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신진서의 ‘상하이 대첩’에서 배운 것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
입력 2024.03.18.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4/03/18/NW23HKLUGJCTFJCWUC7MH4X3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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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지능으로 불리는 그도
하마터면 역전당할 뻔했다
유리한데 왜 무리하나
실수가 적은 쪽이 이긴다
중국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배 마지막 라운드. 한국 1명, 중국 4명, 일본 1명이 남아 있었고 중국팀은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한국팀에는 중국 셰얼하오의 8연승을 저지한 신진서(24)뿐이었다. 대역전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면 그 1승을 포함해 6연승이 필요했다. 확률 1.56%인 ‘미션 임파서블’.
농심배는 한·중·일에서 5명씩 국가 대표 기사를 뽑아 연승전 방식으로 싸우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설현준·변상일·원성진·박정환이 1승도 못 거두고 탈락한 가운데 신진서는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런데 현실에서 무협지가 펼쳐졌다. 신진서가 일본의 이야마 유타에 이어 중국의 자오천위, 커제, 딩하오 등 초일류 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린 것이다.
마침내 최종국. 바둑판 건너편에는 구쯔하오(26)가 앉아 있었다. 지난해 신진서에게 1패 후 2승으로 란커배를 가져간 중국 최고수다. 인공지능(AI)과 일치율이 높아 ‘신공지능’으로 통하는 신진서는 설욕을 별렀을 것이다. 구쯔하오의 수를 침착하게 받아내며 중반까지 형세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우승이 보였다. 2005년 이창호의 끝내기 5연승을 뛰어넘을 참이었다.
제25회 농심배에서 한국팀의 끝내기 6연승을 이끈 신진서. 인공지능 착점 일치율이 약 50%에 달해 '신공지능'으로 불린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그때 구쯔하오가 빈틈을 찔러 왔다. 어차피 불리하니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신진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다. 역공으로 상대를 부러뜨릴 것인가, 아니면 물러서고 안전하게 마무리할 것인가. 부채를 만지작거리며 수를 읽던 신진서가 착점했다. 아뿔싸, 위험한 길로 접어들자 바둑판이 험악해졌다. 실시간 형세 그래프와 승률은 이제 구쯔하오의 우세를 가리켰다.
신진서는 빠른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형 실리파다. 유리해도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두다 가끔 역전당하곤 했다. 우세를 의식하면 잡념이 들어오고 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란커배 때 신진서가 그랬다. 이번 농심배 최종국에서도 막판에 큰 실수를 했지만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 구쯔하오의 실착이 나오면서 신진서가 승리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질 뻔했다.
바둑을 이기려면 묘수가 필요할까. 진실은 정반대다. ‘묘수를 3번 내면 그 바둑은 진다’는 격언이 있다. 묘수가 필요할 만큼 판세가 절망적이었다는 뜻이다. 격렬한 행마를 즐기는 조치훈은 “내 별명이 ‘폭파 전문가’지만 시끄러운 바둑보다는 전성기의 이창호처럼 조용히 반집만 이기는 바둑을 존경한다”고 했다. 실수가 적은 쪽이 바둑을 이긴다.
유리한데 왜 무리하나. 해설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바둑돌은 세상(바둑판)에 놓이면서부터 삶을 도모하고 죽음을 걱정하는 처지다. 냉정하게 형세를 파악하면서 실리나 세력, 공격이나 수비를 선택해야 한다. 덩치 큰 대마도 두 집이 없으면 쫓기다 비명횡사할 수 있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미생으로 태어나 완생을 꿈꾸기는 사람도 매한가지다.
기사들은 생존 경쟁을 적나라하고 구체적으로 한다. 한번 이겼다고 또 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바둑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승자와 패자는 초연하게 복기를 한다. 흑돌과 백돌로 ‘가지 않은 길’을 놓아보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엔 착점의 선악을 정량적으로 알 수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아플수록 복기해야 한다.
신진서가 며칠 전 방송에 출연해 농심배 최종국을 복기했다. ‘부득탐승(不得貪勝)’을 다시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승리에 집착하면 바둑을 그르칠 수 있으니 절제한다는 뜻이다.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하지 않는 것. 신진서가 드라마틱한 ‘상하이 대첩’을 돌아보며 들려준 승부사의 자세다. 유리한데 왜 무리하나. 바둑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신진서가 구쯔하오의 최종국에서 착수하고 있다. 신진서는 이번 승리로 농심배 통산 16연승 기록도 세웠다. 중국 바둑팬들은 "신진서에게 지는 일은 부끄럽지 않다" "중국 선수들이 뭘 잘못한 게 아니라 그냥 그가 너무 강하다"고 했다. /한국기원
박돈규 기자
밥좀도
2024.03.18 05:12:05
바둑이든 인생이든 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다. 실패나 실수를 딛고 일어설 때 모두가 박수를 보낸다. 흥분은 금하고 차분한 마음이 성공을 부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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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머슴
2024.03.18 06:54:37
바둑은 요즘물오른 신진서가 우리나라넘보원이야 젊은사람이 침착하고 부모님잘공경하고 가정사도 너무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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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2024.03.18 07:18:27
사족을 하나 달자면 농심배는 분명히 한국 의 농심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한국 바둑인데 농자가 중국식 간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에서는 번체를 사용하고있는 현실을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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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4.03.18 07:22:02
바둑은 탐욕과 자만심이 생기면 필패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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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자
2024.03.18 07:57:13
신진서기사 혼자 중공을 막는 기사는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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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eka
2024.03.18 07:54:19
바둑은 승부사들의 세계이다. 인생 승부사 세계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고래로 많은 지도자와 영웅들은 나라의 흥망성쇄를 바둑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바둑을 통해 인생과 국가의 승부 세계를 간접적으로 배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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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2024.03.18 06:44:29
/그가 너무 강했다/ 대인배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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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몽
2024.03.18 09:18:21
바둑은 덩치큰 대마 욕심부리다 비명횡사하지만 민주당은 이해할 수없는 판사들만 아니면 진작 깜빵에 있을 전과자 대표 비난하다 비명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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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살자
2024.03.18 08:26:26
우리나라에서 열릴 때는 한자 흉내 낸 간체를 쓰지 말라. 간체는 중공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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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03.18 07:49:58
..박돈규 기자의 글들.. 어젠가 뭔 유해 DNA감식하는 친구를 뭔 해부병리하는 의과학자로 표현하고.. 뭔 글을 썼나 이것저것 보니 입춘대길을 뭔 묘자리 알아보니 친구에게 물어보고 오늘을 바둑 신진서의 마지막 판.. 요즈음 젊은 친구들은 바둑도 잘 모를텐데..그리고 전공이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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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024.03.18 07:06:15
ㅎㅎ 뭔 괴솔위 쥐 ?? ㅋㅋ 유리한데 왜 무리 환약오 ?? ㅋㅋㅋ 인공 춰 켜 놓고 확율 춰 보면서 해설해 주니 눅아 춰 유리 한줄 알쥐 ㅋㅋ 인간 중에서 국면 춰 봄연숴 유불리를 아는 좌들은 몇 춰 안된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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