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즌이 다가오면 아무래도 마지막 학기 (혹은 마지막 1년)는 거의 구직활동으로 보내는 것이 대부분 학생들이 거쳐가는 과정인 듯 싶습니다. 인턴이든 코업이든 일했던 회사와 얘기가 잘되어 일찌감치 회사가
결정되어진 경우에는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지금이 가장 힘들게 구직활동을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2001년 9.11 때 미국에서 대학원(석사)을 마치고 구직활동을 하던 때와 이번 경제 위기 직전에 캐나다에서 역시 대학원
(박사) 재학시 구직활동을 하던 생각이 나서 구직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제 일
같아서 혹시라도 도움이 되실까봐 글을 씁니다.
캐나다와 한국의 교육체계, 근무환경 등등의 비교는 논쟁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저는 구직활동에만 국한해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약간의 팁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글이 좀 길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으신 분은
그냥 돌아가 주세요.
그리고 이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모든 분들이 똑같은 과정을 겪으시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전
1. 레쥬메를 잘 쓰기
아마 인터뷰 전에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경력이라도 인터뷰를 하고 싶은 레쥬메와 그렇지 않은
레쥬메가 있으니까요. 통상
HR에서 레쥬메 (그리고 Cover Letter도 같이) 를 쓱 한번 흩어보고 맘에 끌리지 않으면 그대로 버려진다는 말도 있으니까 레쥬메
작성은 정말 중요합니다.
a. 형식
레쥬메 형식을 잘 모르겠다면 유명한 대학교 출신의 레쥬메를 살펴보면 각 학교마다의 특징이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졸업한 학교의 레쥬메 형식은 모니터 상으로 보기엔 별로였는데 인쇄후 보고나니 왜 그런 형식으로 결정했는지 알겠더군요.
b. 내용
그리고 또 하나!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제 클래스메이트가 한창 인터뷰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구직자가 아닌 회사 구인 입장) 이 말을 해줬습니다. “레쥬메에 거짓말을 쓰면 절대 안되지만, (예를 들면 안나온 학교를 나왔다고 한다거나) 인터뷰어는 보통 구직자가 자신의 능력의
120% 정도를 레쥬메에 쓴다고 보고 거기서 대충 20% 정도는 깎아서 생각한다고
보면 돼. 따라서
100%를 쓰게 되면 대충 80% 정도만 인터뷰어 입장에서는 생각하게 되겠지.”
그러면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요? 미국에서 다니던 학교에서는 CAPS
(Career and Placement Service)라는 곳이 있어서 무료 레쥬메 클리닉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제일 먼저 학생들에게 나눠준 것이 “List of Action Verb” 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assist”보다는 “conduct”라는 표현이 훨씬 좋게 들리겠죠. 그런식으로 써야하는 active verb와 써서는 안되는 passive verb등을 나열한 리스트였습니다. 당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 관심있는 회사, 헤드헌터 목록 작성하기
a. 목록작성
관심있는 회사의 목록을 작성합니다. 또한 헤드헌터 (보통
헤드헌터는 구직자에게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습니다, 고용주에게만 하지요.)에게도 레쥬메를 보낼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헤드헌터의 목록을 작성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경력이 쌓이시면 헤드헌터들이 이제는 정신없이 컨택을 하겠지만 첫 직장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도 2년
넘게 경력을 채우고 관련 자격증 시험을 보고 그랬더니 벌써 5군데 헤드헌터들이 연락을 하더군요,
직장 옮길 생각없냐고요.)
b. Cover Letter 작정
구직자,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모든 회사에 동일한 Cover Letter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Cover Letter에는 레쥬메에 다 쓰지 못한 자신만의
강점, 그리고 왜 그 회사가 자신을 고용해야 하는지를 피력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회사마다 다른 Cover Letter를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서도 물론 passive verb가 아닌 active verb를 사용하면 훨씬 좋겠지요. 또 한가지! 절대
To Whom It May Concern이나 Dear Sir/Madame 은 쓰지
마세요. 무슨 수를 쓰더라도
HR 담당자의 성을 알아내서 Dear Mr. Smith (예를 들면)
이렇게 쓰셔야 합니다.
