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어째서 모양을 바꾸나요?
아이작 아시모프
이민수 옮김
이제, 우주의 다른 부분들로 주의를 돌릴 시간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하늘에 있는 모든 물체들 가운데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깝게 보인다고 했고, 그것은 상당히 옳았기 때문에, 다음으로 그것을 살펴보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달은 창공에 있는 영구적인 물체들 중에서 유일하게 밤마다 모양이 눈에 띌 정도로 변화된다. 태양은 항상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빛의 원이다. 다른 행성들과 별들은 항상 빛으로 된 점이다. 일부 혜성들이 독특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지니지만, 밤하늘에서 영구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에 대해서는 책의 나중 부분에서 더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달은 지속적이고, 점진적이며, 반복적인 변화를 겪는다. 특정한 날 밤이 되면, 해가 막 지자마자 서쪽 하늘 낮은 곳에 아주 얇은 초승달로 나타난다. 밤이면 밤마다 동쪽으로 나아가고 초승달은 점점 두꺼워진다. 한 주일이 지난 후에는, 빛으로 된 반원이 되고 계속해서 커져서, 또 한 주가 지나가게 되면 빛으로 된, 꽉 찬 원이 된다. 그러면 줄어들기 시작한다. 한 주 후에는 반원으로 되돌아가고(하지만 지금 불이 들어와 있는 쪽은 원의 다른 쪽 반이다), 마침내는, 다시 한 죽 지나가면, 해뜨기 바로 전에 동쪽 하늘에 걸린 아주 얇은 그믐달이 된다. 그 이후로, 며칠 밤 정도 사라졌다가 모든 과정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자연적인 생각은 달이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는 것일 수 있다. 태어나고, 자라며, 최대 크기에 이르렀다가, 시들어서, 죽으며, 이러한 모든 과정을 한 달 동안 거치는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서쪽 하늘에 걸린 얇은 초승달을 신월(new moon)이라 하고, 한 달 후 동쪽 하늘에 걸린 얇은 그믐달을 구월(old moon)이라고 이야기한다1. 그 둘의 딱 중간은 만월(full moon)이다. 전에 설명했던 것과 같이, 달의 이러한 국면의 순환에 의해 달(month)이라는 시간 단위가 확립되었으며, 첫 번째 달력도 이것에 기초를 둔 것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이러한 국면이 생기는 것일까? 정말로 새로운 달이 매 달마다 태어나는 것일까?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에 앞서 바빌로니아의 천문학자들도 역시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회의는 달이 지나감에 따른, 태양에 대한 달의 상대적인 위치를 살펴봄에 따라 나타난 것이었다. 처음에는, 지구상의 것들을 지배하는 법칙들이 하늘에 있는 것들을 지배하는 법칙들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지구상에서는 모든 것이 아래로 떨어지지만, 하늘에서는 모든 것이 원을 그리며 이동한다. 지구상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되고 부식하지만, 하늘에서는 모든 것이 영원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지구의 물질들은 어둡지만, 하늘에서는 모든 물체가 끊임없이 빛을 냈다. 만일 달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마치 태양과 행성, 별들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빛을 낸다면, 달은 변하지 않고 항상 빛을 내는 원모양이어야 할 것이다. 달은 변하지 않고 빛을 내는 원모양이 아니므로, 달이 감에 따라 자라고 쇠퇴하는 것이거나 끊임없이 빛을 내는 것이 아니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만일 달이 정말 지구처럼 어두운 것이고 태양광선을 반사시킴으로써만 빛을 낸다면, 달과 태양이 서로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달의 서로 다른 부분들이 태양광선을 반사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달이 정확하게 지구와 태양 사이 정도에 있다면, 태양은 우리와 반대편의 달을 비추고 있을 것이고 우리는 달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달은 태양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것보다 열두 배나 빠르게 움직이고, 그래서 다음날 밤에는 태양보다 조금 동쪽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달의 서쪽 가장자리가 조금 얇게 찢어낸 것처럼 빛을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얇은 초승달 모양으로 보인다. 달이 계속해서 동쪽으로 감에 따라, 우리는 빛을 내는 부분이 점점 더 많이 볼 수가 있으며, 초승달은 두터워진다.
태양과 비교해서, 하늘을 사 분의 일 정도 돌았을 때에는, 달의 서쪽이 빛을 내며 우리는 빛으로 된 반원, 즉 반달(half-moon)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점점 더 자라나서 달이 태양의 반대편 하늘에 올 때까지 계속된다. 그렇게 되면 태양은, 비유적으로 말해서, 지구의 어깨너머로 빛을 비추고, 우리를 향해 있는 달의 면 전체를 불 밝히게 되며, 그래서 우리는 만월을 보게 된다.
그러고 나면 달은 다시 태양을 따라잡기 시작하고,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이 나는 부분은 줄어든다. 한 주 후에는, 오직 동쪽 반만이 빛을 내고, 그것은 그믐달로 줄어든다. 그러고 나면 달은 태양을 지나치고, 전체 과정이 다시 시작된다. 이러한 상황을 주의 깊게 생각해 본 사람은 누구나 달이,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것에 의해서만 빛을 내는 어두운 천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1) 한국어에서도 신월을 의미하는 초승달이라는 말은 새로운 달이라는 초생(初生)달에서 유래되었다.