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수능날)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다.
비번인 사람들도 있고 해서 오늘과 내일 반씩(네명) 나누어 갖기로 했다.
회식비는 모두 15만원,우리는 칠만원 플러스 모자라는 비용은 1/n 하기로 하고
모듬 삼합(55000원으로 굴과 수육 및 홍어)과 막걸리와 소주를 시켰다.
나 외에 세명은 사십대 초반이다.
일반적으로 그 정도 양이면 넷이서 그럭저럭 먹을 양이다.
그런데 이런 쪽 일(3D 업종) 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많이들 먹는 편이다.
다들 한점한점 아껴먹는데 한 사람이 "이 정도는 저 혼자 다 먹을 수 있습니다" 한다.
애초에 그 날이 수능일이기도 하여 주문할 때 써빙하는 아줌마들에게
"혹시 아이들 중 수능치룬 아이 있어요?" 하고 물어봤더니, "다 키웠어요" 하고 또
한 아줌마는 "우리 애 한의사예요" 한다 ㅎㅎㅎ.
일단 이렇게 기름을 치고 나서 "자녀분들을 다 키우셨군요.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자 그 아줌씨들 얼굴에 함박꽃이 피어난다.그런 것이다,,,ㅎ.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값는다 하지 않았던가.
나는 "양좀 넉넉하게 갖다 주세요" 했는데, 한 직원이 "그리 말해봐야 소용없습니다.
사장이 직접 얘기하지 않는한 건성으로 알아들어요" 했는데 그냥 그렇게 나온 것 같다.
약간은 여유있게,,,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데 마침 사장이 외출에서 돌아왔다.
내가 여사장(국밥집 아줌마)을 불러서 "아니~ 사장이 그렇게 자리를 비우면 어떡합니까"
하며 나무라는 투로 말을 했더니, "저 아파서 병원갔다왔단 말이예요"하며 약간은 삐친
목소리다.내가 빙그레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랬어요? 저, 여기 고기가 부족하니
홍어와 수육 추가로 좀 넉넉히 갖다 주십시요" 하고 주인은 "네~~" 대답하고,,,
주인 아줌마는 대뜸 주방으로 가 머리를 디밀며 "추가분은 넉넉하게 담아주세요" 한다.
추가분 각기 12000원씩 인데 본래의 모듬삼합 주문량 보다 더 많이 내온다.
거기에 굴전 까지 한 접시 써비스로 내오고,,,
막걸리 한병(삼천원)에 소주 다섯병(사천원씩)을 먹으니 토탈 십만 이천원인데 십만원만
내란다.술은 반 이상 내가 마신 것 같다.나머지 부족분을 계산하고 나왔다.
다음 날 회식한 사람들 얘기로는 모듬 한 접시 사다가 술은 편의점에서 사와 먹었다 한다.
내가 비번이니 그 주인 아주머니에게 더 달라는 말도 못하겠고 해서 그런 모양이다.
술값이라도 줄여볼 요량으로,,,
어제는 점심을 먹는데 한 직원(운전 기사)이 주인 아줌마 카운터 자리 뒷편에 걸려있는
사진(이 아줌마 아들 17세)을 보며 몇살이냐고 묻자 주인은 "열 일곱살이요" 짧게 대답한다.
밥먹는 중에도 "저 아줌마 몇살쯤 되어 보여요?" 하질 않나 "혼자 살아요?" 한다.
아니 내가 저 아줌마에 대해 뭘 안다고 정말 한심들 해서,,, "모르겠습니다" 하고 말았다.
식사를 마치고 카운터에서 장부에 이름 및 서명을 하는데,이 국밥집은 장사가 잘되어 점심
때는 보통 손님들이 일이십 미터 줄지어 기다린다.그 시간때면 주인도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내가 직원 세명 이름을 적어가며 맨 마지막에 잠시 멈칫 하다 내 이름을 적었다.
그 아줌마는 맨 마지막 이름을 적는 나를 쳐다보며 "성함이세요?" 한다.
그렇다고 끄덕인 후 "아들, 공부 잘해요?" 하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잘해요" 한다.
내가 "특목고 다닙니까,아니면 일반고 다닙니까" 하자 "외국 유학중이예요" 하길래
"공부를 못한 모양입니다" 하려다(자존심 상해할까봐) "저희 애는 영국 명문대에 어드미션
받아놓고도 국내파로 남기로 했답니다" 하고 말았다.
바쁜 와중에 일일이 말을 받아준 국밥집 아줌마에게 꽃 한아름 선사해야 할까보다 ㅎ.
점심을 파하고 몇시간이 지나 한가할 시간에 국밥집에 들렀다.
딴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카운터 옆에 입가심용으로 병에 가득 폴로가 채워져 있는데
가끔씩 들러 하나씩 꺼내 먹곤 한다.그 날 따라 주인 아줌마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난 그냥 아무생각없이 뚜껑을 열어 집게로 하나 꺼내는데,주인 아줌마는 "안돼요" 한다.
깜짝 놀란 나는 "네~?" 하자 조그만 목소리로 뭐라 한다.
잘 알아듣지 못한 나는 불쾌해져서 "돈 드리면 될거 아닙니까"하며 신경질 투로 말했다.
그랬더니 "그까짓게 몇푼된다고요" 하길래 내가 "아까 뭐라 그랬는데요?" 하자
조금 큰 목소리로 "살 찐다고요 단거 드시면,,," 한다.
내가 피식 웃으며 립 써비스라도 해야겠다 싶어,
"이 집은 주인이 아름다우시니까 같이 일 하는 분 모두 한결같이 자태가 곱습니다" 하자
국밥집 아줌마 얼굴이 확 펴지면서 "감사합니다" 한다.
이상의 얘기는 다소 표현함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대체로 사실에
기인하여 옮겨본 것입니다.이 국밥집 아줌마 왜 그렇게들 세인의 관심거리가 되었느냐
하면,그 아줌마 나이(오십 전후?)는 좀 들었지만 요샛말로 베이글녀랍니다.
어린아이 같은 외모에 키는 자그마하면서도 굉장히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이지요.
그러니 남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밖에요 ㅎ.
허나,제가 볼 때 남자들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그런 여자일 수록 남자 보는 눈이 얼마나 까다로운데요.
그 여자가 돈이 없습니까 뭐가 부족해서 보통 남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겠습니까.
대체적으로 사람들(특히 남자들은 심리학을 모름.공부를 못하거나 안했으니 알 턱이 없음)은
여자가 좀 인물이 반반하다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헤벌레 하는데 그런 표정들이
날카로운 여자의 이목을 벗어나지 못할 뿐더러 예리한 촉수에 금방 들통나고 만다.
그러니 이 국밥집 아줌마가 보기에 그런 남자들이 얼마나 한심스럽게 보이겠는가.
남자들이여~!
제발 정신좀 차립시다.
그렇다면 나는?
'너도 남잔데 별 수 있어.관심갖고 쳐다보는 건 마찬가지잖아' 할지 모르겠으나,
똑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상대여성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그 답이 있다.
많은 남자들이 이쁜 여자들 몰래 안들키고 쳐다보았다고 생각하지만 웃기지 마시라.
"그 여자들은 뒷통수에도 눈이 달렸어.이 바부탱이들아"
저는 단지 대상을 봄에 있어서 시야에 들어오는 그 물체를 가감없이 눈에 담을 뿐이랍니다^^
첫댓글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