3. 자신을 돋보일 수 있는 다른 자료 만들기
제 경우에는 학교에서 배운 코스 정리와 이전 직장 (인턴, TA, RA 등 포함) 경력을 정리한 자료를 워드
형식과 파워 포인트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워드 형식은 레쥬메 보낼 때 “레쥬메와 Cover Letter 이외 다른 자료를 첨부하고 싶으면 첨부하라” 고 할때 첨부하고 파워 포인트 자료는 인터뷰 때
썼습니다.
4. 레쥬메 보내기
이제 레쥬메를 보내시면 됩니다. 레쥬메를 보낼 때는 보통 수백장 정도는 보내실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디에
보냈는지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레쥬메를 보낸 회사와 포지션 리스트를 작성해 두셔야 합니다. 저는 Excel 로
회사, 포지션, HR 담당자 email과 전화번호를 담은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이제는 인터뷰가 오기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물론 기다리는 중에도 계속 어플라이 하셔야 합니다.
인터뷰
5. 인터뷰 전 날까지
인터뷰 기회가 오는 것도 힘들지만 인터뷰 기회가 왔다고 하더라도 이제 부터 시작입니다.
a. 회사에 관한 리서치
회사에 대한 리서치와 포지션에 대한 description을 다시 한번 읽어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레쥬메와 Cover Letter 리뷰도 꼭 하셔야 합니다. 인터뷰 질문중 레쥬메에 대한 질문이 빠질리가 없으니까요.
또한 인터뷰가 끝나면 꼭 “우리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없냐?” 라는 질문을 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를 꼭 하셔야 합니다. “궁금한 점이 없다” 라고 하면 “너네 회사에는 관심이 없다”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니까요. 한
2~3가지는 준비해 가세요.
b. 인터뷰 준비 (Mock
Interview 포함)
제 경우는 100가지가 넘는 인터뷰 질문을 준비했었습니다. Case Study 경우 질문도 컨설팅 회사에서는 흔했기
때문에 Case Study 경우는 별도로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혼자서 인터뷰 준비를 해도 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의
전문가가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친구와 같이 Mock Interview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결국
Behavioral question은 어느 회사나 동일하기 때문에 그렇게 준비하시면 될 듯 합니다.
6. 인터뷰
a. 복장 및 자료 점검
회사에서 Business Casual 도 괜찮다고
써 있더라도 아무래도 정장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 경우에는 금융권이라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장을 입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물론 지금 일할때는 client와 만날 때 말고는 business casual을 입긴 하지만 제가 이제 사람들을 인터뷰 할
때는 정장을 입습니다.
그리고 레쥬메와 앞에서 다른 자료를 작성하셨으면 그 자료를 적어도 5부 정도는 더 준비해서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b. 인터뷰
i. 절대 늦지 말자!
가장 중요한 것은 늦지 않게 가는 것입니다. 지하철이 안 와서, 버스가 고장나서, 혹은 아파서.. 어떤 변명이라도 통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 인터뷰 3라운드때 독감이 걸려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더군요.
이 3라운드 인터뷰는 CEO와
하는 인터뷰였는데 정말 난감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그때 워터루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토론토까지 운전해서 가야만 하는 했었습니다. 인터뷰는 9시였고요. 하지만 가야죠. 저는 전날 8시에 자서
다음날 5시에 출발했습니다.
9시면 러쉬 아워니까요.
너무 일찍 도착한 나머지 할 일이 없어서 회사 앞 팀 홀튼에서 인터뷰 준비를 했었습니다.
ii. 긴장하지 말자.
