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봉의 장관]
신년 벽두에 걸쳐서 여러날째 계속되는 한파 속에 제159회 백등회 정기산행을 다녀 왔다.
집사람이 장모님 간호차 처가에서 오지 않아 혼자 일어나 등산장비를 챙겨 나서려니 참 난감하였다. 등산을 다녀온 뒤에 세탁을 하고 나서 장비며 옷가지를 두는 곳이 다르다보니 평소에 내가 두는 자리에 있지 않거나 하여 ... 이곳 저곳 뒤집어 놓으며 혼자서 난리 부르스를 치다가 당근과 사과만 몇개씩 깎아서 담고 훌훌 나섰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서 집결장소인 연신내역에 도착해 보니 영하10도를 넘나드는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구들이 신년 산행을 위하여 도착해 있었다.

[불광중학교앞 소공원]
1. 산행지: 북한산(향로봉/522m)
2. 산행일시: 2011년1월2일(일)09:30
3. 산행시간: 4시간40분(간식시간 50분포함)
4. 코스 : 연신내역 출발(09:50)→불광사→향림담→향로봉→포금정사→간식→탕춘대능선갈림길→향로봉 서쪽안부→쪽두리봉→불광사→연신내→뒤풀이장소(14:30)
5. 참석자: 김경배,권충희,김용덕,권순철,김계호,김용환(기아),김인기+옆지기,김대준,김태균,류성대,명진호,박경철,박천순+옆지기,신성철,염영철,이종웅,이종찬,이환주,이재찬,이종률,이진식,유영윤,오종기,신영남,조경행,최현용,황재원,이충식

[북한산둘레길 표시]

[북한산둘레길 알림표지]
분당팀 6명과 함께 만난 불광중학교앞의 골목길은 작년에 설정한 '북한산 둘레길'의 '구름정원길' 구간이었다.
제주도의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이후 일어난 걷기열풍에 지방자치단체들마다 둘레길 지정에 노력하여 곳곳에 이런 길들이 생겨 나고 있는데 주민들이 붙여둔 당부 겸 주의 글처럼 주민들의 생활에 지장을 주지 말고 흔적없이 조용하게 지나 다녀야 할 것이다.

[날아갈 듯한 불광사 범종각]
불광사옆을 지나서 오르다가 바로 아이젠들을 결착하였다. 새롭게 선보인 고무신아이젠 또는 짚신아이젠이라고 부르는 체인형 아이젠이 있었는데 고것이 참 편리해 보였다.

[은평 뉴타운이 멀리 보이는 눈 덮힌 암벽길]
햇볕이 비추는 중간 쉼터에서 내가 가져간 '당근'을 하나씩 먹었는데 '당근이 이렇게 달줄이야'하면서들 좋아한다. 겨울철에 뿌리는 채소인 무와 당근이 가장 맛이 있는철이기 때문이다. 향로봉 능선에 올라서는 명진호 동기가 무안양파즙을 한 봉지씩 돌려서 양파아줌마가 되었다.

[앙파즙을 돌리는 뒷모습도 예쁜 ... ]
삼각산이라는 이름 그대로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와 망경대, 인수봉이 형성한 3봉이 멀리 바라 보이는 곳에서는 북한산성의 찬 기운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삼각산의 봉우리들]
눈이 내려 쌓인 후에 맑은 햇빛이 좋은 날이라, 신라 진흥와의 북한산순수비가 서 있는 맑은 비봉 언덕이 우뚝하니 더욱 장관이었다.
내 눈은 여러차례 미끈한 비봉의 줄기를 타고 내렸는데 저 아래, 탕춘대쪽을 내려가서 고개를 쳐드니 북악산줄기와 북악산의 뒷모습이 또한 장관이다.

[비봉을 배경으로 한장]

[북악산 능선까지 첩첩한 산줄기들]

[머리를 쳐든 북악줄기의 끝으로 멀리 남산이 아득하다]
북악산과 인왕산의 사이로는 남산과 서울타워가 아스라히 보인다. DSLR을 가지고 왔다면 멋있는 장면을 찍을 수 있었는데 ... 아쉽다.
그리 높지 않지만 인구 1000만명을 수용한 수도 서울 주변에 이렇게 아기자기한 산들이 겹겹이 둘러쳐진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장하다.

[포금정사의 간식시간]
절터여서 그런지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며 해마다 시산제를 지내는 곳으로 애용되는 포금정사 터에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이날도 뜨끈뜨끈한 병천순대와 쑥떡, 빵, 여러가지 과일에 어묵국이며 탕국에 쌀국수까지 끓여 내는데... 대장금이 따로 없다.

[솜씨를 발휘하는 장금이들]
옆에 자리한 덕수상고팀이 보고서는 비명을 지른다. 곧 이어서 "막걸리 한 병만 파세요." 하면서 접근하여 여러가지 얻어 가면서 고맙다고 . ㅎㅎㅎ.
청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한판 박기로 했는데 30명 중에서 여성 동무2명 빼고도 여럿이서 어디로 샛는지 22명만이 찍혔다.

[단체 기념 사진]
구기동쪽으로 하산길을 잡아서 내려면서 보니 전에 드나들었던 구기동 빌라촌이 오늘따라 더욱 포근한 것이 '과연 명당터'라는 느낌을 준다.

[포근한 구기동 마을]
20여년 전에 기자촌 뒷쪽의 마을 집들을 돌아보고 사려다가 말았던 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그린밸트로 묶여 있지만 살기에는 참으로 좋은 자리였는데...
'그렇게 높은 곳의 집이 더 비싸고 좋은데, 그때 자네도 그것을 구했어야 하는거야. 김혜수와 유혜진이 저기 구기동에 집을 샀데잖아..." 하면서 신성철이 거든다

[탕춘대성을 돌아서 가는 길동무들]

[족두리봉을 배경으로 삼은 분재형 소나무]

[북한산국립공원의 갈림길 표지]

[족두리봉의 뒷모습]
탕춘대능선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족두리봉을 보면서 향로봉 서쪽 안부를 돌아서 불광사로 내려 왔다. 연신내의 얼큰만두전골집에서 뒷풀이를 하고 해산했다.

[얼큰만두전골집, 오나가나 초록 병]
경배총무는 지난 번에 다 못 나누어 준 수저포크세트를 새로 구해다가 돌리느라고 바빴고...

[얼큰 만두전골, 정말 얼큰하고 좋아요 ]

[해산 직전, 인삿말에 귀기울이다]
첫댓글 북한산은 제 구역인데...ㅎㅎㅎ.
신년산행...! 여럿이 많이 모일수 있고,또한 대한민국의 심장부 수도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북한산 남쪽자락
웅장하면서 아기자기한 암릉, 잘보고 갑니다.
연초부터 영하 10도의 추위를 맥도못추게 이겨버린 우정이넘치는 산행을 하셨군요.새해건강은 따놓은 당상이네요.
년초의 북한산 산행..참으로 뜻 깊고 우정의 깊이가 남다름을 느낍니다..
고등학교 동기님들과의 산행이니 얼마나 걸찍하고 유쾌하실지 짐작만해도 즐겁습니다..
새해에도 명산과 더불어 즐거운 산행으로 멋진 산행 이어가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연초 산행을 아주 멋진 곳에서 하셨네요..북한산 정기를 듬뿍 받으셨으니 일년 내내 건강하실테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할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