 옥상에 고추며 몇개의 식물이 자라는데 언뜻언뜻 아줌마를 보고도 안면을 못텄더랬는데 어젠 안면을 텄다. 고추가 잘 자라네요라는 내 말의 시작으로. 아주머니도 반갑게 강원도 사투리로 말을 해주신다. 옆에 있는 것은 불루베리란다. 세상에나. 좋아하는 불루베리가 이렇게 자라는줄이야. 너무 신기했다. 이런저런 식물이야기로 즐거웠다. 내가 이런 숫기가 부족한데 이런것도 참 재밌는 일상의 하나구나 싶었다. 자주 말을 걸고 자주 옆사람에게 친절해야지 결심했다. 그래 친절해야겠다. 친절이란 말이 흔한거 같지만 실천도 중요성도 그닥 와닿지않은 단어같으나 음.. 심오한 단어처럼 와닿는다.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버님이 혼자 계셔서 나물을 무치고 호박전을 부치고 불고기를 한 다음 복음 반찬을 해서 남편 손에 들려 보냈다.
어머님은 이것저것 잘 안드시고 가끔은 음식이 버려져서 특별한 음식 아니면 드리지를 않는다. 그런데 아버님은 이것저거서 맛잇게 드셔주시니 반찬 나르는 보람이 있다. 오랜만에 돌봐드린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갖는거 대상에게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누군가를 돌보거나 친절할 수 없는 상황에만 있다면 이 기쁨만큼 거꾸로 받기만 할 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사소한 것이라도 줄 수 있고 줄 것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바지를 입으려하니 쭈글쭈글하다. 빨래를 돌리고 한참후에 널었던 흔적이 절실하다.
다음에 다려입어야지하고 그냥 두었는데 잊고 있었다. 오늘 다시 집어드니 쭈글쭈글하다. 거의 신생아이거나 100세 노인의 얼굴이다.
다림질이 귀찮다 뭐다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전에 굳이 왜 꼭 쫙 펴 입어야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왔다.
그래 오늘은 그냥 입고 가자. 주름조차 타인을 의식하는 증거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그냥 입고 나왔다. 여전히 쭈글하다. 그렇다고 내가 신생아처럼 보이거나 할매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냥 바지가 쭈글하다. 끝. 자유를 느낀다. 아마 이 자유도 남을 의식한 자유일테지만 조금 후에는 자유조차 느끼지 못할것이다. 진정한 자유의 경지로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자유란 자유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무엇이 되고자 한다면 그 자체여야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은 옳다. 그 자체가 되어 그자체 조차 모를 때 그때가 이미 그것이다. 음, 와닿는군.
첫댓글 샘의흥분이글로읽힙니다.. 뭐그런신발끈들이.. 닝기리..
금씨를용서하시려고요..??
별로 흥분없이 쓴 건데 흥분하며 읽으셨네요^^ 흥분할게 뭐 있어요. 그냥 그런대로 지나가는 일인데요 뭐.
흥분하지마이소. 혈압올려서 미안합니데이
신발끈이래...^^ 진짜 웃기다. 근데 이거 괜찮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