사실 긴장이 되지요. 하지만 긴장을 안하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뷰도 한 100번
정도 하면 담담해집니다. 나중에는 인터뷰어와
농담까지 나누는 경지에 이르더군요. 물론 먼저 농담은 하시지 마시고 인터뷰어가 농담을 하면 같이 동조를 하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아무튼, 인터뷰에서는 본인 능력의
120%를 발휘하셔야 합니다. 분야마다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겠지만 금융권의 경우에는 프리젠테이션 능력과 writing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중에 writing sample을 보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것도 미리 준비하시면 좋겠지요...
iii. 명함을 달라고 하자.
이제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인터뷰 전에 준비한 회사에 궁금한 질문까지 다하고 모두 끝났습니다. 그러면 이제 바이바이가 아닙니다. 명함을 달라고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Thank You Letter와 Follow-Up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후
7. Thank You Letter
Thank
You Letter는 통상적으로 인터뷰 후 아무리 늦어도 이틀 안에는 쓰셔야 합니다. 물론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쓰시는 게 좋지만요.
여기에는 통상적인 말보다 인터뷰 당시에 특이했던 부분에 대해 인터뷰어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comment를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네가
언급한 너네 회사의 이런저런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등등을 언급했습니다. 꼭 회사의 특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인터뷰어가 했던 얘기중
기억에 남는 얘기를 쓰시면 됩니다. 그리고 정말 관심이 있다 등등으로 마무리 하시면 됩니다.
8. Follow-up
인터뷰를 하고 나서 연락을 주겠다고 한 기한이 지났거나 시간이 좀 지났다 싶으면 follow-up을 하셔야 합니다.
이건 thank you letter와 비슷한 형식이긴 하지만 너무 재촉하는
듯한 느낌은 피하시고 여전히 관심이 있다는 표현을 하셔야 합니다.
제 경우 지금 회사에서 2라운드 후 약간 주저하는
느낌이 들었을 때 follow-up letter를 정말 잘 써서 보냈습니다. (친구 3명과 친구
부모님까지 도와주셔서 follow-up letter를 교정봐 주셨습니다.) 결과는 follow-up letter 보낸 다음날로 3라운드 인터뷰가 잡히더군요.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는데요.. 취업하시는 모든 분들 제 일같아서 도움이 될수 있으면 싶어서 쓰다보니 한정없이
길어졌습니다.
취업하시는 모든 분들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캐나다에서
외국인으로 취업한다는 것 정말 힘들다는 것 제가 겪어봐서 알기 때문에 정말 남일 같지 않아서 한 글 남깁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정말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
저도 첫 인터뷰, 처음 레쥬메 낼 때는 정말 잘 모르고 했었습니다. 미국에서 첫 인터뷰가 제가 가고 싶은 회사이긴 하지만 포지션이 그닥 맘에 들지 않는 곳이었었는데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때 무슨 용기가 있었는지 "나 실은 이런 포지션에 더 관심이 있다"고 했었죠. 그때는 직장을 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배가 불렀었죠... (이 인터뷰는 학교에서 나온 포스팅에서 얻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정말 그 회사에서 제가 원하는 포지션으로 인터뷰 연락이 왔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얼마나 무모했는지 알게 됐고 그 이후 노하우가 쌓인거죠. 좋은 결과 있으실거에요.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보려고 이 카페에 들어오고있었는데. 행복하세요 글 쓰신분 복받으실겁니다
우와 최고의 글이네요!
와! 진짜 멋진분이시네요.. 글을 통해서 제가 뭐가 부족한지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제가 수욜날 인터뷰하거든요.. 뭘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앞이 깜깜해요... 혹시 님께서 준비하신 인터뷰 질문과 예상답을 받아 볼수가 있을까요??? 혹시 가능하시면 쪽지로 연락부탁드려요... ㅎㅎ 사례 꼭 해드릴꼐요.. 감사합니다!
짱이네요 몇년전 글이지만 어쩌다 읽게되었는데 구직하는 입장으로써 진짜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