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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의 개척자 故 서명숙 이사장
한 사람이 떠나니 비로소 그가 걸었던 발자국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그러한 자취를 한 번쯤 따라가 보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의 마음은 환기가 된다.
얼마 전 제주에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씨의 타계 소식을 전해 듣고 참으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아주 오래전 손석희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시사 프로그램에서 전국에 올레길 개장 소식을 전하면서 서명숙 씨가 인터뷰하던 목소리가 생각난다. 제주 출신 언론인으로서 산티아고의 순례길을 걸으면서 영감을 얻고 고향 제주에도 이런 길을 만들어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올레센터에서 그분을 한번 뵌 적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꾸벅 인사를 건넸던 기억이 남아 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지만, 그분이 올레길을 처음 만들었고 걷기 열풍을 전국에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존경의 마음을 전했던 것이다.
그때는 그저 유명한 사람 정도로만 그에 대한 인상을 가졌지만 막상 그분이 떠나고 나니 그분의 자취가 더욱 뚜렷하게 우리의 마음에 새겨져 있음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제주의 여성으로 서울에 가서 언론인 활동을 하면서 더 높아진 안목으로 세상을 보고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산티아고의 순례길을 걸으면서 고향 제주의 길도 이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을 테고 거기서 얻은 영감이 불러일으킨 그의 새로운 도전이 고향 제주를 완전히 새롭게 열어젖히게 했다. 올레길이 열리기 전 제주는 그저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이란 인상을 사람들에게 전했을 뿐인데 올레길이 열리면서 제주는 완전히 그 내면을 드러내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에 감동을 하게 되었다. 상대를 안다는 것은 겉으로만 안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고 시간을 갖고 겪어내야만 안다고 할 수 있다. 제주를 그냥 쓰윽 스쳐 지나쳤던 사람들은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진짜 자연과 만나게 되고 제주 안에 터를 잡고 사는 제주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제주의 슬픔 역사를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꿋꿋하게 견디어온 제주 사람들의 강인함에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주를 더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고향 제주를 서명숙 씨가 전국에 알렸고 사람들은 제주를 찾아와 걷고 느끼면서 이곳에서 함께 살기를 원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올레길은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영향은 국내에 많은 순례길을 만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 제주의 불교성지순례길 역시 그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절과 절 사이에 길을 내면서 절을 참배하고 마을을 지나고 다양한 볼거리들을 만날 수 있게 안내했다. 길을 표시하는 리본을 매고 안내 표시판을 붙이는 것 역시 올레길에서 배운 것이다.
그가 떠났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비로소 그의 발자취를 느끼게 되면서 그가 전한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한 사람은 가고 그가 남긴 자취가 우리의 마음을 한 번 더 환기시킨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구나. 참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고마운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애도하게 되는 것이다.
첫댓글 서명숙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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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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